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일각 베스트 셀렉션 (1994) 뮤직머신

메종일각 베스트 셀렉션 (「めぞん一刻」ベストセレクション, 1994/11/2)

TVA '메종일각'의 베스트 앨범. 메종일각의 오프닝/엔딩은 물론 대표적인 BGM까지 수록된 베스트 앨범이다. 타마키 코지(玉置浩二)가 몸담던 밴드 안전지대(安全地帯), 키스기 타카오(来生たかお), 피카소(PICASSO)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애절한 남자보컬들의 명곡과 스기야마 타카오(杉山卓夫)와 카와이 켄지(川井憲次)가 작곡한 명 BGM이 어우러져 메종일각의 풍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무라시타 코조(村下孝蔵)가 부른 메종일각 마지막 오프닝곡 '히다마리(陽だまり, 양지)'가 빠진 것이 최대 단점.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悲しみよこんにちは (1기 OP, 사이토 유키, 斉藤由貴)
2. 夏の空その2
3. あした晴れるか (1기 ED, 키스기 타카오, 来生たかお)
4. 五代が響子を想う時
5. シ・ネ・マ (2기 ED, 피카소, ピカソ)
6. 秋
7. 予感 (33화 삽입곡, 시마모토 스미, 島本須美/오토나시 쿄코 역)
8. 帰り道
9. ファンタジー (3기 ED, 피카소, ピカソ)
10. 虹
11. 好きさ (2기 OP, 안전지대, 安全地帯)
12. 暁に鐘は鳴る
13. サニー・シャイニー・モーニング (3기 OP, 마츠오 키요노리, 松尾清憲)
14. キッスのある情景
15. サヨナラの素描(デッサン) (4기 ED, 피카소, ピカソ)
16. 夢一夜
17. 窓辺でひとり
18. プロポーズ
19. ビギン・ザ・ナイト (5기 ED, 피카소, ピカソ)
20. イン・ザ・ムーン・ライト
21. 硝子のキッス (극장판 '완결편' 주제가, 히메노기 리카, 姫乃樹リカ)


보컬곡 사이에 BGM에 하나씩 삽입되어 있는 구조로 트랙이 배열되어 있다. 16번 트랙에서 18번 트랙까진 BGM만 배열되어 있다가 마지막 엔딩곡인 Begin the Night 다음 BGM 하나, 극장판이었던 '완결편'의 주제가로 마무리.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지막 오프닝곡이었던 '히다마리(陽だまり)'가 누락되었다는 점이다. 15번 트랙에 엔딩 이전에 하나 넣고, 다음 BGM 하나 넣은 뒤에 4기 ED을 배치하던지 했으면 좋았으련만. 스기야마 타카오(杉山卓夫)와 카와이 켄지(川井憲次)의 명 BGM 중 도저히 뺄 곡이 없었기 때문이려나. '히다마리'는 초기 베스트 앨범에서 누락되었다가 1999년에 발매된 '메종일각 테마송 베스트(めぞん一刻 テーマソングベスト)'라는 보컬 베스트 앨범에서야 수록될 수 있었다.

첫번째 트랙은 메종일각 하면 떠오르는 첫번째 오프닝, '슬픔이여 안녕(悲しみよこんにちは)'부터. 1기 오프닝만큼 기억에 강하게 남는 것이 없다보니 게임 등에도 이 곡이 메인 타이틀로 사용되었다.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 연달아 움직이는 것처럼 만들었던 오프닝이 인상적이었고 참 좋아했다. 메종일각 하면 전체적으로 남성 보컬의 애절한 멜로디의 노래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메종일각이라는 작품 자체가 그렇게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만은 아니었으니까. 어찌보면 이렇게 약간 가벼우면서도 잔잔한 여성보컬곡이 메종일각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메종일각의 보컬곡들은 피카소나 안전지대 같은 애절한 남자보컬곡들이 많은 편. 밴드 연주에 애달픈 남자 목소리. 고다이의 우울한 심정을 대변하면서도 성인취향의 드라마성 강한 스토리가 특징인 메종일각과도 잘 조화를 이룬다. 물론 가벼운 분위기에 개그가 가득한 작품이다보니 이런 노래들만큼 우울한 작품은 전혀 아니지만.

