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널환타지5'에 대한 추억담 고전게임 회상록

꿈에서 인생의 게임을 딱 하나만 고르라고 강요받았다란 포스팅에
갑자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쓰는 포스팅.
8비트 패밀리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꼬꼬마 시절, '화이널환타지3'라는 게임이 많은 인기를 누렸다. 나역시 빌려서 해보긴 했지만 일본어를 읽을 줄만 알고 뜻은 전혀 몰라서 뭐가뭔지 전혀 모른 상태로 접었던 기억이 난다. RPG였던 '고에몽외전'과 'SD건담외전 나이트건담 스토리'도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해봤지만 일본어를 모르니 진행이 막혀 결국 접었다. 그래서 나에게 RPG란 '일본어만 잔뜩 나오는 지루한 게임'이란 인상이 강했다.

16비트 수퍼패미콤이 나왔을 때에도 난 계속 8비트 패미콤을 했었다. 나름 중산층보다는 여유가 있었던 집이었지만 수퍼패미콤은 게임기 가격도 비싸고 게임팩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화이널판타지4'가 나왔다는 소식도 들었고 1992년 말부터는 '화이널환타지5' 때문에 게임업계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뒤늦게 수퍼패미콤을 구입하긴 했지만 RPG쪽은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3년 초, 학교의 어떤 친구가 수퍼패미콤을 처분한다고 하면서 나에게 요즘 가장 인기있는 '화이널환타지5'를 싸게 사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당시엔 인터넷이 없어 중고장터 같은건 이용할 수 없었고 게임샵에 파는 것보다는 주변에 아는 사람에게 파는 것이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록맨 같은 액션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RPG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한창 인기있는 비싼 소프트를 싸게 구입하면 그걸로 매장에서 다른 게임을 교환하는데 유리했기 때문에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일단 게임을 받았으니 다른 게임으로 바꾸기 전에 한번 켜보기나 할까 하고 켜봤다. 근데 엄청나게 멋진 로고와 꽤 듣기 좋은 메인테마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오프닝에 들어갔는데...날이 밝아오는 멋진 성, 뒤의 멋진 배경. 그에 맞는 환상적이고 멋진 음악.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그래픽이지만 당시 16비트 게임 그래픽으로는 최고의 연출이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그래픽과 음악이었다. 곧 성에서 나온 짜리몽땅한 도트그래픽의 캐릭터를 보고는 조금 실망했지만 비룡의 그래픽과 비룡의 울음소리가 다시 나를 사로잡았다.

이거 꽤 해보고 싶은데...란 생각이 들어 게임잡지를 뒤졌다. 당시 게임월드나 게임챔프 같은 게임잡지를 사모으고 있었는데 마침 '화이널환타지5'의 공략도 나와있었다. 요즘 공략집처럼 아이템부터 적까지 자세히 나와있진 않지만 대사와 진행루트가 나와있었기 때문에 일본어를 몰라도 할 수 있었다. 결국 그걸보고 '화이널환타지5'를 시작한 것이 최초. 처음으로 RPG를 끝까지 진행할 수 있었고 이후 RPG에 푹 빠져 화이널환타지 시리즈는 물론 드래곤퀘스트 및 다른 시리즈도 전부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역시 가장 좋아하는 것은 '화이널환타지' 시리즈. 요즘엔 예전만큼 재밌진 않지만 역시 믿고 할 수 있는 시리즈임은 분명하다.
아직 갖고 있는 1993년 초 친구에게 구입했던 수퍼패미콤용 화이널환타지5 롬팩.
당시 친구 하나는 이걸 밀봉으로도 추가 구입하고 그랬는데
그 심정을 지금은 이해할 것 같다. 하지만 난 뒤늦게 모으는 체질은 아니라서...
박스를 열어보니 아직 내용물도 건재. 대체 몇년만에 열어보는건지...
10여년만인 듯 싶다.
당시 큰 도움을 줬던 게임챔프의 화이널환타지5 공략본.
외래어표기법에 의해 F는 P와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ㅍ'으로 표기해야하므로
현재는 '파이널판타지'가 되었지만 옛날에 F는 일본처럼 읽고 표기했다.
그래서 모두가 '화이널환타지'라고 읽고 썼다.
요즘 공략집과는 달리 주요대화와 상점 아이템 정도만 정리되어 있다.
목적, 몬스터, 입수아이템, 갯수, 확인란은 전부 공란으로 되어있어
플레이어가 진행하며 일일히 확인하고 기입해야만 한다.
좁은 칸에 목적, 몬스터, 입수아이템 등을 일일히 자기가 플레이하며 적어야 한다.
결국 공략법도 스스로 알아내는 수 밖에 없다. 공략집은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게끔,
진행을 알 수 있게끔 주요한 일본어 대사만을 안내해줄 뿐.

