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다크판타지의 부활,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영화감상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팀 버튼 감독, 조니 뎁/에바 그린/미쉘 파이퍼 주연


여태까지 나는 팀 버튼의 영화를 꼬박 봐왔다. 배트맨 1,2 같은 히어로물부터 시작해서 크리스마스의 악몽와 시체신부 같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가위손 같은 기묘한 판타지, 스위니토드 같은 뮤지컬 등등. 팀 버튼 특유의 컴컴한 분위기와 독특한 색감 속에서 보여주는 암울하면서도 때로는 웃기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판타지는 그야말로 취향직격이었다.

팀 버튼과 조니 뎁. 감독과 배우로서 이런 찰떡 궁합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 가위손, 에드 우드우드, 스위니토드,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팀 버튼 영화에 꼬박 주연으로 출연하며 팀 버튼 특유의 다크판타지 속에서 그런 세계관에 걸맞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줘왔던 조니 뎁. 그리고 이번 팀 버튼과 조니 뎁 콤비의 최신 영화는 '다크 섀도우'다. (쉐도우라고 안쓰고 섀도우라고 쓴 것이 인상적이다.)

영화 제목부터 '다크'스럽다. 검은 복장에 하얀 얼굴 화장, 눈 주변의 스모키 화장, 검은 옛날 영국식 정장...모습부터 다크함이 풀풀 풍기는 이번 주인공, 가위손이나 스위니토드가 떠오르는, 조니 뎁이 이번에 맡은 바나바스 콜린스란 이름의 주인공은 그 정체가 '벰파이어'다. 팀 버튼과 조니 뎁이란 이름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벰파이어물라니!


공개된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18세기, 정확히는 1754년대에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부자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은 자신의 하녀인 안젤리크(에바 그린)를 성욕에 눈이 멀어 건드렸지만 곧 실제로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 차버린다. 문제는 안젤리크가 마녀였다는 것. 안젤리크는 콜린스 가문을 저주하며 바나바스의 부모님들을 죽이고, 바나바스가 사랑하던 여자도 자살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따라 자살하려던 바나바스는 벰파이어로 만들어 평생 죽을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래도 바나바스가 가질 수 없는 남자라는 것을 깨달은 마녀 안젤리크는 마을 사람을 선동하여 바나바스를 강철관에 가둬 생매장시켜버린다. 그리고 약 200년 후에 공사현장에서 바나바스의 관이 발굴되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여기까진 영화 도입부에 나레이션과 함께 합축된 영상으로 보여준다)

바나바스가 관 밖으로 나오게 된 시대는 1972년. 영화에선 현재지만 실제로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년전이다.

이 '다크섀도우'란 작품 자체가 미국에서 1966년부터 1971년까지 방영된 인기 드라마가 원작이라고 하는데, 그 시절을 다분히 의식하고 만들어서 곳곳에서 1970년대의 문화가 보인다. 그 시기의 자동차들, 베트남 전쟁 이야기와 히피문화, T-REX와 카펜터즈, 앨리스 쿠퍼의 음악. 특히 앨리스 쿠퍼가 진짜로 직접 출연해서 노래하는 것에는 감동!!


배우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팀 버튼 영화의 메인인 조니 뎁이 주인공인 바나바스로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팀 버튼의 부인인 헬레나 본햄 카터가 정신과 의사로 나오는 것까지도 당연하다. 헬레나 역시 팀 버튼 영화에 거의 꼬박 출연해왔으니까. 팀 버튼과 상관없는 해리포터의 벨라트릭스 역으로 특히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문제는 바나바스를 열렬히 사랑하고 괴롭혀온 마녀 안젤리크의 배역이 에바 그린. 주연으로 이 여자를 지정한 것이 조니 뎁 본인이었고, 에바 그린과의 열애로 인해 조니 뎁이 이혼까지 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기구한 일인지.

그런데 무엇보다 내 눈을 끈 것은 캐롤린 역의 클로이 모레츠!! 킥 애스의 힛걸이다!! 민디다!! 그 귀엽던 꼬맹이가 16세의 소녀로 나온다. 첫 등장에서부터 기묘하게 몸을 꼬며 아직 어린 애가 묘하게 색기를 내뿜는 것이 인상적. 등장하는 여자 중에서 얘가 가장 예뻤다. '휴고'에서도 주연이더니 여기저기에서 대활약하는 모양. 다크섀도우에서는 조연이지만 계속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마녀의 저주로 벰파이어가 된 주인공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
국내 소개 문구는 '조니 뎁, 200년만에 바람둥이로 깨어나다!'인데 실제로 영화 보면 바람둥이는 아니다.
하녀(실은 마녀)의 유혹에 넘어가서 몸한번 잘못 놀렸다가 끝없는 저주의 나락에 빠진다.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은 바나바스에 대한 복수로 바나바스는 물론
콜린스 가문을 대대로 저주하며 파멸시켜온 마녀 안젤리크(에바 그린).
국내 소개 문구는 '마녀, 바람둥이 조니 뎁을 사랑하다!'인데...
에바 그린 때문에 조니 뎁이 이혼하게 된 것을 풍자한 것이겠지?
영화보면 바나바스가 바람둥이인 것이 아니라
안젤리크가 지독하게도 계획적으로 바나바스를 노려왔다.

