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드걸스 4집 - Sixth Sense (2011.9.23) 뮤직머신

BROWN EYED GIRLS - SIXTH SENSE (2011.9.23)

브라운아이드걸스, 통칭 브아걸의 4집 정규앨범.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처음 나왔을 때엔 브라운아이즈의 여성 버전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허니패밀리에서 활약하던 여성랩퍼 미료가 멤버 중에 하나라고 하고, 보컬실력은 꽤 있는 여성그룹인데 노래가 확 귀에 끌리는 곡이 없었던 그룹.

그렇게 관심없이 지나치다가 처음으로 브아걸의 곡 이름을 기억했던 것은 2008년 EP였던 'My Style'이란 곡이었다. 그리고 확실하게 인식한 것은 역시 2009년의 '아브라카타브라'. 노래도 춤도 퍼포먼스도 다 독보적이었고 꽤 마음에 든 곡이었다. 이후 부채 들고 춤추던 'Sign'이란 곡이 기억에 남고, 2010년에는 나르샤가 불렀던 '삐리빠빠'가 기억에 남는다. 곡은 전혀 취향은 아닌데 길거리를 다닐 때 '틱티긱 틱티긱'하는 반주가 계속 반복해서 들려서 잊을 수 없던 곡이었다.

그리고 2011년, 브아걸의 정규 4집 앨범인 'Sixth Sense'가 나왔다. 컨셉은 'Show'라고 한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

1. Swing it Shorty (intro) (전자맨/이민수 작곡)
2. Sixth Sense (김이나 작사, 이민수 작곡)
3. Hotshot (김이나 작사, 이민수 작곡)
4. La Boheme (D'DAY 작사, 윤일상 작곡)
5. 불편한 진실 (제아/김이나 작사, 제아,KZ 작곡)
6. Lovemotion (김이나 작사, east4A 작곡)
7. Countdown (interlude) (D'DAY/김이나 작사, KZ 작곡)
8. Vendatta (김이나 작사, KZ 작곡)
9. Sixth Sense (inst.) (이민수 작곡)

첫번째 트랙 인트로인 'Swing It Shorty'는 제목대로 짤막한 스윙풍 연주곡. 재지한 곡 구성이 맘에 든다. 현재는 댄스그룹으로의 이미지가 강해진 브아걸에 이런 인트로는 어떨까 싶긴 한데 의외로 앨범 전체에 걸쳐 재즈풍 악기가 많이 사용되어 그에 어울리는 인트로인 듯 싶다. 옛날 스파이영화, 007류의 첩보영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연주곡인데 마무리까지 제대로 정번이다.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카우보이비밥이나 R.O.D의 오프닝을 떠올리면 될 듯.

두번째 트랙은 앨범의 타이틀명이자 타이틀곡인 'Sixth Sense'. 아이유, 써니힐 등으로 익숙한 김이나(작사), 이민수(작곡) 콤비의 트랙. 홍보문구에서는 '랩소디풍 하이브리드 소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첼로 연주가 인상적이고 브라스 연주의 뒷받침. 묘하게 클래식하면서도 재지하기도 한 것이 독특한 분위기의 곡이다. 타이틀답게 귀에 쏙 들어오면서도 다분히 실험적인 구성이 맘에 든다. 고양이 소리 내는거나 후반 높은 음으로 내지르는 부분이 재미있다. 뮤직비디오나 안무의 퍼포먼스 또한 브아걸다워 마음에 들었던 곡. 후렴구의 채찍 휘두르는 듯한 안무를 할 때 가사가 '하~'인줄 알았는데 가사집을 보니 'Pop'이었다.

3번 트랙은 앨범 공개에 앞서 먼저 공개되었던 'Hotshot'. 역시 브라스와 퍼쿠션이 재지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라틴음악 같은 분위기도 풍기는 곡. 비교적 부담없이 들을만한 곡이다. 4번 트랙 'La Boheme’은 앞의 곡들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알고보니 윤일상 작곡의 곡. 미국 팝스러운 곡이다.

5번 트랙 '불편한 진실'은 단조풍의 발라드로 앨범 수록곡 중 가장 귀에 쏙쏙 잘 들어오는 곡이다. 브아걸의 리더인 제아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고 한다. 멜로디가 뚜렷한 것이 마음에 든다. 반도네온 연주가 집시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 반도네온 덕분에 슬쩍 쓸쓸한 분위기가 듣기에 좋은 곡. 6번 트랙 ‘Lovemotion’은 짠짠거리며 반복되는 박자와 심플한 반주에 맞춰 진행되는 곡인데 심플한 반주에 비해 보컬중심으로 멜로디를 이끌어간다. 귀에 쏙 들어오지는 않는다.

