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 김건모 3집 뮤직머신

김건모 3집 - KIM GUN MO 3 (1995)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

'국민가수'라는 말이 있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즐겨 듣고 부르는 노래를 불러야 '국민가수'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주어진다. 70년대에는 나훈아와 남진, 그 뒤에는 조용필이 그 이름에 걸맞는 가수였다. 90년대에 들어서서는 신승훈이 '발라드의 황제'라고 불리우며 어느정도 국민가수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 직후, '국민가수'라 하면 김건모로 통하게 되었다.

김건모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던 것은 2집. 타이틀 곡이었던 '핑계'로 모든 가요 프로에서 1위를 하고 모든 종류의 상을 휩쓸었다. 개인적으로는 2집을 가장 좋아했다. 지금 들어도 전체적으로 2집의 노래가 오래 듣기엔 더 좋은 듯 싶다.

하지만 그 인기가 제대로 폭발했던 것은 3집. 바로 타이틀곡 '잘못된 만남' 때문이었다. 이 음반이 나왔을 때 모든 음반점 및 모든 종류의 가게에서는 '잘못된 만남'이 흘러나왔다. 당연히 모든 가요프로에서 1위를 하고 정말 지겨울 정도로 흘러나왔다. 나는 김건모의 음반은 전부 카세트 테입으로 모았는데(사실 대부분의 당시 가요 음반은 카세트 테입으로만 모았다.) 이 김건모 3집 만큼은 카세트 테입으로도 사고 CD로도 중복 구입했다. 팬도 아닌데 말이다. 당시 내가 그렇게 카세트 테입과 CD를 중복구매했던 가수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넥스트, 듀스. 이 3개의 그룹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의 어디를 가도 '잘못된 만남'이 흘러나왔으니 그 인기란 당시 그 시절을 보냈던 사람만 기억할 듯 싶다. 이 3집은 공식 집계로만 280만장 이상 팔려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 음반 업계 상황을 보면 앞으로도 그 기록을 깰 음반은 없을 것이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아름다운 이별 (김창환 작사, 김형석 작곡)
2. 드라마 (김창환 작사작곡)
3. 이밤이 가면 (김창환 작사, 천성일 작곡)
4. 너에게 마음으로 하는 말 (김창환 작사, 천성일 작곡)
5. 너를 만난 후로 (김창환 작사작곡)
6. 잘못된 만남 (김창환 작사작곡)
7. 멋있는 이별을 위해 (김창환 작사, 천성일 작곡)
8. 겨울이 오면 (김창환 작사작곡)
9. 넌 친구? 난 연인! (김창환 작사, 김건모 작곡)
10. 그대와 함께 (김창환 작사, 천성일 작곡)
11. 겨울이 오면 (김창환 작사작곡)

모든 곡이 김창환 작사. 작곡은 대부분 김창환, 천성일이 만들었다. 김건모가 만든 곡도 한 곡 들어있다. 당시 '김창환 사단'이라는 말이 있었고 김창환이 만든 곡은 전부 히트하곤 했다. 다만 그가 만든 곡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대신 금방 질리고, 곡들이 전부 다 비슷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노이즈, 김건모, 클론, 박미경의 댄스곡들이 대체로 그리하였다. 그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천성일이 만든 곡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었다.

김건모 3집은 대부분 김창환이 만든 만큼 전체적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에,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곡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곡들이 한번 들으면 멜로디가 절로 떠오른만큼 중독성 또한 높다. '잘못된 만남'은 랩이 아니라 멜로디로만 구성된 곡 중에서는 가장 빠른 편이었기 때문에 당시 화제가 되었지만 멜로디 구성과 가사가 심플한 편이라서 금방 따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당시의 성인층도 조금만 연습하면 쉽게 따라부를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계층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듯 싶다. 1994년 말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왔지만 1995년 1월에 3집 콘서트를 끝으로 잠적한 상황이었고, 그밖의 인기가수들도 미묘하게 김건모 3집과 겹치지 않아 더더욱 독보적인 인기를 장기간 누릴 수 있었다. 그야말로 지겨울 정도로 '잘못된 만남'이 들렸다.

이 '잘못된 만남'은 2006년에 아유미가 리메이크 한 적 있었는데, 역시 김건모 버전이 좋았던 것 같다. 김건모는 상당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고, 가수 이전에 신승훈의 앨범에서 코러스로 꾸준히 실력을 보여줘왔던 가수였지만 ,90년대는 방송편의성과 댄스곡의 인기 때문에 립씽크가 일반화되던 시절이라 김건모의 실력은 콘서트에서만 주로 확인 가능했다.

김건모의 음반은 모조리 구입하고, 이 3집은 CD로까지 중복구입하긴 했지만 솔직히 김건모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는 아니였다. 특히나 팬들이나 일반인에 대해서 예의없이 함부로 대하는 일이 종종 논란이 되어 인간적으로는 그다지 호감이 가질 않았고, 보컬도 좀 코맹맹이 같은 그런 목소리가 도무지 취향에는 안맞았다. 단지 모든 사람이 듣고 부르는 국민가수였기 때문에 음반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과 들어보니 곡들은 다 들을만하다는 점 때문에 꼬박 들었던 가수였다고나 할까. 그래도 보컬 실력만큼은 인정하고 당시의 굉장했던 인기와 노래들도 괜찮았음은 인정!

한동안 잊혀졌던 김건모는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고 '나는 가수다' 등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듯 싶다. 한 때 정말 대단했던 90년대의 국민가수 김건모. 최근 여러모로 논란이 많긴 하지만 그의 건투를 빈다.

덧글

  • ChristopherK 2011/03/21 19:50 #

    사태의 전후말은 잘 모르겠지만, 왠지 "나는 가수다"와 잘못된 만남을 가진 것 같습니다.

  • 플로렌스 2011/03/21 21:49 #

    '나는 가수다'와의 '잘못된 만남'...뭔가 명언 같습니다.
  • 흔한 아라드의 뮤탈 2011/03/21 20:18 #

    나는선배다 그래서 탈락은없슴다
  • 플로렌스 2011/03/21 21:49 #

    그런...(T_T)
  • blue 2011/03/22 03:50 #

    좋은 글입니다. 그리고 글에서 전적으로 그런 뉘앙스는 아니지만, '국민'이라는 수식어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김건모가 확실히 그당시 초절정 인기를 누렸고 좋은 가수였지만, 결국은 20대를 중심으로 위로는 30대(?) 아래로는 10대를 아우르는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우리 나라에서는 너무 남발되는듯 싶습니다.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국민이 안 되니까요:)
  • 플로렌스 2011/03/22 11:51 #

    저도 '국민' 수식어 남발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야 말씀대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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