사랑하는 연인 바나바스의 앞에서 마녀의 저주로 자살한 조셋 듀프레(벨라 히스코트).
200년 후 빅토리아 윈터스(본명은 매기)라는 조셋과 꼭 닮은 여자가 나타난다.
국내 소개 문구는 '바람둥이 조니 뎁의 유일한 연인 - "영원히 내 곁에 있어줘, 내사랑"'
...'바람 둥이 조니 뎁'은 그만 좀 빼면 좋겠는데.
영화에선 바나바스가 진심으로 사랑한 여자인데 말이지.

현재 콜린스 가문의 당주인 엘리자베스 콜린스 스톤다드(미쉘 파이퍼).
바나바스가 벰파이어라는 것을 숨기고 바나바스와 함께 가문의 부흥에 힘쓴다.
팀버튼의 '배트맨2'에서 섹시한 캣우먼 했던 것이 얻그제 같은데...
국내 소개 문구는 '바람둥이 조니 뎁 가문을 지키는 든든한 후손 - "돌아온 걸 환영해요"'
...그러니까 '바람둥이 조니 뎁'은 그만 좀...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라니깐.
조니뎁이 에바 그린과 바람 피운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에서는 아니니까.

엘리자베스의 딸 캐롤린 스토다드(클로이 모레츠).
힛걸이다!!!!!!! 민디다!!!!!!!!!! 킥애스에서 그 귀엽던 아이가
은근슬쩍 섹시함을 보여주는 소녀로 성장!!
몸을 섹시하게 베베 꼬는 것이나 T-REX의 음악에 맞춰 흐느적 거리는 것 최고!
국내 소개 문구는 '바람둥이 조니 뎁도 포기한 소녀 - "아저씨, 병맛이야"'
영화에선 남들과 벽을 두는 사춘기 소녀 같은 느낌. 특이한 행동으로 꽤 재미를 준다.

엘리자베스의 동생인 로저 콜린스(조니 리 밀러).
권위적이고 그다지 질이 좋지는 않은 남자다. 아들 데이빗에게도 무관심.
바나바스의 숨겨진 보물창고를 찾으려고 한다. 
국내 소개문구는 '바람둥이 조니 뎁이 돈으로 보이는 남자 - "돈은 피보다 진하다"'
그러니까 바람둥이 조니 뎁은 좀 빼주지;; 
이 배우 '드라큐라2000' 주연이었는데...꽤 잘생겼었는데. 세월이란.

로저 콜린스의 아들 데이빗 콜린스(걸리버 맥그레이스).
어릴 적 엄마가 자살한 충격을 받았는데 아직까지도 엄마가 옆에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소개문구는 '바람둥이 조니 뎁을 추종하는 소년 - "저 아저씨 맘에 드는데~"'
추종까지는 아니고 마음에 든다고 말하긴 한다. 바나바스가 로저 콜린스에게
데이빗의 좋은 아빠가 되던지 나가던지 선택하라할 땐 정말이지...
영화에서 바나바스(조니 뎁)는 바람둥이 아니라니깐.

죽은 엄마가 옆에 있다고 주장하는 데이빗의 간병을 위해 콜린스 가문에서 기거하는
정신과 의사 줄리아 호프먼(헬레나 본햄 카터). 팀 버튼의 부인이다보니 그의 영화에 꼬박 출연한다.
팀버튼과는 상관없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벨라트릭스로도 유명하지만...
국내 소개 문구는 '바람둥이 조니 뎁을 찜한 정신과 의사 - "이 집에 정상은 한 명도 없어"'

몰락한 콜린스 가문의 유일한 관리인 윌리 루미스(잭키 얼 헤일리).
바나바스의 최면술에 걸려 시키는대로 움직인다.
국내 소개 문구는 '바람둥이 조니 뎁의 충실한 하인 - "저는 믿으셔도 됩니다"'
나이트메어에서 프레디, 왓치맨에서 로어쉐크 역을 했던 배우.


