90년대 오락실의 추억 - 대전게임 투성이 고전게임 회상록



1992년, 시골 내려갈 때를 제외하고서는 오락실에 가지 않던 내가 서울에서도 오락실을 갈 수 밖에 만든 게임이 나왔다. 바로 '스트리트파이터2'. 오락실마다 대여섯대씩 갖다 놓았었고, 한 게임기마다 사람들이 동전을 쌓아놓고 게임을 하게 만들던 전설의 대전게임. 버튼도 무려 6개!! 각종 게임잡지를 닥치는대로 사던 나는 잡지에 나온 기술표를 보며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락실에서 동전을 쌓아놓고 스파2를 했었다. 93년에는 대쉬도 나오고 다음엔 터보...시리즈가 계속 나오며 스트리트 파이터는 서서히 질려갔지만 스파의 영향으로 우후죽순 나오던 대전게임들은 내 게임의욕을 한층 불타게 해줬었다.


먼저 아랑전설2. 아랑전설은 재미가 없었지만 아랑전설2는 춘리보다도 노출도가 높은 여성캐릭터에, 태권도를 쓰는 한국인의 등장. 게다가 숨겨진 초필살기로 그야말로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게임. 아랑전설 스페샬까지도 즐겁게 했었는데 리얼바우트로 넘어가며 캐릭터 취향상의 문제로 점점 관심이 멀어지게 된 시리즈.

다음 용호의 권. 아무리봐도 스트리트파이터2의 류와 켄의 복제로밖에 안보이는 료와 로버트. 줌인줌아웃으로 인한 커다란 화면의 박력감이나 딱딱 끊어지는 타격감은 좋았지만 도무지 취향에 맞지는 않았다. 그러나 용호의 권2가 나오며 게임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일단 여성캐릭터도 나오고, 전 캐릭터로 스토리 플레이도 가능. 군인이나 닌자 등 다채로운 캐릭터 때문에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무라이스피릿. 국내에서 사무라이쇼다운이란 이름으로 첫등장했는데 한번 해보고선 푹 빠졌다. 검을 사용한다는 것 부터가 신선했고, 검을 떨어뜨리고 줍는다던지 하는 것도 재밌었다. 개나 매 등의 동물을 부리는 기술도 재밌었고 캐릭터들이 전부 내취향. 결정적으로 대전게임 최초의 모에계 캐릭터의 나코루루는 내 혼을 빼놓았다. 목소리부터가 압권. 각 캐릭터가 죽을 때 피를 뿜거나 갈라지는 연출도 매력만점. 국내에서 정식발매한 '진싸울아비투혼'까지도 재밌게 했는데 이후에 나온 3탄 참홍랑무쌍검, 4탄 천초강림평 등에서는 킥버튼 2개가 삭제된데다가 캐릭터 특성을 슬래쉬/버스트(수라/나찰)로 나눠 골라서 한다는 것, 또 각종 무한짤짤이 등이 도무지 내 취향에 맞지 않아 취미를 잃게 된 시리즈.

벰파이어 시리즈. '다크스토커즈'란 이름으로 나온 1탄은 조작감이 맞질 않아 좀 하다 말았었다. 그러나 2탄 벰파이어헌터는 빠른 조작감, 모으기만 하면 몇번이고 쓸 수 있는 초필살기, 가드캔슬, 밟기 등의 재미가 훌륭. 모리건과 쟈벨을 즐겨 쓰게 되었다. 3탄 벰파이어 세이비어가 나온 이후엔 바레타의 캐릭터성에 푹 빠져 즐겨 쓰게 되었고 모리건과 리리스도 역시 즐겁게 플레이.

마블 vs 캡콤. 이 이전에 각종 vs 시리즈가 있었지만 엑스맨 캐릭터나 스파 캐릭터는 질려버린 이후였기에 그다지 관심이 안갔었다. 그러나 마블 vs 캡콤에서 모리건과 록맨, 스트라이더스 히류, 캡틴코만도가 등장하기에 안해볼 수 없는 게임. 곧 화려한 에어리얼 콤보나 연계기, 초필살기에 푹 빠졌었다. 숨겨진 캐릭터를 골라서 하는 재미도 있었다. 나름대로 동네 챔피언 레벨까지는 될 수 있었던 게임.

90년대 중반 이후, 세가의 버추얼파이터를 시작으로 3D 대전게임의 세계가 열리게 되었다. 남코의 철권 시리즈나 소울칼리버 시리즈. 캡콤의 사립저스티스 학원이나 스트리트파이터EX, 에어가이츠나 블러디로어...나름대로 재밌게 했던 게임들도 많았지만 역시 2D게임만큼 푹 빠졌던 것은 없었다.

그리고 문제의 리듬앤댄스게임의 열풍. 코나미사의 비트매니아와 DDR이 국내에서도 유행하며 어뮤즈월드에서는 Ez2Dj, 안다미로사에서는 펌프잇업을 만들어 대 히트. 이후 국내기업이 우후죽순 비슷한 게임들을 만들며 다양한 게임들이 있던 오락실은 리듬엔댄스 전문 게임센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유행이 빠르고, 빨리 식는 한국에서 이는 역시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고 그와함께 오락실도 몰락. 현재는 옛날처럼 두근거리며 다양한 신작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어져 버렸다. 일본에서 신작게임이 발매되어도 국내에서는 해보기 힘든 시대가 왔으니...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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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렌스의 네티하비 블로그 : 한국 오락실 역사와 함께한 추억 2011-03-12 02:47:03 #

    ... 및 공략을 다루는 블로그로 만들어졌다. '고전게임 회상록'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하여 추억의 가정용 게임기 재믹스, 80년대 오락실의 추억, 90년대 오락실의 추억, 추억의 휴대용 게임기 킹콩, 록맨 히스토리, 화이널 환타지5에 대한 추억담, 나의 게임기 변천사 등을 포스팅한 적 있고,&nbsp ... more

덧글

  • DISCOBOY 2007/08/05 16:14 # 삭제

    와..스파2대쉬가 저 국민학교 6학년 졸업하고 중1 막 입학할 때 쯔음에서 아주 인기 대박이었었죠..2p조이스틱 옆에 동전쌓아가며 게임을 하던 생각이 나네요..이 게임때문에 친구하고도 많이 싸웠었으며, 이 게임때문에 일찍 집으로 가는 버스를 매번 막차를 타고 갔던 기억이 나요..^^
  • 네티하비 2007/08/05 21:13 #

    옛날엔 대전게임이 참 인기있었지요. 대중적인 게임이었고. 지금은 너무 마이너가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대전게임이란 상대가 있어야 재미있는 것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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