불편하긴 하지만 이쪽이 확실히 게임을 철저히 파고들며 즐길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요즘처럼 모든 것을 다 알려주면서 시작하는 공략은 뭔가 남이 다 해놓은 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도 반감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저렇게 게임에 파고들며 할 시간도, 열정도 없긴 하지만 말이다.
당시 게임월드 부록으로 줬던 '화이널환타지5' 트레이딩카드.
종류가 되게 많았는데 부록으로는 그 중 일부만을 준다.
밧슈와 쿠루루, 초코보가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당시에 용산전자상가에서 구입했던 FF5 OST와 FF5 어레인지 음반 '디어프랜즈'.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샀기 때문에, 돈이 모자라서 같이 팔고 있던
악보집 형태로 된 FF5 피아노음반을 구입하지 못한 것이 한이다.
나중에 재판된 피아노음반은 악보집이 아니라 음반만 달랑 있다.
1993년 7월에 나왔던 게임월드 3주년 기념 부록CD. 남상규씨가 편곡한 다양한
게임음악이 수록되었는데 9번 트랙으로 수록된 '파이날판타지5' 메인테마곡 또한 일품이다.
FF5하면 길가메쉬! 음악도, 캐릭터도 너무나 좋아했다.
FF8과 FF12에서 등장한 길가메쉬가 얼마나 반갑던지.
옛날 공략집 뒤지다가 발견한 록맨1,2,3 공략본.
게임잡지에서 록맨1,2,3의 공략을 모아 호지케스로 찍어
하나로 정리하고 필요한 사항을 적어둔 나만의 록맨 공략집이다.

당시 게임잡지를 보며 불만인 공략이 많았고 내가 공략을 했더라면 이부분은 이렇게 썼을텐데...하는게 많았다.최소한 이 블로그를 통해 나만의 록맨 시리즈 공략을 완성하여 어린 시절의 소원 성취는 했다. 아직 어린 시절의 불만을 성취 못한 고전게임도 많긴 하지만 말이다. 최근엔 동영상 공략도 많지만 동영상은 질색이다. 게임잡지 방식으로 중요한 장면만 캡쳐하여 글로 풀어쓰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도 일종의 취미.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아 시간이 부족하여 최근엔 고전게임 플레이할 시간이 전혀 없는 것이 아쉽다.

'화이널환타지5' 얘기를 하다가 록맨 이야기로 빠져버리는 삼천포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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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wanybak 2010/03/11 17:48 #

    FF5는 아직도 플레이중...; gba용으로 재발매된 시리즈들을 쭉~플레이하고 있는데 5는 아직 반도 못한거 같네요..
  • 플로렌스 2010/03/11 18:16 #

    DS로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중...!
  • 풍신 2010/03/11 18:46 #

    저도 파판5가 처음으로 한 정진정명의 RPG였죠. 슈퍼 패미컴을 사면서 처음으로 산 작품...개인적으로 파판 시리즈 중에 제일 재밋게 한 녀석...길가메쉬도 하는 짓이 대략 귀여웠고...OTL...
  • 플로렌스 2010/03/11 21:14 #

    저도 파판 중에서 5를 가장 재밌게 했습니다. 3,4,6도 많이 좋아했었고요.
  • 로오나 2010/03/11 21:35 #

    정말 추억이 새록새록. OST와 디어프렌즈는 저도 뒤늦게 갖고 싶어졌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습니다ㅠㅠ