그밖에 어부들의 대부 '클레니' 역으로 크리스토퍼 리가 잠깐 등장한다. 크리스토퍼 리는 1958년 드라큐라를 시작하여 옛날 호러영화의 주연 배우였고 팀버튼 영화에도 주로 출연했으며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 스타워즈의 듀크백작으로 요즘에도 익숙한 명배우.

배우 중에서 가장 깼던 것은 역시 앨리스 쿠퍼! 1970년대에 한창 인기있던 락 뮤지션인데, 현역으로 영화에 등장해서 열띈 무대를 선보인다. 앨리스 쿠퍼라는 이름 자체가 16세기 마녀 이름에서 따왔다는데 바나바스가 살던 시기와 맞아떨어져 그런 이름을 익숙해하는 것이라던지, 앨리스 쿠퍼가 여자인 줄 안다던지 하는 점이 재미있다.


딱 팀 버튼스러운 어두침침한 화면속에서 암울해보이는 분장을 한 배우들이 암울한 상황 속에서 틈틈히 웃겨주는 기묘한 다크판타지. 다만 팀 버튼의 기존 작품들에 비해서는 좀 딸린다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 진행에 있어 여기저기가 구멍이 뻥뻥. 좀 많이 허술하다. 게다가 후반의 급전개까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마무리가 어설프다고 해야하나. 팀 버튼이란 거장의 영화라고 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다.


그런 불만점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하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므로 아직 이 영화를 안본 사람, 앞으로 볼 사람은 그만 읽기를 바란다.















영화의 도입부의 나레이션과 빠른 장면 전개는 일단 괜찮았다. 여기에서 나오는 많은 장면들이 후에 복선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였으니까. 시작하자마자 배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어린 바나바스를 빤히 쳐다보는 한 소녀. 마녀처럼 보이는 할머니가 그 소녀를 안젤리크라 부른다. 아, 이 소녀는 바나바스란 부잣집 소년을 보고 첫눈에 반했구나.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결국 이 소녀는 콜린스 가문을 따라 미국까지 건너가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바나바스를 꼬셔서 성관계를 가진다. 국내에서 이 다크섀도우를 홍보할 때마다 바나바스(조니 뎁)를 '바람둥이'라고 묘사한다. 사실 영화에서 여자에게 약하긴 하지만 특별히 바람둥이는 아니다. 당시 귀족이 하녀의 몸을 탐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고, 사랑한다고 말해달라는 안젤리크에게 '미안하지만 거짓말은 할 수 없다'라고 확실하게 자신의 마음을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바람둥이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아마 국내에서 다크섀도우 주인공을 '바람둥이'라고 계속 강조하는 것은 유부남인 조니 뎁이 안젤리크 역의 에바 그린과 바람을 피워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된 것을 의식하고 하는 홍보가 아닌가 싶다. 확실히 말하지만 바나바스는 바람둥이 벰파이어는 아니다.

바나바스가 사랑하던 여자 조셋은 결국 안젤리크의 저주를 받아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게 되는데, 200년 후 이 집에 가정교사로 취직한 빅토리아(본명은 매기)는 '그가 온다'고 말하는 조셋의 유령을 본다. (빅토리아와 조셋의 배역은 벨라 히스코트로 동일) 바나바스는 빅토리아가 과거에 사랑하던 여자인 조셋과 똑같음에 놀라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빅토리아는 이후로도 조셋의 유령을 계속 보게 되는데, 후반에 이게 뭔가의 역할을 해줄 것 같았다.

빅토리아는 콜린스 가문에 가정교사로 오게 되는데, 엄마가 자살해서 죽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가 들린다고 주장하는 데이빗 콜린스의 담당으로 온 것이다. 유령이 보이는 빅토리아, 엄마가 아직 있다고 주장하는 데이빗. 이 둘에게는 뭔가의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빅토리아가 처음 왔을 때 정신과 의사가 빅토리아의 얼굴을 보더니 뭔가 숨기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나, 빅토리아가 조셋의 유령을 봐도 놀라지 않는 장면에서 이 여자에겐 뭔가가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긴 하다.

결국 빅토리아 역시 데이빗처럼 유령을 볼 수 있는 여자이긴 한데, 이로 인해 뭔가 해내는 것은 없다. 원래 이름이 매기인데 이름을 빅토리아로 바꾸는 것은 정신병원에서 탈출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나중에 나오긴 한다. 나는 이 이름을 바꾼 것 역시 나중에 큰 힘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애석하게도 그것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질 않는다.

