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튼 작품이 아니었다 - 나인(9) (2009) 영화감상

나인(9) (2009)
쉐인 액커 감독

신예감독 쉐인 액커의 작품. 세기말 적인 분위기에 뭔가 특이한 캐릭터들, 그리고 제작자 멤버 중에 팀 버튼의 이름이 보여 개봉전부터 기대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영화는 팀버튼의 영화가 아니라 쉐인 액커의 영화이다. 진코 고토, 티무르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짐 렐리, 그리고 팀 버튼이 제작에 참여했을 따름이다.

터미네이터와 마찬가지로 기계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류와 전쟁을 벌이고, 그 결과 인류와 문명이 멸망한 황폐한 시대. 헝겊과 구리 등으로 만들어진 미니 사이즈의 인조인간 '나인(9)'이 눈을 뜬다. 방황하는 가운데 자신과 마찬가지로 만들어진 인간들을 만나고 공격해오는 기계괴물들을 만나며,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들은 무엇인지 알아가게 된다.

컴컴한 화면에 전부 부서진 건물들. 모래폭풍과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인간의 시체들. 그야말로 세기말적인 분위기와 암울한 음악 속에서 어쩐지 유쾌할 것 같은 3D 주인공들이 움직인다. 그 이질적인 느낌 때문에 팀 버튼의 블랙코메디스러운 뭔가를 기대했지만 애석하게도 팀 버튼 특유의 맛은 없었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9명의 인조인간들의 특성, 세계관 등은 마음에 든다. 쿠노이치 같은 캐릭터 세븐(7)이 나와 나름 액션도 보여준다. 작은 사이즈 주제에 주변에 널부러진 박살난 쓰레기들을 이용하여 어떻게든 강한 기계괴물들과 맞서 싸운다. 음악도 괜찮았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 이야기 속으로 확 끌어들이는 뭔가가 부족하다.

그 뭔가가 뭘까. 스토리는 나쁘지 않은데 몰입도가 떨어지고 확 끌리는 매력이 없는 것은. 연출 부족이려나. 전반적으로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하나둘 죽어나가는 멤버들. 시리어스 전개의 연속에 그다지 웃음을 줄만한 요소는 없다. 결정적으로 엔딩도 완전한 해피엔딩이 아닌데다가 개운하게 밝혀지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건데?" "그래서 어쩌라고?" 그런 말이 절로 튀어나올 것 같은데 주인공들부터 그러고 있으니 답답하다.

많은 희생을 겪으며 쟁취한 진실과 그 결과 속에서 관객들이 기대하던 뭔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엔딩의 찝찝함을 더해준다. 그럭저럭 볼만했지만 적극 추천하기는 좀 망설여지는 영화. 그리고 팀 버튼 이름에 혹하지는 않기를 권유하는 영화다.

(2009.9.8 21:00 서울극장 관람)

덧글

  • スナヲ 2009/09/09 00:41 #

    확실히 여러모로 뒷맛이 좀 씁쓸했긴 했지요. 아마 DVD나 블루레이 등으로 나온다손 치면 감독 코멘터리라던가 디렉터즈 컷이라던가 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어떨런지는 두고봐야겠네요.

    아, 오늘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만나뵈어서 반가웠습니다 ^^;
  • 플로렌스 2009/09/09 10:31 #

    이럴 때 세상이 좁다고 느껴집니다. (^.^);
  • 2009/09/09 08:0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플로렌스 2009/09/09 10:32 #

    저도 작년부터 기대했는데 기대해서 더욱 실망한건지...좀 그렇더군요.
  • 우누 2009/09/09 09:26 #

    헛 벌써 보셨군요 나인!!!!
  • 플로렌스 2009/09/09 10:32 #

    원래 9일이 세계 동시 정식 개봉일입니다만 시사회로 하루 먼저 보고 왔지요.
  • 일우 2009/09/09 23:20 #

    저도 영화관 가고 싶어요OTL 하지만 이번달 돈이 꽤 깨졌다는거/피토
  • 플로렌스 2009/09/10 20:35 #

    저도 자금사정상 시사회를 열심히 응모해서 관람하고 있지요;
  • 잠본이 2009/09/09 23:43 #

    아무래도 단편을 잡아늘이면 재미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 같더군요(...)
  • 플로렌스 2009/09/10 20:36 #

    원래 그렇지요. 결말이라도 깔끔했더라면...
  • 한얼 2009/09/10 00:12 #

    매우 기대했습니다만. DVD로 나오면 보러가야겠네요.
  • 플로렌스 2009/09/10 20:36 #

    저도 매우 기대했는데...기대가 커서 더욱 실망한 것도 있는 듯 싶습니다.
  • Uglycat 2009/09/11 15:14 #

    저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팀 버튼'이란 이름에 낚여서 본다면 낭패를 볼 작품입니다...
  • 플로렌스 2009/09/11 22:54 #

    저 말고도 아마 낭패보신 분 많을 듯 싶더군요;
  • 알트아이젠 2009/09/13 10:33 #

    제목보다 순간 사이보그 009가 생각났습니다.;;
  • 플로렌스 2009/09/14 19:08 #

    9명의 개성적인 캐릭터가 나오긴 하지요.
  • 오리지날U 2009/09/19 20:00 #

    웃으면 안 되는데도 웃어버린 엔딩;
  • 플로렌스 2009/09/20 02:52 #

    저는 저게 뭐야? 끝이야? 하면서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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