메종일각은 안전지대와 피카소를 위시로 한 80년대 밴드 음악들을 잘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라면 '락 발라드'라고 부를 만한 장르의 곡들이 그것인데, 락밴드 구성이지만 노래는 소프트한, 다분히 JPOP스러운 노래들이 그 특징이다. 타마키 코지가 몸담던 밴드인 안전지대(安全地帯)는 국내에서도 90년대 초중반에 JPOP 듣는 애들로부터 꽤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 유행하던 의류브랜드인 '안전지대'의 힘도 컸다.

90년대 초중반에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던 안전지대(安全地帯)란 브랜드는 모노톤의 색상을 주로 사용하고, 안전지대라는 한문을 큼직하게 강조, 영어로 Safety Zone 등을 추가로 써넣은 형태가 많았다. 90년대 초중반,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신세대'에서 'X세대'까지의 사이. 안전지대(安全地帯)를 비롯 미치코런던, 겐조 등의 브랜드와 카미카제 나시티 등이 유행했고 유나이티드워커스, 겟유즈드, 인터크루, 마우이(MAUI), 보이런던 등의 브랜드도 대유행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브랜드 이야기만 해도 몇 포스팅은 나올 것 같으니 생략하고, 안전지대(安全地帯)란 브랜드는 일본산 브랜드이고 락밴드인 그 안전지대(安全地帯)가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둘의 로고가 다르고, 안전지대란 브랜드는 일본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고, 한국에서만 보였던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국산 브랜드였던 싶다.

어쨌거나 안전지대 의류브랜드와는 상관없이, 타마키 코지는 훌륭한 보컬리스트이고, 안전지대의 노래들은 분명 듣기 좋았다. 안전지대가 부른 2기 오프닝 '好きさ'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감동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에코 가득 들어간 목소리에 멋들어진 연주. 가슴에 쿡쿡 박히는 애절한 멜로디란! 피카소의 노래들과 키스기 타카오의 노래 역시 비슷한 분위기의 곡들로 참 좋아했다. 반도네온 연주가 인상적인 '시.네.마' 역시 이국적이면서도 쓸쓸한 그 분위기가 참 좋았다.


메종일각 오프닝집


메종일각 엔딩집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나는 메종일각을 90년대 500원짜리 해적판 만화책으로 처음 접했고 푹 빠졌다. 최초엔 500원짜리 해적판 만화 '람마1/2'로 타카하시 루미코의 팬이 되었는데 다음 람마'1/3'이나 '람마1/4' 등으로 우르세이야츠라도 모았다. 그 특유의 센스에 반해버려 타카하시 루미코의 만화는 모조리 구입을 했고 괴상한 일본만화 모음책에 '1파운드의 복음'이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딱 한편 수록된 것도 단지 타카하시 루미코의 만화가 하나 들어있다는 것만으로도 구입하기도 했다. 제삼미디어에서 나온 '인어의 숲'이나 '인어의 상처', '타카하시 루미코 단편집 1,2'도 모조리 구입했다.

그리고 타카하시 루미코 장편 중에서는 이 '메종일각'을 가장 좋아했는데 이 '메종일각'의 해적판 네이밍 센스가 대박이었다. 최초에 나온 것은 500원짜리 해적판이었고 이름이 '난알아요'였다. 1992년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난알아요'라는 노래로 데뷔하면서 한국 가요계의 역사는 완전히 뒤바뀌게 되어버렸고, 1992년을 중심으로 한국의 음악과 패션은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대체 메종일각과 서태지와 아이들이 무슨 상관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화 중 마지막 장면에 고다이가 '난 알아요'라는 대사를 넣었던 것이 기억에 남긴 한다. 그러나 이 500원짜리 '난알아요'는 나오다가 도중 발매가 중단되어버렸다.