마지막에 빅토리아 역시 안젤리크의 저주로 과거 조셋이 자살한 낭떠러지를 향해 걸어가게 되는데, 조셋과는 달리 바나바스가 절벽에 뛰어내리기 전에 붙잡는다. 나는 여기에서 원래 이름은 매기이기 때문에 저주에 걸리지 않았고, 조셋의 안내로 그곳에 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런 것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빅토리아가 '나는 늙겠고 당신은 영원히 죽지않는다'며 저주가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자살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부분이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

애초에 빅토리아가 바나바스를 갑자기 좋아하게 되는 과정부터 납득이 안간다. 어쩐지 예전부터 알고 있던 것 같다는 말과 무엇이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 얼굴이 동일한 것에서 빅토리아는 조셋의 환생일 것이라는 예측까지는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는 상황 묘사는 없다. 유령의 인도로 거기까지 가긴 했지만 어떻게 마음까지 그렇게 쉽게 동화될 수 있을까.

납득 안가는 상황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마을 사람들 앞에서 안젤리크가 마녀란 것이 밝혀지고 바나바스와의 싸움이 벌어졌을 때, 보안관이 마을 사람들보고 돌아가라고 말하는데 그렇다고 순순히 마을사람들이 돌아가냐? 또 집안에서 바나바스와 안젤리크가 싸우고 집이 활활 불타는 동안 대체 문 밖에서 보안관과 경찰들은 뭐하고 있는건가. 안젤리크가 죽은 뒤에 빅토리아의 자살을 막기 위해 바나바스가 집밖으로 나가지만 대체 집밖의 상황은 어찌된건가. 먼저 나간 콜린스가 사람들은? 곧바로 절벽으로 장면이 전환되는게 너무 급전개스럽다. 집이 활활 불타고 난리인데 대체 마을 사람들과 경찰들은 뭐하고 있나. 콜린스가의 공장이 불타오를 때 바로 소방대원들이 와서 불끄고 있고 마을사람들이 전부 구경하고 있지 않았나. 어째서 콜린스가가 불탈 때 마을 사람들은 구경을 멈추고 순순히 돌아갔고 경찰들은 아무것도 안하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인가. 도무지 상황이 납득이 안간다.

캐롤린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도 납득이 안간다. 후반부에 갑자기 뜬금없이 늑대인간이랜다. 마녀 안젤리크에게 덤비지만 상대가 안된다. 늑대인간이 된 이유는 안젤리크가 어렸을 때 늑대인간에게 물리게끔 조치를 취해서랜다. 데이빗의 엄마가 자살했다는 것에선 바나바스의 연인이었던 조셋이 떠오르며 안젤리크가 데이빗 엄마도 저주를 걸어 죽였다는 것은 짐작 가능하다. 근데 캐롤린은 처음부터 끝까지 복선 없이 있다가 영화 끝에서 갑자기 늑대인간이라는게 너무하지 않나. 물론 안젤리크가 콜린스 집안을 대대로 저주해왔고 유령, 벰파이어, 늑대인간 등등의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현 콜린스 가문의 장인 엘리자베스(미쉘 파이퍼)가 말할 때 벰파이어와 유령은 있으니 늑대인간도 있을 것이란 예측까지도 하려면 할 수 있다. 문에는 'KEEP OUT'이라고 써붙여서 아무도 자기 방에 못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던지,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다던지 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늑대인간까지 예측하긴 애매하다. 캐롤린이 늑대인간이라는 복선은 초반부터 좀 더 명확하게 깔아뒀어야 하지 않나 싶다. 후반 늑대인간 커밍아웃에서 갑자기 급전개스러움은 더해간다.

안젤리크의 죽음은 그 성격으로 보아 납득이 좀 안가긴 하지만 안젤리크가 '내 마음(심장)을 줬다'고 말하고 바나바스가 '넌 심장이 없잖아'라는 말이 복선이 되어주긴 했으니 그러려니 한다. 그렇게 독한 마녀가 몸싸움 좀 벌이고 자포자기했다고 하나 그런 상황에서 결국 자기 심장을 터뜨려서 자살을 택한단 말인가. 캐릭터 성격과 행동이 맞지 않는 최후였던 것 같다.

데이빗 엄마 유령의 등장 역시 납득이 안가고 후반 급전개에 한몫 한다. 데이빗에게만 보이는 유령이 어째서 후반엔 모두에게 보이는건가. 가족들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자기 자식 앞에서만 모습을 드러낸걸까. 또한 유령인데 염동력까지 사용해서 마녀를 날려버린다. 유령은 놀라게 하는 것 말고는 현실세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존재 아닌가.

