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준석이들 - 찌질한 27살은 꿈을 꾸네 (2011) 뮤직머신

일단은 준석이들 - 찌질한 27살은 꿈을 꾸네 (2011)
표지 딱 그대로의 정겨운 느낌을 주는 거리공연 전문 밴드.

'일단은 준석이들'...이 이상한 임시로 적당히 지은 것 냄새가 풀풀 풍기는(실제로 그런 이름이었고) 그룹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2010년 9월에 발매된 '일단은 준석이들'의 EP앨범 '기분이 좋아'에서부터였다. 이번 앨범에도 수록된 '추억을 팔아요', '기분이 좋아', '너무 예뻐', '다가와요'의 4곡이 수록된 EP였는데 당시에는 얼핏 듣고 지나쳤지만 그 이름만큼은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그룹명이 '일단은 준석이들'이라니...

일단은 이들의 정체부터 알아보자. '일단은 준석이들'은 이준석과 장도혁 2명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참고로 말하지만 둘 다 남자다. 헤어스타일 때문에 사진만 얼핏 보고 혼성듀오로 오인할 수도 있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좋아서 하는 밴드'와 함께 다니며 바람잡이 역할을 하던 이준석이 거리공연(버스킹)의 매력에 푹 빠져서 시작한 것이 지금의 '일단은 준석이들'이라고 한다. '좋아서 하는 밴드' 시절에 이미 '준석이들'이라는 고유명사가 생겼는데, 명지대 행사에 갔다가 이름이 필요해서 임시로 일단 만든 밴드명이 '일단은 준석이들'.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준석이들'의 의미는 자신들이 공연을 할 때 함께 노래를 하는 모든 이들(관객을 포함)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들의 이번 신보 '찌질한 27살은 꿈을 꾸네'는 투애니원의 박봄의 'don't Cry'와 같은 날(4월 21일)에 음원이 공개되는 바람에 덩달아 소개되면서 간접 홍보 효과를 누렸다고 한다.(그렇게 뉴스까지 떴더만) 박봄과 함께 그룹명이 보여 특이한 이름 때문에 검색해본 사람이 어지간히도 많았나보다.

이번 음반은 작년 3월에 나온 '기분이 좋아'에 수록된 곡 4곡에 신곡 3곡이 포함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에 공개된 곡 4곡도리마스터링 되어있어서 음질과 러닝타임이 약간 다르다. 신곡은 '27살', '찌질이', '꿈을 꾸네'의 3곡. 이 신곡 3개의 제목을 섞어서 '찌질한 27살은 꿈을 꾸네'란 앨범 타이틀을 만든 것 또한 재미있다.

일단,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27살 (이준석 작사작곡)
2. 찌질이 (이준석 작사작곡)
3. 꿈을 꾸네 (feat.하림) (이준석 작사작곡)
4. 추억을 팔아요 (이준석 작사작곡)
5. 기분이 좋아 (이준석 작사작곡)
6. 너무 예뻐 (이준석 작사작곡)
7. 다가와요 (윤종신,하림,타블로 작사 / 윤종신 작곡)

1번 트랙 '27살'은 27살에 대기업 인턴 사원, 88만원 세대, 학점관리, 토익점수 800, 30을 향해가지만 해놓은 것은 없고 기타치고 노래는 하고 싶고. 그런 이준석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래가 안보이는 암울한 상황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며 '걱정일랑 집어치우고 우리 함께 놀아봐요'라 외치는 이준석. 20대 후반들이 겪은 고민을 경쾌한 기타 리프에 맞춰 노래하는 포크곡이다.

2번 트랙 '찌질이'는 사랑이야기. 누구나 한번쯤 사랑 때문에 찌질해지고 누구 때문에 힘들어하고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그런 상황들. 역시 경쾌한 기타 반주 및 다양한 거리공연용 악기(멜로디언? 실로폰?)에 맞춰 즐겁게 노래한다. 좋아했던 누군가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랑이야기를 역설적으로 우울하지 않고 즐겁게 노래하는 포크곡이다.

3번 트랙 '꿈을 꾸네'는 가수 하림이 피쳐링. 앞의 두곡과는 달리 쓸쓸한 하모니카로 시작되는 잔잔한 발라드풍의 곡이다. 물론 기본은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 하나. 포크를 기반으로 한 발라드이다. 2010년에 낸 지난 음반에 수록된 '다가와요'란 곡이 윤종신과 하림,타블로가 작사했다는 것이 눈에 띄는데 그때부터의 하림과의 인연일까. 이번에는 하림이 직접 피쳐링에 참여했다. 뒤에 보니 이곡의 하모니카와 아코디언 연주에 하림이 참여했다. 잔잔하고 좋은 곡이다. 이런류 노래치고 좀처럼 쓸데없는 기교없이 부른 것이 이색적이다. 그냥 거리에서 부르는 그 느낌 그대로 음반에서 들려준다.

4번 트랙 '추억을 팔아요' 역시 준석이들 답게 즐겁게 부를 수 있는 곡. 지난 음반의 앨범 타이틀과도 동일한 5번 트랙 '기분이 좋아' 역시 제목만큼이나 기분 좋은 곡. 띵가띵가하는 기타소리에 맞춰 흥얼거릴 수 있는 곡이다. 6번 트랙 '너무 예뻐'역시 흥겨운 분위기의 사랑노래. 7번 트랙 '다가와요'는 윤종신 작사작곡(작사에는 하림과 타블로도 참여했지만)의 곡인 것이 눈에 띈다. 우클렐레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으로, 멜로디나 전개가 다분히 윤종신스러우면서도 준석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포크곡이다. 사랑노래지만 즐겁게 부를 수 있는 곡.

일단은 전체 트랙에서 3번 트랙을 제외하면 전부 흥겨운 곡이다.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구경꾼들과 함께 웃으면서 부를 수 있는 그런 곡들. '일단은 준석이들'은 공연장 공연보다는 거리 공연으로 유명한, 거리 공연 전문 밴드이다. 어찌보면 음반으로 듣는 것보다는 거리에서 듣는 그들의 곡이 더더욱 그들다운 맛과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일단은 노래를 알면 더욱 즐겁게 즐길 수 있으니 음반으로 미리 예행연습을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엄청난 명곡이라던지 가슴을 후벼파는 그런 곡은 아니지만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흘러나와 나도 모르게 따라하며 흥얼거릴 것 같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누군가가 혼자 연주하며 노래할 때 그 주변에 모여 박수도 치고 함께 따라부르기도 하고...그런 느낌. 그것이 바로 '일단은 준석이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날 길을 가다가 거리에서 '일단은 준석이들'의 공연과 만나게 된다면, 이 음반은 그들의 거리공연을 더욱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스페셜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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