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FANTASY VII Original Sound Track (1997) 뮤직머신

FINAL FANTASY VII Original Sound Track
(우에마츠 노부오(植松伸夫) 작곡, 1997)

수퍼패미콤의 말기, 차세대 32비트 게임기의 전쟁이 벌어졌다. 3DO, PC-FX, 닌텐도64, 세가새턴, 플레이스테이션...변화의 핵심은 3D 그래픽의 지원이었다. 특정 회사나 게임기 성능과는 상관없이, 난 파이널판타지7의 발매에만 주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닌텐도 게임기로만 나오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결국 닌텐도를 떠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3D게임 시대의 시작답게 FF7은 3D게임으로 나오게 되었다. 초창기 3D게임은 폴리곤이 큼직큼직하고 각이져서 조악하기 그지없었고 차라리 도트노가다로 만든 2D쪽이 훨씬 그래픽이 좋아보이고 미려했다. FF7 역시 초창기 작품이다보니 동영상을 제외하곤 그래픽이 둔탁했고, 캐릭터들은 전부 팔뚝이 머리만큼 큰 각진 뽀빠이들이었다.

무엇보다 캐릭터 일러스트를 더이상 아마노 요시타카 화백이 담당하지 않고 노무라 테츠야가 담당. 아마노 화백은 로고 디자인과 이미지 일러스트만 담당했다. 노무라 테츠야는 FF4 디버거(;)로 시작하여 5에서 몬스터 그래픽이나 배경 그래픽에 참여. FF6의 SD캐릭터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사람이었는데 FF7에선 뜬금없이 메인 캐릭터 일러스트로 등장했으니 그 이질감이란. 캐릭터의 복장이나 스타일이 현대풍인 것은 물론 흔한 만화 캐릭터 같은 이미지였기 때문에 참 맘에 안들었다. FF7 당시의 캐릭터 일러스트를 보면 지금의 노무라 그림처럼 미려하지도 않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지만 FF7을 해본 사람은 하나같이 재밌다고 하길래 해보고픈 마음만은 강했다. 다만 역시나 돈이 문제. FF7 자체도 비쌌지만 새로운 게임기를 구입하는 것은 꽤나 금전적 부담이 컸다. 또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리고 새것인 상태 그대로 보관하고 있던 수퍼패미콤 팩 열몇개를 처분했다. 헐값에 수퍼패미콤팩을 매입하는 게임샵 사장은 팩들을 이렇게까지 새것같은 상태로 보관한게 놀랍다고 말하면서, 수퍼패미콤의 시대는 이미 끝나서 좋은 값에 매입은 불가하니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자리에서 바로 플레이스테이션과 FF7을 구입하여 돌아왔다.

처음엔 모든게 마음에 안들었다. 어두침침한 분위기, 뽀빠이같은 팔뚝의 각진 캐릭터들, 지극히 기계적인 배경, FF 특유의 인트로가 사라진 전투음악 등등...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해소된 것은 오토바이를 타고 필드로 뛰쳐나온 순간이었다. 뻥 뚫린 녹색의 광활한 대지를 보는 순간, 그리고 듣기 좋은 FF7의 메인테마가 필드음악으로 흘러나올 때 아, 역시 이래야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이 진행되며 마테리어가 모여 마법도 쓰고 소환수도 쓰고 초코보도 타고, 육성하기도 하고. 그리고 비공정까지! 많은 변화가 있긴 했지만 FF스러운 재미는 여전했다.

그리고 어느새 FF7에 푹 빠졌고 FF7의 OST도 구입하게 되었다. CD는 무려 4장으로 구성. 볼륨이 어마어마하다. FF4가 1장, FF5가 2장, FF6가 3장이었음을 감안하면 FF7은 4장이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예상대로였다. 다만 기존 FF 음반처럼 모든 곡이 듣기 좋지는 않다는 것이 단점.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OST는 FF6까지만해도 Original Sound Version이라고 표기되었다. 그런데 FF7부터는 Original Sound Track으로 변경. 기존 FF 시리즈는 음원이 실제 악기에 비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반드시 어레인지 음반을 발매했으며 그것과 비교해서 게임 원음을 사용한 음반은 '오리지널 사운드 버전'임을 강조했는데 FF7부터는 실제 악기(컴퓨터를 사용한 악기건)와 음원이 별 차이 없어짐에 따라 명칭의 변경 또한 이루어진 듯 싶다.

대신 OST의 곡 중 베스트를 선별 후 어레인지가 가해진 3개의 트랙을 포함한 일종의 베스트+어레인지 음반인 'FF7 리유니온 트랙'이라는 앨범을 내긴 했다. 음반의 베스트는 역시 FF7의 메인테마, 에어리스의 테마, 세피로스의 테마. 이 셋은 '리유니온 트랙'에 어레인지 버전으로 만들어져 수록되었다. FF7 OST가 볼륨은 크지만 그 모든 트랙이 다 베스트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베스트반을 내는 것이 어찌보면 나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달랑 3곡의 어레인지 곡 때문에 나머지 트랙은 기존 OST에 있던 것과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다시 사야한다는 것은 꽤 불만이었다.

