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IU) 1집 - Growing up (2009) 뮤직머신

아이유(IU) 1집 - Growing up (2009)

나는 가요는 잘 듣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요를 싫어하냐면 그것은 아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가요를 엄청나게 들었고 웬만한 가수의 음반은 전부 테잎으로 사서 갖고 있었다. 다만 트랜드의 변화에 따라 요즘의 가요가 전혀 나에게 맞지 않아서 잘 안들을 뿐이다.

특히나 아이돌 댄스그룹의 음반은 전혀 듣지를 않고 그 다음으로 소녀가수의 음반은 잘 듣지 않는 편이다. 아이돌 댄스그룹은 잘생기거나 예쁘고 춤 잘추고 개인기도 훌륭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음악만 딱 들었을 때엔 그다지 좋다고 느낀 곡은 거의 없어서 별로 안좋아한다. (가끔 좋은 것도 있긴 하다.)

소녀가수의 음반은 통상 예쁘장하고 어린 여자애의 귀여움을 내세워서 적당히 밀고 나가는 종류의 음악이 많아 그다지 듣질 않는 편이었다. 가끔 내 귀를 충족하는 소녀가수의 음반이 있었는데 이소은이라던지, 가사는 꽝이지만 노래는 좋았던 이가희, 코스프레걸 인형녀지만 의외로 노래는 괜찮았던 조민혜 등이 개인적으로 좋게 평가한 소녀가수였다.

그러던 와중 최근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녀가수가 있었으니...
바로 아이유(IU, 이지은)라는 가수였다.

아직 현역 여고생이고 무려 서태지와 아이들 '93 마지막 축제를 하던 시절에 갓 태어났던 나이. 그리고 2008년에 맥시싱글 [Lost and Found]를 낸 적 있는 가수이다. 싱글 발매 당시에는 중3이었다니 대단하다.

이 가수에게 관심이 간 것은 어디선가 얼핏 본 동영상 때문이었다.

스타골든벨에 나와서 소녀시대의 'Gee'를 기타를 치며 부르는데 깜짝. 나이도 어린데 기타도 치고 노래도 그럭저럭 하는데다가 어레인지도 좋아 오히려 원곡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나탈리 화이트의 멋진 어레인지 이후로 '2번째 충격. 'Gee'를 다시 듣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중에 별도로 다시 부른 버전이 더욱 마음에 든다.

아이유는 비쥬얼적으로는 그렇게 예쁜 가수는 아니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몸매의 여고생. 하지만 그 점이 아이유의 장점. 외모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한다.

'Gee'의 어쿠스틱 버전을 본 이후 아이유가 어떤 가수인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그 결과 상당히 가창력 있는 가수이고 기타도 그럭저럭 치고 춤도 그럭저럭. MR 삭제 UCC 등으로 요즘 가수들의 가창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가 화제가 되었는데 그런 와중에 아이유는 MR 삭제 영상에서 가수에 걸맞는 가창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런 가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있나. 드디어 정규앨범 1집을 발매했다는데 한번 들어보고 싶었지만 인터넷에서 샘플을 찾아봐도 인트로 조금만 듣는 것이 고작인지라 노래가 어떤지 제대로 파악이 되질 않았다.

그 때 마침 렛츠리뷰 이벤트로 떴길래 이거다! 싶어 응모. 최근 열심히 음반 리뷰를 하다보니 음반 당첨률이 높은 편인데 아니나 달라 아이유 1집 역시 리뷰용으로 받아 들어보게 되었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아이유 1집 [Growing up] (2009.4.23)

1. 바라보기
2. Boo
3. 가여워
4. A dreamer
5. Every sweet day
6. 미아
7. 나 말고 넷
8. 있잖아
9. 졸업하는 날
10. Feel so good
11. 미운 오리
12. 마주보기 (바라보기 그 후)
13. 미아 (Acoustic Ver.)
14. 있잖아 (Rock Ver.)
15. Boo (Inst.)
16. 가여워 (Inst.)

2008년 싱글의 타이틀곡이었던 '미아', 그리고 같은 음반에 수록되었던 'Every sweet day', '있잖아', 'Feel so good', '미운 오리' 5곡이 이번 앨범에도 수록,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Boo'와 '바라보기', '가여워', 'A dreamer', '나 말고 넷', '졸업하는 날' 이렇게 신곡 6곡. 이렇게 기본 11곡에 '바라보기'의 가사가 다른 버전 '마주보기', '미아'의 어쿠스틱 버전, '있잖아'의 락버전, 그리고 'Boo'와 '가여워'의 인스트루멘탈 2곡이 수록되었다. 총 16트랙으로 앨범 구성은 푸짐한 편이다.

첫번째곡 '바라보기'는 어쿠스틱 기타를 기본으로 적절히 알앤비스러운 느낌을 가미한 곡. 인트로와 후반에 삽입된 랩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거슬리지만 곡 자체는 나쁘지 않다. 가사는 누군지 관심 가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12번 트랙에서는 곡은 같은데 그 남자와 알게 된 후의 가사로 바뀐 '마주보기'가 수록되었다.

2번 트랙 'Boo'는 업템포의 곡인데 꽤 귀에 쏙쏙 들어오는게 듣기 좋다. 그리고 이 곡이 역시나 타이틀곡이다. 15번 트랙에는 인스트루멘탈이 수록. 보컬 없이 반주만 들어보면 곡 구성이 꽤나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oo'는 '근사한 이성 친구'라는 속어라는데...

