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커플들에게, 라스트 나잇 (Last Night, 2010) 영화감상

라스트 나잇 (Last Night, 2010)
키이라 나이틀리, 샘 워싱턴 주연

달리는 택시 뒷좌석에서 안좋은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여자가 있다. 뒷좌석 옆에는 역시 마찬가지로 안좋은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남자가 있다. 이야기는 조금 거슬러 올라가, 두 부부는 행복하게 웃으며 어딘가에 갈 채비를 한다. 틈틈히 키스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택시에 탄다. 도착한 뒤에도 웃으며 즐겁게 회사의 파티장으로 들어간다. 이 파티에 갈 때의 택시와 올 때의 택시. 상반된 분위기는 역시나 파티에 그 원인이 있었다.

대학생 때 4년을 사귀었고 결혼한지 3년이 된 부부 마이클과 조안나. 조안나는 남편의 회사 파티에서 남편과 같은 팀의 여성 디자이너 로라에게 신경이 쓰이게 된다. 파티에서 계속 그 여자랑 이야기 하는 남편의 모습과, 역시 같은 팀의 남자로부터 남편이 출장 때마다 그 여자가 항상 함께 동반했음을 듣게 된 뒤 화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남편이 별로라고 했던 로라는 생각보다 매력있는 여자였고, 출장 때 항상 함께였다는 것을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것에 의심을 품은 조안나. 어차피 같은 팀이니 출장 때 다같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남편은 아무일 없었다고 말하지만 추궁 끝에 그 여자에게 마음이 있기는 하다는 고백을 듣고 만다. 밤에 남편이 사과하며 다시 분위기는 화해모드로 가고...다음날 남편은 다시 같은 팀과 함께 출장을 간다. 조안나는 출장가는 남편의 와이셔츠 속에 편지를 하나 남긴다.

남편이 출장가 있는 사이, 조안나는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잠깐 사귀었던 남자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오랜 시간 연락이 없다가 작정하고 찾아온 듯한 남자 알렉스.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 뒤, 조안나는 오랜만에 드레스와 구두를 꺼내고, 화장을 하고, 한껏 멋을 부린다.

마이클은 출장간 곳에서 직장동료 로라의 대쉬를 받게 되고, 조안나는 남편이 없는 사이 옛 애인 알렉스의 대쉬를 받게 된다. 배우자가 없이 매력적인 이성과 함께 하는 하룻밤. 과연 그들은 불륜을 저지를 것인가, 말 것인가.

이런 뻔한 시놉시스 속에서 각자의 심경의 변화나 행동의 묘사, 각 상황에 따른 대처 등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

2007년에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란 영화의 리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뻔하디 뻔하다'는 평을 했지만 재미있게 봤다고 말한 적 있다. 이번 '라스트나잇' 역시 뻔하디 뻔한 내용의 영화다. 이 작품은 불륜소재에 미성년자 관람불가 딱지를 달고 나온 것 치고는 야한 장면이 전혀 나오질 않는다. 노출씬도 없다. 최대치가 속옷차림 정도. 게다가 의외로 내용이 건조하기까지 하다.

조안나가 출장가는 남편의 와이셔츠에 남긴 편지와 조안나가 옛애인을 만나려고 오랜만에 꺼낸 구두. 이 두가지 아이템은 복선으로 자리잡으며 이후 마이클의 심경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후자 쪽은 결국 이후 어떻게 되는지 나오질 않고 영화가 끝나버려 '어? 그래서 어떻게 된거야?' 하는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부인과 싸우기 전까지 마이클은 로라와 단순한 직장동료일 뿐이었고, 조안나 역시 옛 애인과는 연락 한번 안하고 살아왔던 사이였다. 의심과 오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속내로 인해 두사람의 마음은 크게 흔들리고 이런 상황에서 '매력적인 이성의 유혹'에 어떻게 대처하게 될 것인가.

통상 결혼하면 모든 것이 끝이다. 결혼하면 아무리 매력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주변에서 '임자있는 몸'이라 인식하기 때문에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오래전에 사귀던, 아무리 좋았던 사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되어 반갑다 하더라도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은근한 기대감이나 오랜만의 설레임도 차게 식어버린다. 결혼해버리면 친하게 지내는 직장동료나 옛 애인이 어느날 갑자기 대쉬할 일은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이 극히 드문 확률도 벌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이혼까지 가는 것 또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 세상의 모든 결혼한 사람들. 혹은 결혼은 안한 커플들. 영화속에서처럼 파트너와 안좋은 상황일 때 다른 이성으로부터 유혹의 손길이 내려온다면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길은 결국 두가지. 바람필 것이냐 아니냐 이지선다일 뿐이다. 영화속에서 마이클과 조안나과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영화를 통해서나마 나라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2011.4.9 9:00 씨너스 센트럴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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