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주제로 한 3가지 이야기 - 마마 (2011) 영화감상

마마 (2011)
최익환 감독, 엄정화, 김해숙, 유해진, 전수경, 류현경, 이형석 주연

리뷰 특성상 스포일러 있음.


태어나 처음 부른 이름 '마마'. '엄마'를 주제로 한 3가지 이야기. 크게 '감동', '웃음', '황당' 3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아파트에 사는 3종류의 가족. 엄정화 모녀, 유해진 모자, 김해숙 모녀.(정확히 말하자면 엄정화는 좀 더 가난한 동네에 살지만 배달 및 청소 일 때문에 이들의 아파트 부근에 꼬박 온다.) 이들은 서로서로 일상속에서 마주치지만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이야기는 이 3가지 가족의 각기다른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1. 감동
엄정화-이형석 모녀. 희귀병으로 걷지도 못하고 5년 정도 밖에 살 수 없는 아들을 둔 엄정화. 싱글맘으로 아이의 아빠는 없으며 홀로 야쿠르트 배달 및 남의 집 청소 일 등으로 힘겹게 살아간다. 그렇게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결코 웃음을 잃지 않으며 아파트의 많은 사람들에게 훈훈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그런 힘든 상황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엄정화 또한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고 앞으로 2년 정도 밖에 살 수 없다고 하는데...눈물의 연속, 극한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감동 스토리.

2. 웃음
김해숙-유해진 모자. 질이 좋지 않은 아버지로 인해 평생 맞고 살아온 엄마. 현재 아버지는 없고 아들인 유해진이 엄마를 모시고 산다. 맨날 떼쓰는 아이같은 엄마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효자 아들. 엄마에게 자긴 영어학원 강사라 말하지만 실은 조폭 두목이다. 그러나 엄마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가슴을 잘라내야 하는 상황. 엄마는 수술받지않겠다고 떼쓰기 시작. 아들은 어떤 소원이든 들어줄테니 수술받으라 말하자 엄마는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하는데...웃음의 연속, 코믹한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훈훈한 효자 이야기.

3. 황당
전수경-류현경 모녀. 엄마(전수경)인 장교수는 최고의 소프라노. 어린 시절 엄마가 준 상처 때문에 가수의 꿈은 일찍부터 접고, 엄마의 운전수 겸 시종으로서 가는 곳마다 붙어다니며 뒷바라지를 한다. 자기밖에 모르는 엄마 때문에 아버지는 일찍부터 가족을 떠나버렸다. 류현경은 아무런 꿈없이 그저 그렇게 살아가다 대학도 안가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띠동갑 사각턱 태권도장 사범과 결혼하고 애까지 바로 낳았다. 자기밖에 모르고 자기 딸을 무시하며 시종취급하는 엄마. 이런 황당한 엄마 때문에 갈등은 깊어만 가고결국 어릴 적 꿈이었던 가수 오디션에 나가기로 결심하는데...지잘난 맛에만 사는 엄마 때문에 황당함의 연속. 뭐 이런 엄마가 다있나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엄마.

각각의 이야기는 전부 볼만하다. 엄정화와 이형석의 눈물 연기는 일품. 가수로서의 엄정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연기자로의 엄정화는 역시 좋은 것 같다. 희망은 결코 도망가지 않는다. 희망으로부터 도망가는 것은 당신일 뿐이다. 엄정화의 이야기는 절망으로 가득찬 극한 상황속에서 '희망'을 잃지않고 버텨내는 것을 보여준다. 최루성 내용이지만 분명우리 주변에 그렇게 불치병과 가난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을 존재하며 그 끝에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희망'의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유해진과 김해숙의 코믹 연기도 일품. 엄정화의 이야기가 무거움을 안겨준다면 그런 관객의 무거움을 유해진이 덜어준다. 틈틈히 나오는 코믹한 장면들과 웃기는 상황들은 영화적 재미로 가득. 조폭이면서 저렇게까지 말도 안되는 효자는 이세상에 없지만 영화로써의 재미는 충분하다. 역시 영화는 영화다워야 좋은 것 같다. 전수경-류현경 모녀의 이야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다. 눈물도 웃음도 아닌 답답함과 황당함. 뭐 저렇게 자기밖에 모르는 엄마가 있을까? 해도해도 너무한다란 생각이 들며 류현경에게 감정이입이 된다. 자기 딸을 '꿈도 없고, 대학도 안가고 띠동값이랑 20대 초반에 결혼하고 애까지 덜컥 낳은 천박한 것'이라고 무시하며 자기 시중이나 들게 하지만...엄마는 모든 것을 가지지 않았냐는 딸의 외침에 '너야말로 남편도 애도 가지고 모든 것을 가졌잖아'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결국 엄마에게 남은 것은 오페라 외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노래-연기에 집착하며 아둥아둥 사는 것인지도? 그런 인상이 들기도 했다. 결말은 영화답게 훈훈하긴 하다만.

엄정화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번갈아가며 각기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다시 엄정화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중간중간 이 가족들은 같은 아파트에서 서로 스쳐지나가지만 서로 별 영향은 끼치지 않았는데 마지막에는 엄정화의 이야기로 모두 서포트해주게 되는 느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 밖에 모르는 캐릭터인 전수경까지 엄정화네 가족을 위해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납득 안가긴 했다만. (영화 결말에서 사람들의 서포트나 그런 일이 무엇인지는 영화관에서 직접 확인을...)

일단 장점을 주로 이야기하긴 했지만 조금 단점을 말하자면 전혀 다른 타입의 가족을 번갈아가며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의 흐름에 통일성은 없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느낌. 정확히는 엄정화 때문에 울다가 유해진 때문에 웃다가 전수경 때문에 황당해하다가 다시 엄정화 나오면 울다가...영화는 이렇게 이랬다 저랬다가 한다. 각기 다른 타입의 엄마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컨셉이었기 때문에 부득이한 선택이긴 했지만 좀 산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영화를 3파트로 나눠 따로따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 관객에게 그런식으로 영화의 파트를 나눠 보여주는 것은 맞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참 어려운 문제다.

좀 산만하긴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눈물도 웃음도 훈훈함도 감동도 전부 고루 갖춘 영화. '엄마'라는 존재를, '딸'이라는 존재를, '아들'이라는 존재를, '남편'이라는 존재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나름 괜찮은 '가족영화'가 아닌가 싶다.

(2011.5.31 20:00 용산 CGV 관람)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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