    스토리나 연출적으로 꼽아보면 6이라던가, 기술적 충격과 경이를 꼽으라면 7이라던가, 이런 식으로 다른걸 최고의 반열에 올릴 수도 있겠지만 제 인생의 게임은 역시 5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역시 시작, 기원은 이길 수 없어요.
  • 플로렌스 2010/03/12 13:09 #

    패미콤에서 최대한의 것을 이룩한 것이 FF3이고 그것을 가장 완벽하게 만든 것이 FF5니까요. 시스템 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분위기나 음악도 가장 마음에 들었고요. (^.^)
  • Nakoruru 2010/03/11 22:18 #

    아 맞아요. 옛날 게임잡지는 플레이어가 공략할 여지를 남겨줬었는데 그게 좀 아쉬울때가 있더군요.
    FF5 무척 좋아하는 게임인데 플로렌스님 덕에 추억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__)
  • 플로렌스 2010/03/12 13:10 #

    옛날 잡지는 불친절한 듯 보이지만 나올 것은 다 나와있었지요. 당시 기자분들은 정말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 Mosquito 2010/03/11 23:20 #

    아 난 파판5는 정말 사골까지 우려서 깨긴 했지만 내인생 최고의 파판은 6

    그래도 슈패용 파엠시리즈, 파판시리즈는 아직도 갖고 있네 ㅎㅎ
  • 플로렌스 2010/03/12 13:11 #

    파이어엠블램은 수퍼패미콤용 1,2합본으로 나왔던 것만 한번 해봤는데 너무나 아득한 옛날이라 시스템도 스토리도 가물가물...
  • NAIL ROGUE 2010/03/12 00:13 #

    슈퍼패미콤으로 RPG게임 처음해본게임입니다. 저 중딩때 저 게임챔프잡지들고 파판5 한네번정도 깬기억이납니다.대사까지 공략되서 좋았지요. 아이템같은것도 체크할수있게 만들어 놓고 그로인해 공략집이 걸레짝이 된기억이 나네요.
  • 플로렌스 2010/03/12 13:11 #

    아직까지 남아있는 제 공략집도 너덜너덜하지요. (^.^);
  • 2010/03/12 09:2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플로렌스 2010/03/12 13:13 #

    FF13은 프롤로그 전투가 너무 길어 초반은 지루하지요. 첫번째 보스 클리어하고 직업 체인지 및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다음부터 제대로 재미있어집니다.
  • draco21 2010/03/12 13:54 #

    덕분에 저 카드 오랜만에 찾아서 보고 있습니다. .... 플로렌스님은 추억 환기자. ^^:
  • 플로렌스 2010/03/12 14:33 #

    오, 저 카드 아직 갖고 계시는군요. 그림도 똑같으려나...
  • draco21 2010/03/12 14:38 #

    다른것도 있고 같은것도 있습니다. ^^: 아무래도 오래 되었으니 분실 된 것도 많았고. ^^: 친구가 준것이라 고맙게 간직하고 있었지요. 사실은 잃어버린줄 알았습니다. ^^:
  • 플로렌스 2010/03/12 15:59 #

    좋은 친구였나보군요. (^.^);
  • 썰린옹 2010/03/13 12:38 #

    파판5 정말 멋진 게임이죠. 저도 정줄놓고 플레이했었는데 추억입니다.
    옛날 게임책의 공략은 적당히 길만 제시하는 스타일이라 나름 좋긴 했는데 잘 나가다가 후반부 내용 생략하고 '다 알려주면 재미없잖아용 데헷ㅋ' 드립을 치면 분노가 솟아올랐죠. 어린이들이 왜 게임책을 샀는지 모르는건가...;;
  • 플로렌스 2010/03/13 15:28 #

    후반부 내용 생략은 꽤 치명타지요. (^.^);
  • JOSH 2010/03/14 15:16 #

    사실은 기사 마감 크리 였겠지만... -,-
  • 플로렌스 2010/03/14 16:35 #

    그것은 금구...
  • AHYUNN 2010/07/10 22:30 #

    저 흘러간
    손님안와서 방치 블로그중에 파판5 카드 올려놨던
    비교적 최근기억..

    gruj.tistory.com 비교적 최신 페이지에 남아있어요
  • AHYUNN 2010/07/10 22:31 #

    http://gruj.tistory.com/?page=10 요로코롬 남아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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