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제2집 - '장기하와 얼굴들' 뮤직머신

장기하와 얼굴들 제2집 - 장기하와 얼굴들 (2011.6)

장기하와 얼굴들 1집 '별 일 없이 산다'가 나온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미미시스터즈와 함께 하는 '달이 차오른다'의 기묘한 안무와 '싸구려커피'의 랩인지 나레이션인지 알 수 없는 노래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2008년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 대신 크라잉넛의 공연을 관람했지만 2009년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서는 다른 그룹 다 제치고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어느새 장기하의 음반들은 내 CD장을 하나둘 채우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미미시스터즈는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빠져나와 별도로 앨범을 내게 되었고, 장기하와 얼굴들은 리쌍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1년. 드디어 장기하와 얼굴들의 두번째 앨범 '장기하와 얼굴들'이 발매되었다. 1집이 '별 일 없이 산다'였는데 2집 제목이 '장기하와 얼굴들'인 것은 기묘하다. 통상 그룹명이 타이틀인 것은 1집 때가 아닌가. 어찌보면 2집부터가 진짜 '장기하와 얼굴들'인지도 모르겠다. 1집까지는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장기하'와 '미미시스터즈'만 보였으니까. 이번 앨범은 그야말로 '장기하와 얼굴들'의 앨범이다. 장기하 외의 멤버들이 곡의 작업에 함께 참여하였고 키보드가 추가되며 좀 더 사운드가 다채로워졌다. 그야말로 '밴드 음악'이라는 점이 강조되었으며 장기하 외의 '얼굴들'의 존재가 더욱 강해졌다. 홍대에서 한얼굴 하는 멤버들이라고 '얼굴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지만 정작 장기하 외의 멤버들 얼굴은 대다수 사람들이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뮤직비디오 '그렇고 그런 사이'에서는 장기하와 함께 당당히 등장하여 기묘한 춤과 함께 그 존재감들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뮤직비디오 대부분은 얼굴이 아니라 손만 나오지만.)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뭘 그렇게 놀래
2. 그렇고 그런 사이
3. 모질게 말하지 말라며
4. TV를 봤네
5. 보고 싶은 사람도 없는데
6. 깊은 밤 전화번호부
7. 우리 지금 만나
8. 그 때 그 노래
9. 마냥 걷는다
10. 날 보고 뭐라 그런 것도 아닌데
11. TV를 봤네 (다시)

1번 트랙 '뭘 그렇게 놀래'는 장기하의 자서전적 느낌이 나는 가사의 흥겨운 곡이다. 자신이 한다면 하는 사람인데 뭘 그리 놀라냐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당당하게 외치는 그런 곡.

2번 트랙 '그렇고 그런 사이'는 손만 계속 나오는 뮤직비디오로 잘 알려진 곡. 전체 트랙 중에서 가장 신나고 즐거운 곡이다. 뮤직비디오를 장기하가 직접 생각해서 만들고 총감독을 했다고 한다. 멤버들의 손만 계속 나오지만 지루하지 않게, 손들이 마치 사람이 된양 다양한 안무와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다. 맨 마지막에 장기하와 얼굴들의 기묘한 춤으로 끝나는 것 또한 재미있다.



3번 트랙 '모질게 말하지 말라며'는 행진곡 풍의 음악을 들려준 뒤 락넘버로 넘어가는, 배철수가 자꾸 떠오르는 딱 장기하스러운 곡. 다른 트랙에 비해 곡이 좀 재미가 없는 편.

4번 트랙 'TV를 봤네'는 데뷔 싱글 '싸구려커피'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역시 장기하가 직접 제작한 뮤직비디오로 잘 알려진 타이틀. 장기하 혼자서 소파에 앉아 TV만 줄창 보며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곡이지만 그 특유의 맛깔스러운 랩인지 나레이션인지 알 수 없는 노래로 리듬타는 것이 좋다.



5번 트랙 '보고 싶은 사람도 없는데'는 빨랐다 느려졌다하며 곡의 분위기가 변화하는 것이 재미있다. 6번 트랙 '깊은 밤 전화번호부'는 5번 트랙에서 바로 이어지며 시작되는데 전주가 기묘하다. 장기하의 구수한 보컬과 멜로디의 흥겨운 곡.

