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장난감들의 마지막 이야기 - 토이스토리3 (Toy Story 3) 영화감상

토이스토리3 (Toy Story 3)

1995년, 디즈니를 통해 나온 픽사의 '토이스토리'는 3D 애니메이션의 장을 연 최초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세계 애니메이션의 판도를 완전히 바뀌어버렸고 픽사의 이름을 드높였다. 덕분에 로고의 스탠드등을 제외하면 명실공히 픽사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옛날 카우보이 장난감인 우디는 주인인 소년 앤디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난감이었다. 그러나 당시 유행하는 최신 장난감인 버즈가 들어오며 생기는 사건 사고의 이야기.

1999년, '토이스토리2'는 그간 몇개의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흥행을 성공시키며 노련해진 픽사의 잘 다듬어진 작품이었다. 이제는 옛날 제품이라 프리미엄이 잔뜩 붙은 우디를 근처 완구점 사장이 훔쳐간다. 일본의 박물관에 고가에 팔려는 목적이었는데, 그곳에서 우디는 자신과 같은 시리즈의 다른 장난감들과 만난다.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주는 수집가에게 팔려가 평생 남아있을 것인가, 아니면 언젠가는 버려질지 몰라도 자신들을 충분히 갖고 놀아주는 주인과 함께 있을 것인가. 그 딜레마 속에서 고민하는 장난감들의 이야기.

2010년, '토이스토리3'는 픽사의 최신 작품이다. '아바타' 이후 3D입체영화가 기본이 된 시대. 3D애니메이션에 걸맞게 토이스토리3 역시 3D입체영화가 되었다. 심지어는 4D상영관에서는 촉각과 후각까지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최신'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픽사와 함께 해온 토이스토리3. 현실세계에서 시간이 흐른 것처럼 영화속에서도 시간이 흘러 앤디는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먼 곳의 대학기숙사로 떠나게 된 시기. 더이상 장난감은 갖고 놀지 않으며 상자안에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2편에서의 딜레마 '언젠가는 버려질지 몰라도 자신들을 충분히 갖고 놀아주는 주인과 함께 있자'는 것에 대한 결말이 나온다.

명성에 걸맞게 가볍게 볼 수도 있고 심각하게 생각해볼 수도 있으며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금 쓸쓸한 듯 하다. 디즈니 작품이다보니 당연히 해피엔딩이지만 그래도 쓸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장난감들의 몸개그와 코믹한 상황극으로 쉴새없이 웃게해주지만 주인과의 '이별'을 기본 테마로 하다보니 안타까운 장면이 많다. 최후의 순간에 함께하는 동료애의 징한 감동과 너무나 아끼던 '추억'을 넘겨줄 때의 그 아쉬움이 특히나 포인트.

'장난감은 갖고 놀아줘야 행복하다'는 것이 기본 테마 중 하나지만, 앤디가 다른 장난감은 다 창고에 넣어도 우디만큼은 대학교 기숙사로 가져가려고 했던 그 기분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앤디에게 있어 우디는 더이상 단순한 '갖고 노는 대상'이 아니라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추억' 그 자체였기 때문. 대학교로 앤디를 떠나보내는 어머니가 텅 빈 앤디의 방을 보며 울음을 터뜨리는 것 또한 그 방에서 놀던 어린 앤디의 '추억' 때문일 것이다.

어린이부터 볼 수 있는 전연령 3D애니메이션이지만 꽤나 깊이있는 부분들이 많아 어른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 특히 어린 시절의 장난감에 얽힌 추억이 많으면 많은 사람일수록 느끼는 바가 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자신의 '추억'을 다음 세대를 위한 '추억'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대단한 일인 것 같다.

이번 작품의 감초는 역시 '바비'의 연인 '켄'. 켄 덕분에 정말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이 한가득했다. 심지어는 자막 올라갈 때 나오는 에필로그에서마저 켄은 관객 모두를 즐겁게 해준다. (새로운 장난감 캐릭터 중에 지부리스튜디오의 토토로 인형도 등장하는 것이 주목할만한 부분이었는데 계속 뒤에 서있기만 하고 대사가 한마디도 없어 캐릭터성을 알 수 없었다.)