3번 트랙 '가여워'는 구슬픈 발라드곡. 멜로디가 깔끔하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4번 트랙 'A dreamer'는 모던락 풍의 곡. 곡 자체는 꽤 듣기 좋은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랩이 가득 피쳐링되어 있어 거슬린다. 소녀가수의 곡에 꼭 이런식의, 언제나 똑같은 방식의 랩을 양념으로 뒷받침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요즘 가수의 트랜드인 듯 싶다. 개인적으로 여성보컬곡에 언제나 똑같은 방식의 남성 랩이 들어가는 건 질색.

5번 트랙 'Every sweet day'는 비교적 무난한 알앤비 풍의 노래.

6번 트랙 '미아'는 2008년에 냈던 싱글음반의 타이틀곡. 슬픈 멜로디의 발라드곡이지만 락적인 사운드와 클래식적인 스트링 선율, 신스팝적인 사운드 등이 복합적으로 화려하게 보컬을 뒷받침하여 웅장한 느낌 만점.

7번 트랙 '나 말고 넷'은 가벼운 곡으로 자기 말고도 만나는 여자가 넷이나 있다는 가사가 재미있다. 인트로의 "때르릉~ 여보세요~"는 너무 유치한 것 같다. 곡 자체는 그냥저냥.

8번 트랙 '있잖아'는 곡의 구성이 꽤나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지 싫어하는 전형적인 인트로와 랩이 거슬린다. 이건 취향 문제이니 요즘 노래에서 꼭 사용되는 그런 방식의 랩 양념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문제 없으리라 생각된다. 14번 트랙에는 락 버전이 수록되어있는데 이게 꽤 듣기 좋다.

9번 트랙 '졸업하는 날'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간 아이유의 나이에 맞춘 컨셉의 가사가 돋보이는 곡. 멜로디는 비교적 평이한 잔잔한 곡이다.

10번 트랙 'Feel so good'은 2008년 싱글 4번 트랙으로 수록되었던 곡이다. 잔잔한 소프트팝 풍의 노래. 역시 후반에 전형적인 랩을 양념으로 넣은 것이 개인 취향 상에는 좀 아쉬운 점. 곡 전체는 듣기 편해서 좋다.

11번 트랙 '미운 오리' 역시 싱글 수록으로 1번 트랙이었던 곡이다. 어쿠스틱 기타가 기본이 되는 포크스러운 곡. 잔잔한 발라드 곡이다.

12번 트랙 '마주보기 (바라보기 그 후)'는 1번 트랙과 완전히 같은 곡에 가사만 바꾼 버전. 스토리 상으로 1번 트랙의 뒷 이야기이다.

13. 미아 (Acoustic Ver.)
6번 트랙으로 수록된 '미아'를 기타와 바이올린만으로만 연주하여 원곡의 웅장한 느낌 대신에 깔끔하고 듣기 무난하게 바뀐 어레인지. 깔끔하니 듣기 좋다.

14. 있잖아 (Rock Ver.)
8번 트랙으로 수록된 '있잖아'를 락버전으로 어레인지한 곡. 인트로에서 조금 오버하는 듯 싶지만 싫지 않다. 원곡보다 이쪽이 훨씬 취향에 맞는다. 깔끔하고 멋지다. 개인적으로 베스트.

15번에는 'Boo', 16번에는 '가여워'의 인스트루멘탈이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음반 자체는 나쁘지 않다. 트랙이 많음에도 대강 만든 곡은 없는 듯 하고 곡 하나하나의 구성도 탄탄한 편이다. 다만 개인 취향상 요즘의 트랜드라고 해야할까, 여성 보컬의 곡에 꼭 똑같은 방식의 전형적인 랩이 삽입되는 그것이 마음에 안들 뿐.

앨범으로만 들으면 막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그럭저럭 들을만한 정도. 다만 영상을 뒤져보니 이 아이유라는 가수는 라이브로 들어야 제대로인 듯 싶다. 어린 나이에 가창력과 연주력을 갖춘 실력파 가수이니 앨범만 들어서는 그 실력을 제대로 가늠하기는 힘들다. 일단 나이에 비해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앨범이 아닌가 싶다. 아직 어리니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아갈지가 관심이 가는 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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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카 2009/05/29 01:36 #

    93 마지막 축제를 하던 시기에 태어났다고요???? 0ㅁ0!!!!!!!
    그렇군요 -_- 전 그 시기에 바가지머리에 잠자리 안경을 쓰고
    두 손모아 오빠님 찬양을 하고 있을 때군요 -_-;;
  • 플로렌스 2009/05/29 01:39 #

    저는 그 시기에 스트리트파이터2와 서태지와 아이들 2집에 푹 빠져 있었지요. 그 때 응애응애 갓 태어난 아기가 지금 이렇게 음반도 내고 가수도 한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합니다.
  • 몽몽이 2009/05/29 07:47 #

    93년에 군대에서 구르고 있었다능;;; 세월 빠르군효
  • 플로렌스 2009/05/29 11:06 #

    세월 참 빠르지요.
  • 뭉게구름 2009/05/29 09:42 #

    놀라운 라이브실력으로 입소문을 통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만..
    이 아이 예사롭진 않은것 같더군요 ㅋㅋ 잘 자랐으면하는 바램이 ㅋㅋ
  • 플로렌스 2009/05/29 11:07 #

    사실 노래 자체는 그다지 취향이 아니긴 한데 라이브 실력이 상당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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