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다락방 - 무리하게 공식화 시킨 성공하는 법 읽거나죽거나

꿈꾸는 다락방 (이지성, 국일미디어)

이 책은 시중에 많고 많은 '성공하는 법' 종류의 책 중 하나이다. 다만 다른 책에서 꼭 언급되는 '노력'에 대한 부분을 무시하는 것이 의외의 부분이다. 이 책에 성공하는 방법은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라며 'R=VD'라는 형태로 공식화 하여 내세우고 있다. 'R=VD'라고? '생생하게'라는 어감과 억지로 공식화 시킨 표현이 소위 말하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원래라면 딱 질색인 유형의 책인지라 아예 보지도 않았겠지만 우연히 얻었고 출퇴근 시간에 조금씩 읽어본 뒤 읽은 시간이 아까워 간단하게 리뷰하게 되었다.

지은이는 초등학교 교사로 글이라곤 써본 적도 없다가 뒤늦게 몇개의 책을 내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가이다. 그리고 그 성공의 요인을 이 책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꿈꿨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애초에 이 작가의 베스트셀러인 '솔로몬 학습법'도 믿음과 기쁨과 지혜의 원칙이 포인트라고 주장했는데, 이 책 또한 '생생하게 꿈꾼다'라는 것이 결국 '믿음의 힘'을 말하는 것이다. 이쯤되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개신교도에 의한 개신교도적인 뉘앙스 만점의 책인 것이다. 하지만 책 중에서는 의도적으로 '예수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하고 있으며 개신교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바에 대한 믿음을 내세우고 있다. 글 틈틈히 등장하는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통하여 카톨릭이 아니라 프로테스탄트임을 알 수 있지만 말이다.

글은 몇몇 소설가들이 썼던 소설의 내용이 몇년 후 실제로 일어났다는 기괴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들은 살인과 대참사에 대한 이야기들로, 정확히 말해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지은이의 주장과는 동떨어져 있다. 본문 중에 긍정적인 꿈을 꾸면 긍정적인 일이, 부정적인 꿈을 꾸면 부정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실제 책의 프롤로그를 장식하는 끔찍한 이야기들은 작가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반드시 이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며 쓴 것이 아니라 단순히 소설일 뿐이며 우연의 일치, 그나마 부정확한 억지 끼워맞추기 투성이인지라 시작부터 반감을 준다. 작가 스스로도 이런 것이 마이너스 요인임을 알고 '본인은 작가로써 소양이 부족하여 이렇게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큰 임펙트를 주기 위하여 이런 예시를 사용'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정말로 작가로써의 소양이 부족한 듯 싶다.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다. 소위 말하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것. '믿음'의 힘. 믿음이 크면 클수록 그 믿음이 이루어질 확률이 올라간다는 수많은 사례와 과학적인 증거들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이 있는데 노력안해도 되는 사람은 어떻게 존재하냐는 식으로 '노력하는 사람'과 '믿음이 큰 사람'을 비교하여 마치 노력은 믿음 앞에서 무용지물인 것인양 비교하는 식의 서술이 영 거슬렸다. 지은이가 내세운 수많은 성공 사례도 그 사람들이 자신은 성공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도 있었지만 그만큼의 '노력'이 있었다는 점은 싹 빼먹은 것이 지나치게 의도적이다. 자신의 주장을 위해 수많은 사례들을 조작한 티가 너무 난다고나 할까. 마치 목사들이 자신의 설교를 위해 실존하는 사례를 들 때 자기 편한대로 바꿔서 말하는 것과 같았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은 기본이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노력, 그리고 '운'이라는 것을 왜 은근슬쩍 빼버리는 것인지. 그 점이 마음에 안들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별책부록이다. 본문에서는 작가가 주장하는 R=VD 공식의 현실화를 통해 수많은 자기 암시법이 등장하는데 그것을 실제로 시도할 수 있는 '드림노트'라는 것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것이 드림노트. 묘하게 데스노트가 생각나는 디자인이다.
첫페이지는 사용설명서부터 시작된다. 점점 데스노트가 떠오른다.
책의 구성은 이런식. 내 인생의 목표를 적고 옆에 메모하고...뭐 그런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자기암시법이 나오고 그에 따라 드림노트의 정리방법도 가지가지.