그냥저냥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이야기 전개, 특히 후반의 급전개는 허술한 부분이 너무 많아 태클 걸고 싶은 부분 투성이이다. 거장 팀 버튼의 이름으로 나온 영화치고는 좀 마무리가 어설프지 않나. 스탭롤 오르기 전에 호러물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다음편 예고 같은 공포 연출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 이전까지의 이야기 마무리가 너무 급작스럽다. 마지막 호러씬은 스탭롤이 다 올라간 뒤에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스탭롤이 다 올라간 뒤에는 다크 섀도우의 각본을 담당했던 댄 커티스를 추모하는 문구가 나온다.)

팀 버튼과 조니 뎁 좋아하고 그 특유의 다크+코메디+판타지 분위기를 좋아하면 한번쯤 볼만하다. 아담스 패밀리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좀 더 암울하고 어두운, 독특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다만 팀 버튼 팬인 경우엔 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원작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후반의 급전개를 보면 TV드라마를 영화화 하기엔 러닝타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냥저냥 재미있게 봤지만 주변사람에게 막 추천하긴 좀 애매하다고나 할까.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 방영했다는 원작은 대체 어떤 이야기들이었는지 궁금해진다. 일단 감독과 배우빨로만 중간까지는 가니 한번쯤 봐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지도. 단, 너무 기대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기대하지 않고 아무생각 없이 보면 생각보다는 괜찮을지도 모른다. (난 팀 버튼 영화를 좋아해서 너무 기대를 했다.)

(2012.5.3, 20:05,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 관람)



덧글

  • 블랙 2012/05/04 08:25 #

    원작은 코메디따위 없는 진지한 뱀파이어 호러물이었습니다.

    속편격으로 나왔던 TV영화 'House of Dark Shadows'를 오래전에 KBS에서 방영했던적은 있었어요. (Youtube에도 영화가 올라와있습니다.)
  • 플로렌스 2012/05/04 09:53 #

    전체적으로 어두운 내용 중에서 간간히 웃겨주는 코메디는 팀버튼 특유의 센스였군요. 국내에서도 방영했었다니...이런류 좋아해서 대부분 놓치지 않고 봤는데 유튜브 찾아봤지만 역시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언제 방영했지;;
  • 블랙 2012/05/04 11:55 #

    네이버 영화에는 '돌아온 드라큐라'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다고 나와있는데 이게 'Dracula A.D. 1972'의 국내 개봉명이랑 똑같아서 그런지 검색으로도 안나오네요.
  • 플로렌스 2012/05/04 17:06 #

    제가 태어나기 전이나 너무 어렸을 때인가보군요; 기억도 안나고 찾아도 안보이고;;
  • 블랙 2012/05/05 06:34 #

    그건 아닌것 같아요. 제기억으로는 적어도 90년대에 방영했던건 확실한데...
  • 플로렌스 2012/05/05 07:53 #

    으음...90년대라면 분명 봤을텐데;; 얼마 안된 방송이 검색이 안된다니 참;;
  • 칼슈레이 2012/05/07 22:49 #

    아마 국내에 방영한건 91년 버전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국내 제목은 모르겠지만 원어 제목 "Dark Shadows"로 91년 리메이크 버전이 있었거든요.
  • 블랙 2012/05/08 07:27 #

    칼슈레이// 아뇨, 영상으로 확인해 봤는데 국내 방영했던건 91년 버전이 아니고 1970년에 나온 'House of Dark Shadows' 입니다. (TV영화인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고 극장영화였군요.)
  • 칼슈레이 2012/05/08 11:41 #

    아... 드라마가 아닌 옛 영화를 방영했었군요... 음... 그 작품을 요번 리뷰를 위해 유투브라는 어둠의 경로로 보기는 했지만 국내 버전이 있다면 다시 제대로 봐보고 싶은걸요 ㅎㅎ
  • Aprk-Zero 2012/05/04 10:12 #

    영화는 잘봤습니다..저도 역시 급전개 스러운 스토리가 별로였더군요...
    개인적으로 남한테 권할 만큼 좋은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하신대로...볼거리와 재미는 있었지만...
  • 플로렌스 2012/05/04 17:07 #

    볼만하긴 했지요. 팀버튼 작품이 이정도 밖에 안된 것이 좀 실망스럽습니다만.
  • 잠본이 2012/05/05 19:04 #

    감상을 들어보니 대략 '찰리와 초콜렛공장' 레벨인가 보군요. 굳이 찾아볼 생각이 안 드는(...)
  • 플로렌스 2012/05/06 00:45 #

    팀버튼이 한물간 것인지...여러모로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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