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한상원 밴드+정원영 밴드=긱스(GIGS) 뮤직머신

 
긱스(GIGS) 1집 (1999.11)

1990년대 말,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은 다들 잘 알던 한상원 밴드와 정원영 밴드. 그 두 밴드는 한정밴드라는 하나의 밴드로써 공연을 하곤 했는데 공연 게스트로 종종 참여하던 이적이 아예 보컬로 참여하며 만들어진 밴드가 바로 긱스라고 한다.

상당한 실력파 밴드지만 대중음악과는 살짝 벗어나있던 한정밴드가 이적을 영입하며 확 대중들의 시선을 잡은 케이스랄까. 음악 자체는 한상원 정원영 느낌이 가득하지만 독특한 목소리의 이적이 노래를 하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새벽 네 시 전화벨'과 '연쇄살인고양이 톰의 저주'만 이적이 작사작곡했고 나머지 곡들에 이적은 작사만 참여, 정원영이나 정재일, 한상원 등이 대부분의 작곡을 담당했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노올자!
2. Champ
3. 랄랄라
4. 새벽 네 시 전화벨
5. 돌연변이
6. 신천지
7. Tripping Now... (inst.)
8. 맞아!
9. 옆집 아이
10. Res Sneakers (inst.)
11. 연쇄살인고양이톰의저주
12. 만월광풍
13. 아가에게
14. 날개

신중현이 떠오르는 토속적 리듬에 락을 섞은 것 같은 첫번째 트랙 '노올자!'를 비롯, 락과 퓨전재즈가 섞인 것 같은 연주에 트랙마다 장르가 다르고 그 또한 미묘한 크로스오버적인 음악이 가득. 팬이 아닌 일반 대중에겐 '랄랄라'가 가장 잘 알려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연 중심의 그룹이다보니 음반으로 듣는 것 보다는 공연으로 보는 것이 더욱 즐거웠을 듯 싶지만 당시 사정상 긱스의 공연은 보질 못했다. 2집 역시 군에 있을 때 발매되었고 전역한 후엔 절판. 그리고 대형음반점 및 음반업계 절멸. 잠시 속세를 떠나있다 돌아오니 세상이 너무나 달라져있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좀처럼 나오기 힘든 그룹이 긱스가 아닐까. 이적과 한상원, 정원영 같은 사람들이 함께 그룹을 결성하여 음악을 하던 시절이 있었고 대중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다니. 좋은 시절은 참 짧았던 것 같다.

단순히 이적을 좋아해서 구입하기엔 비대중적인 음악이 많아 귀에 안들어올 수도 있고, 한상원/정원영을 좋아해서 들었으면 나름 만족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듣기엔 한상원/정원영 밴드 음악에 이적 목소리를 섞고 좀 더 대중적인 분위기가 된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꼈을지...이적이 낸 앨범 중에서 최고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음악적 완성도만큼은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

최근 누군가와 김동률+이상순의 베란다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다가, 김동률+이적의 카니발 이야기가 나오고, 그러다가 이적+한상원/정원영 밴드의 긱스 이야기가 나와 불현 듯 충동이 일어 오늘 하루종일 플레이한 음반.

덧글

  • OmegaSDM 2010/06/08 19:17 #

    설명 보니까 노래를 들어 보고 싶네요.
  • 플로렌스 2010/06/08 20:44 #

    절판됐지만 유료 음원사이트에서 들어볼 수 있지요.
  • HDmix 2010/06/08 20:31 #

    크 1, 2집 전부 소장한 밴드!
    1집은 상당히 클래식이죠
    2집은 살짝 안드로메다로 가버렸지만 좀더 개성이 드러났다고 봐도 좋겠고
    연주와 창작 둘다 잘하는 분이 흔치 않기도 하지만
    음반업계가 바뀌어도 너무 바뀌어 고고한 교수님-세션계열 뮤지션들이
    프로젝트음반 낸다던가 이런거 참 어려워졌네요
  • 플로렌스 2010/06/08 20:46 #

    요즘엔 나올 수 없는 음반이지요. 참 괜찮은 프로젝트 밴드였습니다.
  • 로니우드 2010/06/09 00:56 #

    저도 1집과 2집 모두 소장하고 있습니다.
    1집은 뭐랄까 당시 평들은 슈퍼밴드의 데뷔앨범으로는 좀 실망이라는 반응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이적의 명징한 멜로디를 기대하고 앨범을 구입했던 저도 역시 그런 반응이었지요. 구입전에 들었던 곡이 챔프랑 랄랄라였거든요. 근데 이게 들으면 들을수록 끌려서 2집 앨범도 나오자마자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2집에서는 동팔이 블루스를 정말 좋아했는데 말이죠.
  • 플로렌스 2010/06/09 11:13 #

    너무 기대가 커서 그랬겠지요. 들으면 들을수록 감칠맛이 나긴 합니다.
  • 정훈군 2010/06/09 04:10 #

    제 기억도 1집은 당시 분위기로서는 세션들이 국가대표급임에도 불구하고 실망이라는 반응이었는데.
    좋은 반응도 꽤 많았나 봐요
  • 플로렌스 2010/06/09 11:14 #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한 곡들이 많았으니까요. 같은 곡이라도 음반과 공연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고 하더군요.
  • 태천-太泉 2010/06/09 17:48 #

    저는 한상원씨를 D.O.FUNK(...) 때문에 처음 알게 되었었죠...(먼산)
    긱스 앨범은 일단 이적씨 때문에 질렀지만
    그 덕분에 한상원, 정원영, 게다가 정재일이라는 뮤지션을 알게 해준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ㅋ
  • 플로렌스 2010/06/09 18:51 #

    아...D.O.FUNK......(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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