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더 (2009, 봉준호 감독, 김혜자/원빈 주연)
암울하다. 우울하다. 씁쓸하다. 하지만 잘 만들었다.
결코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지만 재미있다.
김혜자의 감정이 넘쳐나 스크린 밖으로까지 쏟아져 나오는 듯한 연기와
평범하지만 깔끔한, 예상 가능한 반전이지만 충분히 치밀한 스토리.
그리고 내용 만큼이나 컴컴하고 암울한 영상.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지만 당사자.
범인의 엄마에게는 그야말로 극한 상황.
그런 극한 상황 속에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는 '마더'에게 감정 이입이 된다.
사람들에게 소리지르고 울었다 웃었다 하면서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한 엄마가 고군분투 하는 과정이 볼만하다.
그야말로 광기어린 모성애의 끝을 볼 수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 멍 했다. 집에 가는 길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머릿속이 영화의 암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어땠냐는 물음에 지극히 암울하지만 재밌었다고 말했다.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말했다.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들을 만한 영화였다.
김혜자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과연 연륜이란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니다.
덧, 영화 인트로에서 김혜자의 춤 이후 멈춰서서
옷에 손을 넣고 타이틀이 떠오르는 장면, 최고!!
(2009.5.28 17:40 목동 CGV관람)
덧글
그냥 씁쓸하기만 하면 안돼는데..
'살인의 추억'보다 훨씬 씁쓸하고 암울합니다.
(아. 영화 자체는 재밌었어요- 그러니까 그 근간이 되는 사건 떄문에 그런 느낌이었다는 거죠)
..... 마더도 그런 느낌이겠군요; 이거 도저히 혼자 못보겠는데;
누구랑 보러가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