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갖고 싶게 하는 영화, '하늘이 보내준 딸 (God's Own Child, 2010)' 영화감상

하늘이 보내준 딸 (God's Own Child, 2010)
비제이 감독, 치얀 비크람(크리쉬나), 사라 아준(닐라), 아누쉬카 쉐티(아누) 주연


인도어로 '아빠'와 '엄마'를 뭐라고 할까?

정답은 '아빠'와 '엄마'다. 농담이 아니라 한국어랑 발음이 완전히 똑같다. 이 영화에서는 너무나 귀여운 여자아이가 '아빠 아빠'하면서 말하는 것을 실컷 들을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인도영화가 주목받고 있다. '세 얼간이', '내 이름은 칸' 같은 대작이나 '로봇'처럼 B급 영화의 최고봉 수준의 작품까지. 이 '하늘이 보내준 딸' 또한 인도영화다. 인도판 '아이엠 샘'이라고 하는데 아버지와 딸의 눈물겨운 이야기라나. 하지만 인도 특유의 조금 과장되고 코믹한, 긍정적인 느낌이 가득한 영화이니 최루성 영화라고 오해하지는 않기를.

장르 또한 가족영화처럼 보이긴 하지만 기본 내용은 '법정 드라마'다. '법정 드라마' 하면 딱딱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고 코믹하고 가볍게 진행된다. 영화적 과장도 있겠지만 인도의 법정은 어지간히도 어수선한 듯 싶다. 웃음과 눈물과 감동과 여운이 다함께 공존하는 영화이므로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지체장애를 가진 아빠 '크리쉬나'와 어린 딸 '닐라'. 원래 자원봉사자였던 어머니는 닐라를 낳고 숨진다. 크리쉬나는 시골의 지체장애인들을 고용하는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고 있고, 따뜻한 주변 이웃들의 도움으로 닐라를 훌륭하게 키워낸다. 드디어 5살이 되어 사립학교(의 유치원부)에 들어가게 된 닐라. 하지만 그 재단 이사는 닐라 어머니의 아버지였고, 숨진 딸이 남긴 유일한 혈육 닐라를 데려가버린다. 크리쉬나가 닐라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초보 변호사 아누가 그 사정을 알고 닐라를 되찾아주려고 한다. 하지만 재단 이사는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자로 만들어 패소하게 만든다는 최강의 변호사로 막아서는데...

이런식으로 전개되어 법정에서 사투를 벌이며 거짓말도 하고, 스파이도 쓰고, 뇌물도 주고, 배신당하기도 하고 필사적으로 강력한 상대편 변호사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기본이 된다. 하지만 법정승부 이전에 크리쉬나가 닐라와 보내온 시간들 또한 이야기거리가 된다.



인도 특유의 정서, 처음엔 낯설지만 근본은 같은...

인도영화는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수시로 뮤지컬이 나오는 것이 특징인데, 이 작품 또한 초반에 몇곡의 노래가 들어가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초반에만 들어가있고 중후반엔 전혀 나오질 않으니 뮤지컬에 거부감을 갖고 있거나, 인도영화 특유의 그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틈틈히 코믹한 장면도 들어가있는데, 사실 요즘 한국 기준으로 보기엔 많이 유치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느낌이냐하면 80~90년대 홍콩영화, 특히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에서 익숙한 코믹함이랄까. '로봇'도 그렇지만 인도영화는 홍콩영화와 닮은 부분이 많다. 사람들의 말투, 억양이나 대화 패턴, 웃음의 패턴이 비슷하다. 홍콩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장면들이 익숙하겠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유치한 개그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을 보면 무거운 내용에 틈틈히 허무맹랑한 개그를 넣어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깰 때가 많다.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라는 느낌이 들게 해서 지나치게 작품에 몰입해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함일까. '하늘이 보내준 딸'에 나오는 개그 역시 전체적으로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틈틈히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좀 촌스럽긴 하지만 나쁘진 않다.

뭔가 좀 어설프고 촌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내용은 참 좋다. 들어간 학교의 이사장이 알고보니 닐라 엄마의 아버지였다는 설정은 좀 급작스럽긴해도, 지체장애인 아빠와 결혼한 여자란 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부분이므로 필요한 부분이다. 기승전결도 괜찮고 틈틈히 있는 약간의 반전들도 좋다. 초반에 나왔던 아빠와 딸이 지내온 나날들에서 본 장면들이 복선으로 남아 중후반에 같은 행동패턴으로 다시금 연결되는 장면들도 좋다. 정서가 조금 다르지만 결국 본질은 같다고 느껴지는, 마음에 남는 것이 많은 영화다. 그냥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재미있는 영화'로써도 충분.



무엇보다 딸이 너무 귀엽다.

'닐라'의 배우는 사라 아준이라는 인도 아역배우인데 연기도 일품이지만 그 존재 자체가 귀엽고 예쁨 그 자체다. 닐라의 귀여운 행동 하나하나에 관객들이 탄성을 지르며 귀여워하고, 아빠와 보여주는 안타까운 장면 하나하나에 관객들이 눈물을 닦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 관객들이 하나같이 닐라의 귀여움을 찬양하였다. 걔중에 아직 젊어보이는 남자애들이 자기들도 저런 귀여운 딸을 갖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영화는 무겁고 슬플 수 있는 내용을 인도 특유의 긍정적 느낌으로 진행된다.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작품 자체의 내용도 좋지만 '닐라'의 배우 '사라 아준'을 보는 즐거움만으로도 충분한 좋은 작품이다.

(2012.4.16 20:00 대한극장 관람)


'닐라'의 배역을 담당한 '사라 아준(Sara Arjun)'. (출처는 hotactresspicture.com)
인도에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여자아이가 있다니!!!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핑백

덧글

  • bono 2012/04/17 13:22 #

    영화 소개프로그램에서 본 그 영화군요
    아 근데 정말 실제로 저런 일이 있으면 답답할듯 마음으로는 아버지한테 딸이 가는게 맞는데 현실적으로 자라다보면 아버지는 이런저런 문제에 부딪힐테니까요..
  • 플로렌스 2012/04/17 14:35 #

    그런 점이 또한 영화의 중요한 반전포인트로 남아 깊은 여운을 주더군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 로오나 2012/04/17 17:33 #


    시놉시스를 보면 아이엠 샘이 생각나는데 딸이 참 귀엽군요.

  • 플로렌스 2012/04/17 18:12 #

    안그래도 인도판 아이엠 샘이라고 하더군요. 저작권 사서 어레인지한 것인지도...
  • winbee 2012/04/17 17:57 #


    베르단디도 인도계..

    ...어?;

  • 플로렌스 2012/04/17 18:13 #

    초반엔 정말 인도여인이었지요;; 이마의 여신문장은 놀라면 커진다는 설정이 어느새 사라지고...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Twitter

위드블로그 베스트 리뷰어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