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자키 리츠코의 유작 앨범 - for RITZ 뮤직머신

Ritsuko Okazaki - for RITZ (2004.12.29)

2004년 5월 5일. 작곡가이자 가수인 오카자키 리츠코가 돌연 세상을 떠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랐지만 알고보니 2003년부터 이미 암으로 투병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투병중에도 병실에서까지 마지막 앨범 'for RITZ'의 준비에 매진했다고 하나 결국 최종 레코딩을 마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오카자키 리츠코의 마지막 앨범은 원래 오카자키 리츠코가 OST를 담당했던, 음악을 테마로 한 전연령 PC게임 '심포닉 레인'의 주제가와 등장 캐릭터들이 부르는 삽입곡을 셀프커버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앨범이었다. 그러나 완성되지 못한 부분 때문에 발매는 불가능한 상황. 하지만 많은 팬들의 요청으로 오카자키 리츠코와 친분이 있던 수많은 작곡가들이 불완전했던 음원을 보충하여 결국 앨범을 완성시키고 결국 오카자키 리츠코의 생일이었던 12월 29일, 한일 동시발매하게 된 것이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空の向こうに (게임 '심포닉레인' 오프닝 테마)
2. I'm always close to you(포니의 삽입곡)
2. 秘密(토르티니타 피네의 삽입곡)
3. いつでも微笑みを(토르티니타 피네의 삽입곡)
4. 雨のmusique(파르시타 포셋의 삽입곡)
5. メロディー(파르시타 포셋의 삽입곡)
6. リセエンヌ(리젤시아 체자리니 삽입곡)
7. Hello!(리젤시아 체자리니 삽입곡)
8. fay(포니의 삽입곡)
9. 涙がほおを流れても(게임 '심포닉레인' 엔딩 테마)
10. For フルーツバスケット(TVA '후르츠바스켓'의 오프닝 테마)

오카자키 리츠코(岡崎律子)는 1993년에 1집을 낸 이후 10년 이상 많은 앨범과 싱글을 냈지만 JPOP 가수로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작곡가로서 많은 CM송을 만들었고 JPOP 가수와 그룹의 곡을 써줬다. 그리고 많은 애니메이션의 곡을 만들고 직접 부르기도 하며 애니메이션 애호가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진 케이스이다.

신 밍키모모, 러브히나, 후르츠바스켓, 프린세스 츄츄, 시스터 프린세스 등의 오프닝곡과 엔딩곡, 삽입곡들이 바로 오카자키 리츠코의 작품. 특히 후르츠바스켓과 프린세스 츄츄의 오프닝과 엔딩에서 오카자키 리츠코의 속삭이는 듯한 위스퍼보이스에 예쁘면서도 조금 슬픈 멜로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그밖에 카드캡터 사쿠라의 오프닝 'Catch You Catch Me'로 잘 알려진 히나타 메구미와 '메로큐어'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스트라토스4'나 '원반황녀 왈큐레'등의 오프닝, 삽입곡 등을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업계에서의 명성과는 상관없이 오카자키 리츠코는 훌륭한 가수였고 작곡가였다. 비록 JPOP 뮤지션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음반 하나하나가 주옥같았기 때문이다.

1집 'Sincerely yours'(1993), 2집 'Joyful Calender'(1994)에서는 오카자키 리츠코 특유의 슬프고 애절한 멜로디에 힘없고 안타까운 그녀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심금을 울리는 곡들이 가득하다. 3집 'A Happy Life'(1996)에서 분위기가 조금 밝아지는데 타이틀이기도 한 수록곡 'A Happy Life'는 2007년 TVA '마나비 스트레이트!'의 오프닝으로 사용되며 하야시바라 메구미가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4집 'Ritzberry Fields'부터 분위기가 좀 더 밝아지는데 신 밍키모모의 테마곡이었던 'Bon Voyage!'를 시작으로 TVA '마나비 스트레이트!'의 엔딩에서 하야시바라 메구미가 커버한 'Lucky & Happy'가 절정을 이룬다. 쓸쓸하고 구슬픈 초기 앨범에 비해 점점 앨범 분위기가 희망차졌는데, 5집과 6집에서는 확실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7집 '러브히나 OKAZAKI COLLECTION'(2001)은 오카자키 리츠코가 작곡을 담당했던 애니메이션 러브히나의 노래들을 모아 오카자키 리츠코가 셀프커버한 앨범이었고 8집 'life is lovely'(2003)는 TVA 시스터 프린세스 RePure에 사용된 12명의 캐릭터 엔딩과 TVA 후르츠 바스켓의 이미지송과 삽입곡으로 구성된 앨범. 그리고 그 다음에 만든 것이 '심포닉 레인'의 셀프커버 앨범이었던 9집 'for RITZ'인 것이다. 원래 제목은 다른 것이 되었어야 하지만 제작중에 유작 앨범이 되어버려 앨범 타이틀이 'for RITZ'가 되었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오카자키 리츠코의 음반은 애니메이션과 무관하던 초창기의 1집, 2집 앨범을 가장 좋아한다. 사랑에 실패하고, 인생에 실패하고, 당장 자살해버릴 것 같은 가사와 보컬, 멜로디는 심금을 울린다. 그야말로 '절망'으로 가득찬 곡들이 많아서 좋다. 3집, 4집에서 점점 곡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애니메이션 업계에 참여하는 것과 시기가 맞물리는 것 같다.

