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FIRST ALBUM - 꿈, 환상, 그리고 착각 (1993) 뮤직머신

이오에스(E.O.S) 1집 - 꿈, 환상, 그리고 착각 (1993, JIGU RECORD)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토이의 객원보컬로, 발라드 가수로 유명한
김형중이 보컬로 있던 테크노 밴드 '이오에스(E.O.S)'.
신해철과 이승철, 윤상, 현진영, 손무현이 열심히 밀어줬던 이 그룹을.

1993년, 이오에스(E.O.S)란 그룹이 갑자기 나타났다. 신해철의 넥스트(N.EX.T)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희귀한 테크노 밴드로써 데뷔했다. '넥스트'도 그랬듯 당시에 팬을 제외하면 그냥 '이오스'라고 불렸다. 보컬은 김형중.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이며 토이의 객원보컬로 유명해져서 현재 발라드 가수로 잘 알려진 그 '김형중'이다. 김형중은 처음 데뷔했을 때 이 그룹의 리드보컬로서 데뷔했던 것이다.

멤버는 보컬 김형중, 기타 고석영, 키보드 강린. 이렇게 3명으로 구성되었다. 음반의 기타 더빙에는 손무현이 참여했고 코러스에는 무려 신해철과 이승철이 직접 참여했다. 또한 메인 타이틀곡을 비롯, 상당수의 곡들을 신해철이 작사했다. 또한 라이브 앨범에 수록된 추가 신곡은 윤상의 명곡들을 리메이크한 버전이었다. 이승철, 윤상, 신해철, 현진영, 손무현, 정연준, 안윤영에 대한 Special Thanks 표시가 되어있으며 실제로 그 명장들이 이 그룹을 열심히 도와줬다.

데뷔부터 상당히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그룹이었지만 데뷔 당시에는 아는 사람만 알았다. 일반 대중들이 그 이름을 기억하게 된 것은 2집의 타이틀곡이었던 '넌 남이 아냐' 때였고 그 곡으로 정말 잠깐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오에스의 음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이 데뷔앨범이다. 화려한 캐스팅도 캐스팅이지만 지금 들으면 허세만점의 신해철표 가사, 그에 걸맞는 오버스러운 테크노 사운드, 거칠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2집은 곡들이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해졌으며 좀 더 귀에 쏙쏙 들어오게 되었지만 뭔가 흔한 느낌이 들어서 맥이 빠졌었다. 역시 덜 다듬어진 이 1집이 좋았던 것이다.

표지부터 시작해서 부클릿 내부에는 뭔가 90년대 초반 소년챔프 계열의 한국 만화 그림체로 멤버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발매 당시에도 '뭐야 이건!'하고 웃었지만 지금 봐도 재밌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그림이 어설퍼 보이겠지만 당시 시각으로 봤을 때엔 이정도면 훌륭했다. 이 약간은 어설픈 듯한, 세련되지 못한 그림 또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각자의 길 (신해철 작사/안윤영 작곡) 
2. E.O.S (신해철 작사/안윤영 작곡)
3. 지울 수 없는 기억 (신해철 작사/안윤영 작곡)
4. 외면 (박창학 작사/안윤영 작곡)
5. 꿈 환상 그리고 착각 (신해철 작사/안윤영 작곡)
6. 멀어져 가는 너 (박창학 작사/안윤영 작곡)
7. 의미 없는 시간 (박창학 작사/안윤영 작곡)

모든 곡은 안윤영이 작곡 했으며 작사는 신해철과 박창학이 담당했다.

신해철의 가사는 현학적인 면이 많고 어쩐지 그럴 듯한 가사가 많다. 다만 이제와서 보면 너무 멋있으려고 한 티가 난 작사법 때문에 허세력이 느껴질 정도지만 당시엔 그게 너무나 멋있었다. 솔직히 아무런 의미도 없고 표현법조차 너무나 저렴한 가사로 무한 리프되는 요즘 노래(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보단 지금도 신해철의 저런 가사가 더 좋고 말이다. 이오에스 1집의 가사는 신해철의 그런 가사들로 가득해서 좋았다. 그러면서도 좀 더 풋풋한 티를 내려고 한 듯한 정제되지 않은 표현 또한 재밌었다.

곡은 대부분은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스타일의 랩(외치면서 빨리 말하기+후렴의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 랩처럼 라임이라던지 그런 것은 없는데, 애초에 랩그룹도 아니고 테크노 그룹인데다가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엔 서태지와 아이들 때문에 랩이 유행해서 랩이라고 불렀지 정확히는 이런건 랩이 아니라 나레이션을 그냥 외치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랩과는 좀 다른 스타일인 것 같다.

요즘 귀로 듣기에는 가사도 곡 구성도 많이 유치하다. 하지만 당시 일찍부터 김형중의 청아한 목소리에 감탄했고 당시엔 희귀했던 테크노를 표방한 곡 스타일이나 테크노 밴드라는 특이함, 그런 것이 참 좋았다. 지금도 가끔씩 듣는 추억의 그룹이다.

핑백

덧글

  • Mjuzik 2011/03/20 16:47 #

    넌 남이 아냐! 명곡이죠!
  • 플로렌스 2011/03/20 23:34 #

    전 2집보단 1집이 좋아서...
  • 이안 2011/03/21 10:51 #

    이게 명곡이라면 층쿠가 찬사를 받아야겠네요.

    샤란큐의 [상경이야기] 표절입니다.
  • 플로렌스 2011/03/21 12:03 #

    シャ乱Q의 上・京・物・語와 후렴구가 똑같지요.
    이정훈이란 분이 작곡했던데 거참...
  • Mjuzik 2011/03/21 13:37 #

    고건 전혀 몰랐네요... ㅋ 정이 뚝떨어지... ㅡ,.ㅡ
  • fridia 2011/03/20 17:03 #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1번트렉인 각자의 길도 좋았고 꿈 환상 그리고 착각, 의미없는 시간 등등 명곡들이 많았죠. 솔직히 지금 들으면 유치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당시 음악계로 놓고 본다면 오히려 세련되지 않을까요?
    저 옆동네 일본의 YMO(엘로우몽키오케스트라)같은 경우에도 지금 들으면 무슨 쌍팔년도 오락실 배경음악처럼 들리는 아주 촌빨날리는 테크노 뽕짝같이 들리지만 그당시에는 그 장르의 아시아적 선두주자였으니까요.

    오랜만에 좋은 명곡과 알찬 포스트 감상하고 갑니다. ^^
  • 플로렌스 2011/03/20 23:34 #

    정말로 그 당시엔 테크노밴드란 첨단을 달리는 밴드였지요. 지금 들으면 유치해도 당시엔 얼마나 멋지던지.YMO 역시 좋아합니다. (^.^)
  • 이안 2011/03/21 10:52 #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입니다.
    지금들으면 촌빨날리는 테크노 뽕짝...은 공감합니다.
  • 플로렌스 2011/03/21 12:04 #

    테크노 뽕짝 좋아해요...
  • draco21 2011/03/20 18:10 #

    ... 어 1집이 있었군요. ^^: '넌 남이 야냐'가 데뷔곡인줄 알았습니다. ^^:
  • 플로렌스 2011/03/20 23:35 #

    일반 대중에게 이오에스가 알려진건 '넌 남이 아냐'였으니 그걸 데뷔곡으로 아는 분이 많을 듯 싶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Twitter

위드블로그 베스트 리뷰어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