덧글

  • 호반새 2010/08/08 04:32 #

    이건 정말 공감되는군요. 저도 유학 준비중인데, 만약 합격해서 스웨덴에 가게 된다면 한 살때부터 가지고 놀던 동물 인형과 남자친구에게 선물받은 펭귄인형을 함께 데려갈 생각입니다. 이미 그놈들은 물건이 아니라 '추억' 그 자체가 되어버려서요. 특히 한 살때 부터 가지고 놀던 동물 인형은 이제 거의 털도 다 빠지고 흉한 모습이 되었는데, 차마 버릴 수가 없어요. 앤디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앤디도 장난감들도 성장하는 모습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추억을 가지고 자라고, 장난감들 역시 버려질까봐 두렵지만 주인과의 정을 버리지 못하고 주인 곁을 맴돈다는게. 은근히 휴머니티 요소가 강하죠. 그게 사람들을 붙잡아 놓는 흡입력인거 같습니다.
  • 플로렌스 2010/08/08 11:14 #

    저도 '추억'을 버리질 못해 창고에 아직 옛날 장난감들이 많이 남아있지요. 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도 함께 떠오릅니다. 지금은 구할 수 없어 몸값이 비싸지다보니 팔라는 수집가들도 많았지만 차마 팔 수 없었습니다. '컬렉션' 이전의 '추억'이니까요.

    ...다만 어린 시절의 '추억'을 현대기술로 부활시킨 최신 피규어에도 종종 낚이고 있습니다. 그놈의 '추억' 때문에. (^.^);
  • Levin 2010/08/08 10:30 #

    토토로가 조금만 더 캐릭터가 있었다면 일본에서 몇 배는 더 팔렸을텐데 말입니다.
  • 플로렌스 2010/08/08 11:15 #

    차마 미야자키 하야오 캐릭터를 이상하게 바꿔버릴 수는 없었는지도요. 바비와 켄에 대한 이미지가 토이스토리 덕분에 기묘하게 변한 것처럼...
  • 알트아이젠 2010/08/08 11:59 #

    하지만 리볼텍 토이스토리 우디는...(웃음)
    조만간 학교 도서관을 이용해서 1부터 정주행해볼 생각입니다. 나름 장난감을 모으는 사람이니까요. ^^;;
  • 플로렌스 2010/08/08 12:05 #

    눈알까지 움직이는 엄청난 물건이 나왔다 싶었더니 그걸 활용한 웃기는 사진이 많이 올라오고 있지요. 토이스토리 1편에서 버즈를 시기하는 우디는 실제로도 좀 음흉하긴 합니다만...원작처럼 표정이 버라이어티해서 좋더군요.
  • Aprk-Zero 2010/08/08 12:14 #

    저도 장난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장난감을 상자에 담아 많이 갖고 놀았지요...
    가지고 있는 완구가...다간 시리즈, 비스트워 시리즈, 강남모형제 고라이온, 레고, 럭스블럭 등...기타등등...
    비스트워 토이 시리즈는 비스트 모드에서 메카닉모드로 변형가능한게 인상적이었고...
    특히 레고로 나만의 상상력으로 동원하여 나만의 로봇을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초등학교때 다른아이한테 몽땅넘겨줘서 지금은 없는 상태이지만요...
  • 플로렌스 2010/08/08 12:47 #

    럭스블럭이 아직 있었군요. 유치원 때 갖고 놀던 건데...
  • Aprk-Zero 2010/08/08 12:16 #

    여담이지만 토이스토리3 작품을 감상하면서 피규어, 초합금 같은 완구가 등장하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헀다는...
  • 플로렌스 2010/08/08 12:49 #

    피규어, 초합금은 대상연령 15세 이상 제품이라 토이스토리에 등장하긴 힘들지요.
    초합금 시리즈는 어린이 완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고가 컬렉션용품이니까요.
  • draco21 2010/08/08 13:24 #

    ....다들 그러시는군요.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덕생활 접고 싶을거라고.. 으음.. 봐야하는겁니까. 이거. ^ㅅ^:
  • 플로렌스 2010/08/08 14:03 #

    피규어는 낫토이, 컬렉티블 모델이라고 쓰여있는 경우가 많으니 괜찮습니다. 물론 액션피규어 같은 것은 마음껏 갖고 놀아줘야 좋겠지요.
  • 잠본이 2010/08/08 18:03 #

    가장 깨는건 켄의 성우가 무려 마이클키튼(...)
    바비보다 훨씬 섬세한 켄의 취향에 다들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그 편○....아이고)
  • 플로렌스 2010/08/08 20:43 #

    비틀쥬스! 배트맨! 이제 켄까지...
  • 썰린옹 2010/08/08 20:08 #

    헐 토이스토리1이 95년도 작품이였군요. 벌써 15년전 작품...;;
  • 플로렌스 2010/08/08 20:44 #

    거의 최초의 극장판 3D애니메이션이었지요.
  • 딕덕 2010/08/15 13:47 #

    켄 역할을 맡은 마이클키튼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을수있었 반가웠고 감동적인 엔딩까지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최고입니다 ::)
  • 플로렌스 2010/08/15 15:37 #

    엔딩이 참 짠~하지요.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Twitter

위드블로그 베스트 리뷰어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