오카자키 리츠코가 작사/작곡하고 직접 노래까지 부른 애니메이션 사용곡 중에서는 단연 '후르츠바스켓'의 오프닝과 엔딩, '프린세스 츄츄'의 오프닝과 엔딩을 뽑을 수 있겠다. 많이 밝아졌고 평온해진 가운데 다시 약간의 쓸쓸함이 감도는 그 멜로디와 그 느낌이 너무나 좋다. 물론 애니메이션 자체도 오카자키 리츠코가 부른 오프닝과 엔딩만큼이나 훌륭했던 작품들이었다.

오카자키 리츠코의 유작 앨범 'for RITZ'.
국내에 정식 발매된 첫 앨범이 하필 영원한 마지막 앨범이라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건 안좋아하건 상관없이 JPOP에 관심이 있고 멜로디가 뚜렷하고 조금은 쓸쓸한 곡을 좋아한다면 주저없이 오카자키 리츠코를 추천하고 싶다.

핑백

  • 플로렌스의 네티하비 블로그 : 유발이의 소풍 2집 (2012) 2012-04-22 08:44:44 #

    ... 오카자키 리츠코</a>!! 그래, <a title="" href="http://netyhobby.egloos.com/5255099" target="_blank">오카자키 리츠코 </a>같은 느낌이다. 한국에서 이런 스타일은 좀처럼 드물다. 예쁜 목소리로 예쁜 멜로디를 부르는 것만의 문제가 아닌 작곡 스타일에 있어 독특한 버릇 같은 것이 <a title="" href="http://netyhobby.egloos.com/5255099" target="_b ... more

덧글

  • 봄바람 2010/04/26 20:14 #

    이사하는 통에 잃어버린게 정말 아쉬운 앨범이고, 잃어버렸다는 것도 잊고 지냈다는게 더 아쉽네요.
  • 플로렌스 2010/04/26 20:28 #

    여러모로 아쉬운 앨범이지요.
  • lain 2010/04/26 20:47 #

    매년 어린이날이 되면 생각나게 되죠. 흑.
  • 플로렌스 2010/04/26 22:51 #

    오카자키씨의 홈페이지가 정지되었을 때 정말이지...
  • 잠본이 2010/04/26 20:53 #

    후르바 주제가가 어째 좀 쓸쓸한 느낌이라 생각했더니 저런 비화가!
  • 플로렌스 2010/04/26 22:54 #

    앨범 작업 중 오카자키씨가 '다음 앨범에는 이 곡을 넣지요'라고 말했지만 결국 영원히 다음 앨범을 만들 수 없게 되어서 마지막 트랙으로 다음 앨범에 넣으려고 했던 후르바 주제곡이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 아루민 2010/04/26 20:55 #

    러브히나 OKAZAKI COLLECTION'(2001), 어디서 많이 들어봤나 했더니 친형이 일본가서 노래 좋다고 사온 그 CD군요(..) 허억.. 노래 괜찮았는데..
  • 플로렌스 2010/04/26 22:55 #

    노래 좋지요. 러브히나의 노래들을 작곡한 오카자키 본인의 목소리로 들었을 때의 그 즐거움이란...
  • draco21 2010/04/26 21:11 #

    저야 왈큐레 때문에 몹시 좋아한 가수긴 합니다만...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들었을적 허무해지더군요. 으음.. 기일이 어린이날이었군요. 으음.. T.T
  • 플로렌스 2010/04/26 22:55 #

    기일은 어린이날, 앨범 발매일은 그녀의 생일...
  • pangsuni 2010/04/26 21:51 #

    일본인 중에서 가장 그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 플로렌스 2010/04/26 22:58 #

    저도 JPOP 가수의 죽음 중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사람이 오카자키 리츠코였습니다.
    항상 쓸쓸한 감성이 묻어나오던 음악 스타일 때문이었겠지요.
  • 2010/04/27 01:3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플로렌스 2010/04/27 11:05 #

    작화도 좋고 귀여운 작품이었지만 재미는 별로 못느꼈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Twitter

위드블로그 베스트 리뷰어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