그리고 제삼미디어라는 최고의 해적출판사에서 이 '난알아요'의 캐릭터 이름과 번역을 그대로 이어받아 최종화까지 발매해줬다. 그런데 이 해적판의 이름이 또한 대박. 이름이 '비밀은 없어'였다. '비밀은 없어'는 1994년에 데뷔한 '룰라'라는 그룹의 2번째 타이틀곡이었다. (첫번째 타이틀은 '100일째 만남') 3인조 댄스그룹이었던 서태지와 아이들, 2인조 힙합댄스그룹이었던 듀스를 피해 4인조 혼성댄스그룹으로 만들어진 룰라는 나름 틈새 시장에서 성공해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다음 앨범 준비를 위해 잠적할 때마다 꽤 많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메종일각의 해적판은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냈지만 90년대 초중반 한국 가요계의 트랜드를 반영하는 타이틀로 인상이 깊게 남았다. ('왁자지껄 한심연립'이란 해적판도 나왔다는데 우리 동네 서점에서는 보질 못했고 내가 모았던 것은 '난알아요'와 '비밀은 없어'였다.)

1997년에는 드디어 서울문화사를 통해 정식번역판이 나왔는데 이럴수가. 또 제목이 원작과 다르게 바뀌었다. (대체 왜 제목을 멋대로 바꾸는거지?) 이름하여 '도레미 하우스'...'난알아요'에서 '비밀은 없어'로, 거기에 '도레미 하우스'까지.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음악만화라고 착각하기 딱 좋은 듯 싶다. 언제 제대로 메종일각의 완전판이 나와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덧글

  • rumic71 2012/07/20 17:36 #

    전 그래서 무라시타 코조의 개인앨범을 사버렸죠...
  • 플로렌스 2012/07/20 18:20 #

    저도 곡 하나 때문에 음반 사는 일 종종 있었지요;;
  • rumic71 2012/07/20 18:37 #

    그러고 보니 독특하게 탱고풍인 '시네마'도 참 즐겨 들었네요...한곡 두곡씩 기억납니다.
  • 플로렌스 2012/07/20 23:19 #

    반도네온 연주로 제대로 탱고풍이었지요. 독특하면서도 참 좋았습니다.
  • 덴디 2012/07/20 18:42 #

    예전 케이블에서 강수진씨가 고다이역을 더빙한 걸로 처음 메종일각을 접하고 코믹스도 읽게 되었는데 정말 시네마를 처음 들었을때 쓸쓸하고 애잔한 그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네요. ...그런데 보다보니 이부키는 전혀 오프닝에 나오질 않았었군요(...)
  • 플로렌스 2012/07/20 23:20 #

    야가미 이부키 참 좋아했었습니다.
  • zip0080 2012/07/20 20:50 #

    최고죠. 루미코 여사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 플로렌스 2012/07/20 23:20 #

    장편중에서 가장 좋아했지요. 단편은 인어의 숲 시리즈를 좋아했고...
  • 지크 2012/07/21 12:05 #

    친구가 일본의 칠팔십 년대의 가요에 심취하여 제게 수 차레 들려 주던 안전지대로군요.
    옆에서 듣다보니 어느센가 노래방에서도 따라 부를 수 있게 되던...
  • 플로렌스 2012/07/21 13:26 #

    70,80년대 일본 노래라니...굉장한 친구로군요.
  • draco21 2012/07/24 06:40 #

    엘범 자켓이 메종일각보단 다른 그 누구냐. 오바리 마사미느낌이군요. ^^:

    이름마다 바뀌었는지라.. 정작 제대로 다보게 된건...(중간에 한권분량을 못봤습니다. ^^:)
    마지막 도레미하우스였단것도 참...
  • 플로렌스 2012/07/24 22:45 #

    저도 표지보고 넌 누구냐 했지요; 도레미하우스로 보셨으면 완전하게 보셨군요;
  • rumic71 2012/08/04 16:14 #

    나카지마 아쓰코가 란마 이후로 루믹여사 작품들을 혼자 그러모으다시피 했는데, 역시 메종은 다카다 아케미가 해줘야 제맛...
  • 플로렌스 2012/08/04 17:53 #

    그러고보니 란마 애니판 그림체도...(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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