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 영화는 망해도 음악은 영원히, 정글스토리 (1996) 뮤직머신

신해철 - 정글스토리
original score from JUNGLE STORY (1996)

1996년이었다. 김홍준 감독, 윤도현 주연의 '정글스토리'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음악영화라고 한다. 그 시절 나는 홍대의 인디밴드 공연에 푹 빠져있었고 모던락이나 시부야케이에 심취해있었다. 당시 윤도현밴드는 '타잔'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긴 했지만 일반 대중에겐 아직 잘 안알려져 있었고 대학로 소극장에서 소규모의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 윤도현이 영화에 주연이라니? 게다가 음악은 신해철이 담당? 영화 도중 신해철도 나오고 시나위도 나온다고!?

많은 기대를 안고 영화를 보러 갔다. 음악은 확실히 좋았다. 시나위의 공연 장면도 짧지만 임펙트 있었다. 당시 5집의 타이틀이었던 '매맞는 아이'였다. 영화는 윤도현의 고함으로 시작하여 윤도현의 한숨으로 끝난다. 한국에서 밴드를 한다는 것, 언더그라운드, 낙원상가 등등에 대한 여러가지 안타까움를 묘사하려고 한 것 같았지만 어정쩡하게 끝나버렸다. 이 '정글스토리'라는 영화는 관람객 6천명의 흥행 실패작이라고 한다. 나는 그 6천명 중 하나였다.

영화는 쫄딱 망했지만 남긴 것이 있으니 바로 이 '정글스토리'라는 음반이었다. 기본적으로 영화 '정글스토리'의 OST로써 제작되었지만 음반 자체가 '신해철'을 내세우고 있다. 바로 '신해철'의 '정글스토리'라고 한다. 한마디로 영화의 OST라기보단 신해철의 솔로음반의 성격이 더 강하다. 수록곡도 보컬곡 중심으로 영화 OST라기보단 그냥 한 가수의 음반으로 보는 편이 낫다.

예전에 언급한 적 있는 신해철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와 비슷하다. 하나의 보컬음반으로써 완성도가 꽤 높아 영화랑 아무 상관없이 즐기기 좋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Main Theme From Jungle Story part.1
2. 내마음은 황무지
3. 절망에 관하여
4. Main Theme From Jungle Story part.2
5. 백수가
6. 아주 가끔은
7. Jungle Strut
8. 70년대에 바침
9. 그저 걷고 있는거지 (Main Theme From Jungle Story part.3)

산울림의 '내마음은 황무지'를 신해철식으로 어레인지한 2번 트랙 '내마음은 황무지', 절망스러운 멜로디 만점의'절망에 관하여', 영화 분위기와 어울리는 락넘버 '백수가', 여성 코러스의 코믹한 랩(?)에 뒤따라 신해철의 메인 보컬이 이어지는 '아주 가끔은', 박정희를 노래하는, 전두환의 연설로 끝나는, 쓸쓸하고 안타까운 감성 만점의 '70년대에 바침', 슬픈 멜로디 중심의 메인 테마곡인 '그저 걷고 있는거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주 가끔은'이 당시 꽤 인기를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70년대에 바침'이 멜로디도 가사도 참 좋았던 것 같다. 요즘 같은 암담한 시국에 신해철이 이런 노래 하나쯤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

부클릿 디자인은 당시 음반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전상일 시각공작단. 표지에 AKIRA에 나온 가네다바이크 비스므레한 것을 타고 있는 신해철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랑은 아무 상관없지만 '신해철' 자체는 상당히 강조되고 있다. 실물에 비해 비약적으로 길게 늘려놓은 다리 길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부클릿 내부에는 신해철의 사진이 가득하다. 요즘말로 '뽀사시'가 가득 들어간 사진들이다. 구입 당시 음반 포스터도 얻었는데 아직까지 소중히 간직중이다.
음반 구매 당시 얻었던 포스터(오른쪽)와 함께.
왼쪽의 포스터는 윤상과의 프로젝트 앨범 '노땐스'의 포스터다.
어느쪽이건 뽀사시 가득. 조금 오버스러워도 저런 모습도 참 좋았다.

덧글

  • 2010/07/04 21:29 #

    중학교 때 '백수가'를 참 많이 들었었는데~ㅎㅎ CD는 구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 플로렌스 2010/07/04 22:24 #

    당시 카세트로도 사고 CD로도 사고 그랬지요. (^.^)
  • 썰린옹 2010/07/04 21:31 #

    해철이형 뽀사시한 시절의 음반이군요. 여러가지로 90년대의 감성이 느껴집니다.
  • 플로렌스 2010/07/04 22:24 #

    사진만이긴 하지만 정말 뽀사시했지요. 전시공은 뽀샵질의 선구자였습니다.
  • 로니우드 2010/07/05 00:09 #

    테입은 아직도 가지고 있지요.
    예전에 학원 수학선생님이 100점 맞으면 사주겠다고 해서 100점 맞아서 구한 테입이었죠.
    어휴 전 신해철이 정말 저렇게 생긴줄 알았습니다.ㄷㄷㄷ
  • 플로렌스 2010/07/05 10:54 #

    추억의 테입이겠군요. (^.^)
  • rumic71 2010/07/05 13:46 #

    잡지에 저 바이크 제작과정 기사가 실렸더랬죠.
  • 플로렌스 2010/07/05 15:04 #

    제작과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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