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FANTASY VI Original Sound Version (1994) 뮤직머신

FINAL FANTASY VI Original Sound Version
(우에마츠 노부오(植松伸夫) 작곡, 1994)

파이널판타지5를 통해 FF의 세계에 푹 빠져버린 뒤, 다른 FF 팬들과 마찬가지로 나역시 FF6의 발매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게임잡지에서 조금씩 공개되는 FF6에 대한 정보는 기대치를 계속 높여줘만 갔다. 다만 마대전 이후 마법이 사라졌고 기계가 중심인 세계라는 설정은 뭔가 판타지스럽지 않다고 느껴져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이는 FF7 때 극대화) 하지만 어쨌거나 마석을 통해 마법을 쓸 수 있고, 소환수도 나오니 안심.

그리고 드디어 발매일. 용산전자상가에서 FF6의 오프닝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눈길의 걸어가는 3대의 마도아머의 뒷모습을 보여주며 흐르는 오프닝 음악은 어두운 분위기지만 뭔가 멋지고 영화음악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발매 직후의 FF6는 너무나 비싸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정기적으로 용산전자상가에 가서 하염없이 FF6만을 바라봤다. 전투음악이 FF5와 비슷하면서도 뭔가 기계적인 느낌이 났다. FF5의 밝은 분위기의 관악기, 현악기 구성을 가장 좋아하지만 FF6의 기계적 사운드도 멋져서 마음에 들었다.

어느날 기회는 찾아왔다. 친구 중 하나가 수퍼패미콤을 처분하며 팩을 싸게 내놓은 것이다. 그 중 '로맨싱사가2'가 있었고 FF6 발매 직전까진 최고의 인기 게임이었다. 발매된지도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고 시가도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이걸 구입 후 약간의 돈을 보태 FF6를 구입할 수 있었다. 그때문에 로맨싱사가2는 꽤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그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는데 언제 기회되면 다시 해야지...하며 20년이 흘렀다.

어쨌거나 FF6를 구입한 나는 그날로 FF6 삼매경에 빠졌다. 오프닝곡이자 필드음악인 티나의 테마는 어두우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멋진 곡이었고, 각 캐릭터별로 해당 캐릭터의 테마곡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주옥같은 곡들이었다. 엔딩곡은 FF6의 다양한 테마곡들이 섞여있는 형태였는데, 각 캐릭터의 에필로그가 지나갈 때마다 해당 캐릭터의 테마곡이 나오는 것 또한 묘한 감흥을 줬다. 

무엇보다 FF6의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세리스의 오페라. 보컬곡을 넣기가 힘들었던 16비트 게임팩 규격상 오페라 연출은 상당히 무리수가 있었지만 놀랍게도 SFC 음원의 특성을 백분 발휘하여 사람 목소리로 '아~' 하는 느낌이 나게끔 만들었다. 남성보컬, 여성보컬까지 확실히 나눠서. 음원으로만 그렇게 보컬곡 비슷한 분위기가 나게끔 한 연출이 얼마나 놀라웠던지. 또한 전사 이미지가 강했던 세리스의 여성스러움이 돋보여 나름 인상깊었던 씬. 올토로스의 등장 역시 재미있었다.

초반에 나오는 마열차의 테마곡은 음산한 분위기 만점으로 '마'스러움 가득에 음악 자체에 기차가 덜컹 거리며 지나가는 것 같은 박자를 넣어 '열차' 느낌이 물씬, 그야말로 '마열차'에 어울리는 테마를 제대로 만들었고, 갈 때까지 가버린 슬램마을인 '조조마을' 역시 그런 분위기에 걸맞는 테마곡이 흘러나온다. 게임 전반에 걸쳐 해당 장소, 해당 장면에 너무나 완벽하게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에 음악만 들어도 아! 이 음악은...하고 해당 장소, 해당 장면이 떠오른다. 이런 것이 제대로 OST를 만드는 법이 아닐까.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사용되는 음악의 종류가 늘어났고 그에 따라 OSV의 볼륨도 커져만 갔다. FF4가 1장, FF5가 2장, 그리고 이 FF6는 3장의 CD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작인 FF7은 4장의 CD로 구성되어 있다.) 파이널판타지6는 우에마츠 노부오가 최고였던 시절에 나왔던 명작이다. (FF3, FF5, FF6 역시 마찬가지) 16비트 게임기 음원으로 만든 것치고는 참으로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고 그런 것들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음반이다.

당시 나는 FF6 OSV와 FF6 싱글음반을, 동생은 어레인지 음반인 FF6 그랜드 피날레를 구입했다. 파이널판타지6의 추억과 함께 하는 소중한 음반. 16비트 게임기로 이런 효과의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극한까지 보여준 명반이다.


덧글

  • 2011/11/16 09: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플로렌스 2011/11/16 09:30 #

    FF5의 음악을 가장 좋아하긴 하는데, FF6는 정말 수퍼패미콤 음원의 한계를 극한까지 끌어올려 만든 티가 팍팍 나서 좋았습니다.
  • misumaru 2011/11/16 11:48 #

    FF6를 발매되자마자 13만원;; 에 주고 산 기억이 떠오르네요.
    오랜만에 FF 음악이 듣고 싶어졌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
  • 플로렌스 2011/11/16 13:15 #

    헉 발매되자마자 사셨군요;;; 전 용산가서 가게 앞에 틀어놓은 FF6 오프닝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오곤 했지요;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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