7번 트랙은 interlude(간주곡)인 ‘Countdown’. 브라운아이드걸스 자신을 소개하는 형식의 곡으로, 콘서트 등에서 브아걸 등장시 인트로로 쓰기에 적합할 듯한 곡이다. 8번 트랙 ‘Vendetta’는 제목만 보고 미국 코믹스이자 영화인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가 떠올랐는데 안그래도 거기에서 따왔다고 한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현 정부로부터 어떤 짓을 당할지 몰라서 그런지 가사가 다분히 중의적이다. 곡은 몇단계에 걸쳐 다양한 스타일로 변화를 하는데 후반의 경우엔 보컬 후 같은 멜로디를 연주가 다시 한번 반복하는 것으로 관객들이 해당 멜로디를 따라하게끔 의도한 듯한 느낌. 다분히 콘서트용에서 활용하기 좋게 만든 것 같다. 역시 브라스가 중심이 된다.

9번 트랙은 타이틀인 'Sixth Sense'의 MR. 보컬이 빠지니 심심한 것이 브아걸의 보컬 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 통상 걸그룹 MR은 MR 자체에 코러스까지 다 삽입해서 라이브시 극히 일부만 부르면 되게끔 만들어놓던데 이건 정말 연주만 들어있고 게다가 심플해서 보컬들이 많은 부분을 채워넣어야 한다.


'Show'라는 앨범 컨셉에 맞게 곡이 전체적으로 뮤지컬이나 콘서트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의 곡이 많다. 첫번째 트랙은 재즈 공연처럼 시작해서 타이틀곡인 Sixth Sense, Hotshot 등에 브라스 밴드인 JHG(트럼본 정중화, 트럼펫 장성민, 알토 색소폰 임민택)가 세션으로 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Countdown과 Vendatta에는 브라스밴드인 커먼그라운드가 참여했다. 앨범 전체가 빰빰거리는 브라스밴드의 연주로 가득. 다른 걸그룹에서는 볼 수 없는 곡구성이 재미있다.

그런데 걸그룹이라고 해도 애초에 태생이 보컬을 내세우는 그룹이었고, 멤버들 대부분이 30을 훌쩍 넘긴 나이다보니 걸그룹이라는 말이 살짝 민망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긴 하지만...그룹명이 브라운아이드'걸스'인데다가. 춤 잘추고 예쁘장하고 아직 파릇파릇 어린 걸그룹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잘 자리잡고 있는 것이 멋진 것 같다. 일관성 없고 그룹의 색깔이 뚜렷하지 않다는 평도 있지만, 단순히 노래잘하는 여성보컬그룹보다는 실험적인 음악과 강한 퍼포먼스를 시도하는 것이 역시 좋은 듯 싶다. '멋진 언니들'의 이미지가 강한 그룹이다.


음반 패키지. 로엔에서 나오는 음반은 항상 이렇게 쓸데없이 크다.
뭔가 큼직해서 만족감은 있지만 CD장에 꽂아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

펼치면 이런 상태.

브아걸 멤버들 싸인 (원래 쓰여있지는 않음)

브아걸 멤버들 싸인 (원래 쓰여있지는 않음)

한번 더 펼치면 이런 상태. 정말 부피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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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세리나 2011/12/08 04:06 #

    저도 불편한 진실이 제일 귀에 잘 들어오더라구요.. 그 쓸쓸한 느낌..
  • 플로렌스 2011/12/08 09:47 #

    반도네온 연주 좋아하는데 그게 들어간 것이 참 맘에 들더군요.
  • 일후 2011/12/08 06:09 #

    클렌징크림은 싱글이라서 트랙에 포함이 안 되었네요. 개인적으로도 몇 안되는 실력파라고 생각하는 여성그룹입니다.^^
  • 플로렌스 2011/12/08 09:48 #

    저는 클렌징크림도 앨범에 들어있을줄 알았는데 설마 저 앨범 전체에서 식스센스 하나만 하고 후속곡은 별도 싱글로 할 줄은...댄스 퍼포먼스가 하도 강해서 원래 보컬중심의 그룹이란 것이 많이 잊혀졌지요.
  • 충격 2011/12/08 17:34 #

    - 아이유 REAL+ 때도 덧글 달았었는데, 내가넷 마케팅 스타일이 원래 이렇습니다.
    지금 아이유 담당하고 있는 스태프들이 원래 예전부터 담당하던 팀이 브아걸인데...
    하는 짓이야 뭐 뻔하죠... 이쪽에서 나오면 초기부터 미리 예상을 해 둬야 해요(...)

    - 나중에 출시한 리패키지 음반에 들어있기는 합니다.
    다만 온리 한정판만 있는 음반이라 할인 적용 실판매가가 34200원...
  • 플로렌스 2011/12/08 17:53 #

    팬이라도 욕하면서 살 것 같은 판매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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