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판 왕자와 거지 - 나는 왕이로소이다 (2012) 영화감상

나는 왕이로소이다 (2012.8)
장규성 감독, 주지훈 주연, 임원희/김수로/백윤식 조연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를 한국식으로 각색한 작품.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작품 중에서도 유독 동화적인 내용인데 원전은 북유럽에 내려오는 민담이라고 한다. 그것을 마크 트웨인이 정리하여 소설화 시켰고, 이 '왕이로소이다'는 그 '왕자와 거지'의 플롯을 그대로 따다가 코믹 사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시대는 조선 태종 시대. 왕세자인 양녕대군은 품행 문제로 차기 왕권을 박탈당하고, 둘째인 효령은 불교에 심취하였고 학문을 갈고 닦는데 힘쓰던 셋째인 충녕이 차기 왕(훗날 세종)으로 결정된다. 특별히 왕위에 관심이 없었고 양녕의 분노가 두려운 충녕은 궁 밖으로 탈출을 결심, 역적죄로 붙잡혀간 사모하던 주인아씨를 구출하기 위해 궁을 어슬렁거리던 노비 덕칠과 옷을 바꿔입게 된다. 호위무사들은 이를 수습위해 덕칠을 충녕으로 분장시키고, 한명은 궁 안에서 상황 조율을, 한명은 궁 밖에서 다른 곳에 팔려간 충녕을 찾아 헤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웃기는 일도 많고 아슬아슬한 일도 많고 안타까운 일도 많지만 코믹영화답게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며 볼 수 있게끔 만들었다. '왕자와 거지'라는 동화와 세종대왕의 역사를 아는 모든 사람은 이미 이 영화의 결말을 알고 있다. 백성들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한 충녕이 유난히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펼친 세종대왕이 될 것임을 말이다. 충녕이 탈주 노비로서 도망다니던 시절, 차후 세종대왕이 아끼는 황희 정승과 노비 출신의 과학자 장영실이 세트로 나와 익히 알려진 역사와 관련된 행동들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얼핏하면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태종, 충녕으로 분장한 덕칠에게 끈적하게 달라붙는 세자비 심씨, 간신배스러운 행동과 말투의 탐관오리 사또 등 다양한 조연들이 특이한 캐릭터성으로 웃음을 준다. 과장된 연출과 코믹연기가 원래는 진지해야할 것 같은 사극과는 거리가 있어 처음엔 어색할 수도 있지만 코믹사극이라는 장르 특성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고, 계속 이런 연출을 보다보면 익숙해진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메디물이지만 의외로 고증은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명나라 사신, 즉위식, 연회, 왕세자가 변을 볼 때의 장면 등 세세한 부분의 복식이나 연출과 대사, 음악 등 세세한 부분에 있어 정성들인 점이 높이 평가할 점. 코메디라고는 하나 저런 부분 하나하나에 신경씀으로써 '사극'으로써의 가치도 더욱 높아지며 작품성에 플러스요인이 되지 않나 싶다.

기승전결은 깔끔하나 후반부에 위기의 순간에서 너무 쉽게 벗어난다던지 급작스러운 부분도 많다. 허술한 부분 투성이지만 코메디라는 장르 특성을 감안하면 웃음으로 봐줄 수 있는 레벨. '코믹사극'이란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고 보면 생각보다는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2012.8.19 12:30 홍대 롯데시네마 관람)

덧글

  • 無明 2012/08/20 12:29 #

    흠... 흠.... 저는.. 주지훈씨 팬이라눈~~!!! ^//////^ 후다다닥~
  • 플로렌스 2012/08/20 13:09 #

    오호...팬이셨군요!
  • 알트아이젠 2012/08/20 20:48 #

    주연 배우분의 과거 마약사건과 상영시기가 이래저래 안 좋아서, 흥행은 힘을 못 쓰는 분위기더군요. 그나저나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느낌입니다.
  • 플로렌스 2012/08/20 21:37 #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Twitter

위드블로그 베스트 리뷰어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