아이디어는 재미있었지만 지나치게 세상 만사를 자신이 만든 공식에 끼워맞추려고 한 것이나 성공의 요인에 끈기, 노력과 운 등을 간과한 점은 최악. 사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밀어붙인 사람들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고 대부분은 결국엔 인생에 실패해버리고 말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말이다.

최근 '워낭소리'의 기적적인 성공에 대하여 독립영화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뒤에 편집, 믹싱 등 영화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놓은 고영재 피디가 있었고, 디지털로 촬영해서 빠른 배급이 가능했던 '선견지명'과 '운'도 있었으며 독립영화 최고의 대량 시사회를 통한 마케팅이라는 절묘한 전략이 있었으며, 결국 그런 마케팅을 통해 인터넷 입소문의 덕도 봤지만 무엇보다 영화 자체도 그런 좋은 평가를 듣게끔 만든 '실력'이 있었던 것이다. 즉 '성공'이라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꿈을 끝까지 관철시키고 강하게 믿는 그런 것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굉장히 많은 복합적인 요인이 절묘하게 일치할 때에만 이루어지며 그럴 확률은 극소수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런 극소수의 이야기만을 보고 '꿈'만 꿔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력'을 키워야 하며 '기회'를 잘 노려야 한다. 그런 모든 요건을 맞춰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단순히 꿈을 간절히 열망만 하는 것으로 성공한다면 이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간절한 소망, 믿음...그것만으로는 안된다. '꿈'과 '망상'은 다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 전부 틀린 내용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스스로 정화시켜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성공하는 법'의 책은 이런식으로 끼워맞추기 식 내용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성공하는 법, 부자되는 법, 공부잘하는 법 따위 있지도 않는 법을 논하는 쓸데 없는 책이 범람하고 베스트셀러가 되곤 한다.

애초에, '성공'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마다 다 다른 것 아닌가? 책에 나오는 주요 내용은 돈 많이 벌고 예쁜 여자 만나서 결혼하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궁핍한 생활을 하더라도 본인이 만족한다면 그것은 이미 성공한 인생이고 행복한 것이 아닐까. 아무리 돈 많이 벌고 예쁜 여자 끼고 살아도 그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뭔가를 더 추구한다면 그것은 아직 성공한 인생이 아니며 행복한 것이 아닐 것이다.

덧글

  • sinyoung 2009/03/05 09:53 #

    꿈꾸는 다락방, 저도 읽으면서 "뭐야 이건, 완전 종교잖아."하면서 비꼬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 후기에 떡하니 나오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어쩌구를 보면서 역시나, 했어요. 저도 이런 종류의 책은 딱 질색입니다. 영양가 없는 세뇌형 책.
  • 플로렌스 2009/03/05 10:10 #

    이 책을 읽으신 분이 또 계실 줄은. 피라미드 회사의 설명회를 보는 것 같은 내용의 세뇌형 책이었습니다. (T_T);
  • 2009/03/08 04:3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플로렌스 2009/03/08 14:50 #

    찾아보니 맙소사...더군요. 거기서 거기임에도 비판한 이유는 아무래도 본인이 개신교였기 때문에 타 종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대감 때문인 듯 싶습니다.
  • EXmio 2009/07/30 10:14 #

    이번에 나온 책 중에 구본준 씨가 쓴 <서른살 직장인의 책읽기>에 이 이지성씨 인터뷰가 나오는데요. 호. 좀 신기했어요. 저자 강연회때도 가장 인상적인 인터뷰였다고 하더라구요. 저자 자체가 20대 내내 필사와 독서로 책을 쓰기위해 몸부림친.. 어쩌면 안습인 캐릭터이기도 하구요. 에 저도 이런 책을 잘 못보지만. 역시나- 군요. 저자들이 '하나님께 영광 또는 감사'를 책머리에 쓴 걸 보면 (특히나 실용서)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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