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2006) 영화감상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2006)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 에드 헤리스/다이앤 크루거 주연

클래식의 사자왕 베토벤. 귀머거리가 된 후 말년의 베토벤에 대한 영화.
개봉 전부터 관심이 있었기에 네이버 시사회로 2007.10.1 드림시네마 9:00 관람.

'카핑 베토벤'이란 제목대로 이 영화는 베토벤을 카피하는 카피스트와 베토벤의 이야기.
카피스트는 작곡가가 쓴 악보를 연주자가 보는 악보로 바꿔적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여기서 '안나 홀츠'라는 가상의 여자를 베토벤의 카피스트로 상정하여 베토벤의
말년을 보여주고 있다.

얼핏 보면 베토벤의 마지막 연인인 것처럼 생각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연애감정은
나오지 않는다. 순수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이해. 그것이 베토벤과 안나를 연결할 뿐.

영화 도입부는 달리는 마차 안에서 안나의 시각으로 주변의 경치와 사람들을 현란하게
보여주며 베토벤의 현악4중주 대푸가가 흘러나온다. 그 뒤 베토벤의 임종을 지켜보는
안나. 그 때 대푸가를 이해했다고 말하는데...

대푸가는 베토벤 말년의 작품이지만 당시 사람들은 다들 비난하고 외면했던 곡이다.
이후 시대에 들어서야 그 스타일을 인정받고 수많은 음악가에게 영향을 줬다는데...
실제로 영화  후반에 베토벤이 푸가를 발표하지만 사람들이 다들 일어서서
나가버리고 안나마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 영화의 가장 백미는 역시 9번 합창교향곡의 초연 장면.

영화에서 10분 넘게 어떤 대사도 나오지 않고 음악이 메인이 되어 들려주는 '합창'.
각 음악에 맞는 지휘를 안나가 베토벤에게 보내주고 그에 맞춰 제대로 지휘하는 베토벤.
말없이 눈빛과 손짓으로 하는 지휘. 악기에서 솔로, 그다음 이어지는 합창. 한마디로
클래식 뮤직비디오라고 할만큼 멋진 장면이었다.

실제로 9번 교향곡을 발표할 때 베토벤의 귀는 완전히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고 하지만
굳이 지휘자를 고집하여 지휘를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주가 끝난 후 사람들의
박수소리를 듣지 못해 여성 성악가가 관객에게 인도해준 것은 유명한 에피소드.

영화에선 베토벤의 지휘를 안나가 도운 것으로 나오고 관객에게 인도해준 것도
안나로 나온다. 실제로는 움파루프라는 지휘자를 관객이 안보이는 곳에 별도로
둬서 함께 지휘했다고 하고, 관객에게 인도한 것은 여성 성악가 중 한명이었다고 한다.

영화에선 베토벤의 괴팍한 성격, 고집셈, 남들에게 이단이라고 욕먹을 만큼 기묘한
행동들을 잘 묘사했다. 작곡전 머리에 물을 쏟아붓는 버릇까지 그대로 재현.
그때마다 밑층 집에서 항의하는 장면은 자그마한 재미를 선사한다.

베토벤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한편의 영화로는 너무 짧아서일까. 이 영화에선 그의
말년에 집중했고 9번 교향곡 합창과 대푸가 이 2개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것들을 제외하고는 안나와 베토벤의 소소한 이야기들 뿐이지만 음악영화로써
이정도면 꽤 괜찮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9번 교향곡 연주회 장면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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