7번 트랙 '우리 지금 만나'는 작년에 리쌍의 앨범에 참여해서 불렀던 곡으로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히트넘버. 기본은 리쌍 때와 같지만 리쌍의 랩이 빠져있다. 대신 장기하 특유의 랩인지 나레이션인지 알 수 없는 노래로 변경되었다. 리쌍의 랩이 워낙 괜찮았기 때문에 리쌍버전이 더 좋은 것 같지만 장기하 버전도 나쁘지는 않다.

8번 트랙 '그 때 그 노래'는 약간 쓸쓸한 분위기의 잔잔한 포크곡. 몇달째 구석에 있는 음반의 한곡만 들었지만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난다는 가사가 느낌이 좋다. 9번 트랙 '마냥 걷는다' 역시 옛 추억을 그리는 쓸쓸한 분위기의 곡이다. 후반의 화려한 사운드가 임펙트 있다. 10번 트랙 '날 보고 뭐라 그런 것도 아닌데' 역시 그냥 장기하스러운 곡. '예~'의 반복과 후반 템포가 갑자기 빨라지는 것이 재미있다. 11번 트랙 'TV를 봤네(다시)'는 말 그대로 리프라이즈. 라디오 에디트 버전이라고 핡까. 1분 2초로 짧게 편곡된 버전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1집 시절만해도 인디스럽고 뭔가 좀 어설픈 것이 매력적인 밴드였다. 그 배철수가 떠오르는 구수한 보컬과 랩인지 보컬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나레이션이 매력적인, 거기에 미미시스터즈와 함께 하는 기묘한 안무가 재미있는 밴드였다. 미미시스터즈가 빠져나갔을 때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기우였을 뿐. 이번 2집은 인디치고는 상당히 세련되었지만 그렇다고 가요계에 어울리는 메이저 밴드와는 확연히 다른 장기하만의 음악을 들려준다. 거의 전 곡에 걸쳐 메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키보드가 곡을 다채롭고 세련되게 들리게 해준다. 기존 앨범보다 한층 발전되었으면서도 여전히 장기하스러움은 간직하게 있는 완성도 높은 앨범. 역시 장기하는 인디계의 서태지라고 할만한 존재였다.



덧글

  • 태천-太泉 2011/08/04 22:21 #

    발매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질렀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더군요.^^)
    (CD전체를 논스톱으로 한번에 주욱~ 들은 게 얼마만이었던지...)
  • 플로렌스 2011/08/04 22:37 #

    저도 꽤 만족스러운 앨범이었습니다. (^.^)
  • 역설 2011/08/05 01:05 #

    그렇고 그런 사이니깐~♬

    1집이 아닌 2집이 그룹명이 아닌 이유가 명쾌하게 다가오네요. 손손손♪
  • 플로렌스 2011/08/05 09:08 #

    저 뮤직비디오 무지 좋아합니다!
  • 너츠 2011/08/05 02:14 #

    그렇고 그런사이 뮤직비디오에서 한명 빼고 멤버 전원이 덤덤한 표정이었던것도 재밌었죠
  • 플로렌스 2011/08/05 09:09 #

    원래는 무표정으로 해야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맨 왼쪽분이 웃음을 참지 못하더군요;;
  • 잿빛늑대 2011/08/05 22:05 #

    TV를 봤네랑 그 때 그 노래에 빠져있습니다. 아 허전해......
  • 플로렌스 2011/08/06 12:48 #

    그때 그 노래 꽤 서정적이면서도 좋더군요.
  • shaind 2011/08/05 23:40 #

    전 마냥 걷는다의 반음계를 적절하게 사용한 멜로디 라인이 너무 좋더군요.
  • 플로렌스 2011/08/06 12:50 #

    '마냥 걷는다'...1집의 '오늘도 무사히'처럼 독특한 멜로디 진행이 좋지요.
  • 코코노에 2011/08/06 09:49 #

    시아양이 좋아하는게 장기하였던가요 ;
  • 플로렌스 2011/08/06 12:50 #

    신나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그 손 뮤직비디오 때문에 특히나 좋아하는 듯 싶더군요.
  • eclair 2011/08/07 00:52 #

    이렇게 앨범이 이어지는 스타일 너무 좋아요!ㅎㅎ
  • 플로렌스 2011/08/07 08:31 #

    정말 좋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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