FF7 OST는 역시나 파이널판타지7의 추억으로 가득한 앨범이지만 기존 FF OSV처럼 전 트랙을 감상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었다. 역시 베스트반인 FF7 리유니온 트랙 쪽을 즐겨들었다. 우에마츠 노부오의 작곡력이 한풀 꺾이기 시작한 시점이 FF7부터가 아닐런지...


덧글

  • TATSULAN 2011/11/17 15:24 #

    FF7을 Pc버전으로 하려고 컴퓨터를 공부했었죠, 부두밴시라던가 부두밴시라던가 :)

    당시에 Ff7 이랑 3D 그래픽 카드를 패키지로 파는 매장도 많았는데...

    아무튼 삼성은 좀 맞아야 쌈(....)

    여담입니다만, 제가 지금까지도 대검캐릭터를 좋아하게 된 게 이 파판7 이었죠 :)
  • 플로렌스 2011/11/17 23:51 #

    헉 공부까지;; 파판7의 대검은 캐릭터 디자인시 베르세르크에서 따왔다고 어디서 봤던 기억이...
  • 호반새 2011/11/17 15:26 #

    반가운 OST네요! 예전 집에 소장하고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내다 버리셔서 피눈물을 나게 한...그당시로서는 충격적인 그래픽, CD4 장이라는 엄청난 용량, 초코보 기르기와 마테리아 수집, 각종 미니게임에 반전 돋는 스토리로 오랫동안 플레이를 하게 만든 게임이었지요. 물론 크리스탈과 잡 체인지에 익숙했던 시스템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 충격을 주는 면이 없지 않았지만요. OST도 참 좋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까지도 벨소리가 파판 7 전투 승리음악이고, 알람은 에어리스 테마를 들으면서 일어나고 있어요. 그만큼 OST의 완성도는 발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추신: 오랜만에 덧글 남기네요. 그간 무심했던 듯 해서 죄송합니다. 트위터나 블로그 글은 언제나 잘 챙겨보고 있지만, 자주 코멘트 드리지를 못했네요.
  • 플로렌스 2011/11/17 23:53 #

    헉 버리시다니;;; 정말 피눈물 났을 듯;; 뭐 덧글이야 남기고 싶으면 남기는 것, 죄송할 일은;;; (^.^);;
  • 2011/11/17 15:3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플로렌스 2011/11/17 23:53 #

    인트로가 너무 긴 느낌이었지요; 이미지 일러스트로나마 아직 계속 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 로오나 2011/11/17 15:39 #

    FF7 OST는 저도 샀었습니다. 근데 역시 OST 중에서 듣는 곡은 딱 정해져 있었고 전체를 듣는 일은... 진짜 거의 없었던 것 같군요. 개인적으론 사고 후회했던 음반;

    파판5, 6, 7은 저한테 첫만남부터 여러모로 충격을 줬던 시리즈인데

    5의 경우는 운석 타고 날아오는 부분의 확대축소회전이 깜놀이었고.

    6의 경우는 초반 오프닝을 학교 다녀오는 길에 있는 게임 센터에서 틀어줬을 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멈춰서 바라볼 정도였고.

    7의 경우는 초반에 게임 켜고 에어리스 나오고 미드갈 전체를 비춰주면서 로고가 비춰지고, 마열차가 달리는 동안엔 정말 쇼킹해서 보고 있었죠. 물론 나무토막 클라우드가 나오는 순간부터 마법은 깨지고 시간은 흐르기 시작했지만.(...)

    어쨌든 7은 굉장히 좋아하지만 OST는 사고 후회.(...)
  • 플로렌스 2011/11/17 23:54 #

    여러모로 동감~ (T_T);
  • 나이브스 2011/11/17 16:06 #

    파판7... 그러고 보니 발매년도도 97년...
  • 플로렌스 2011/11/17 23:54 #

    벌써 14년전...
  • 알트아이젠 2011/11/18 00:10 #

    음, 취향차때문인지 몰라도 아마노 요시타카님의 그림은 분명히 멋진데도 특유의 귀기어림때문에 묘하게 범접(?)하기 어려워서, 노무라 테츠야님의 현대적인 그림이 더 낫더군요.

    그나저나 묘하게 파판이나 드퀘같은 일본 RPG에는 영 인연이 없습니다. @_@;;
  • 플로렌스 2011/11/18 00:36 #

    아마노 요시타카 화백 그림은 만화나 게임 일러스트라기보단 순수 미술쪽에 가까운 느낌인지라...그런 그림이라도 파이널판타지의 역사와 함께 해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평범한 일본 만화 그림체로 바뀌었을 때의 실망감은 꽤 컸지요. FF7 당시만해도 노무라의 그림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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