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두 얼굴 - 우리는 정말 안철수를 알고 있는가? 읽거나죽거나

안철수의 두 얼굴 - 우리는 정말 안철수를 알고 있는가?
(김경환 저, 책비 출판)


안철수가 대선 출마를 발표했다. 서울 시장 선거 이전부터 안철수의 정계 참여 여부에 대해 참 많은 말이 많았다. 안철수가 여기저기에서 정치에 관련된 발언을 할 때마다 술렁였다. 아직 대선에 출마한다고 말한 적도 없었는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서로 자기네 당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했고, 그게 안되자 비방까지 서슴치 않았다. 안철수는 한국 IT의 아이콘 중 하나에서 이제 한국에서 가장 뜨는 정치 아이콘으로까지 주목받게 되었다.

그리고 안철수에 관한 책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왔는데, 기존엔 IT와 관련된 책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이제는 정치에 관한 책이 대량으로 나오게 되었다. 안철수가 자기 자신의 생각을 쓴 책도 있지만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안철수를 칭송하거나, 관심을 갖고 얘기해보거나, 아님 원색적인 비방을 하는 책 등 각양각색으로 벌써 50권이 넘는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책 중 하나이다. '안철수의 두 얼굴'이란 제목 때문에 다분히 안철수를 원색적으로 비방하기 위한 목적이 있고, 수십권의 책 중 살아남기 위한 낚시성 제목처럼 보인다. 또한 안철수 신드롬을 이용하여 이럴 때 한몫 챙기기 위한 수많은 안철수 관련책 중 하나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이 책의 머리말에서 웬만큼 차별화된 관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안철수 신드롬에 기대서 책 팔기 위해 냈군"이란 소리를 듣기 쉽고 대부붅의 책은 '무릎팍도사'의 내용을 포함한 '안철수 신화'를 책으로 옮기기 급급한 책이라고 스스로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책은 '안철수 신화'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며, 그렇다고 조갑제의 '안철수 검증 보고서'처럼 악의를 가지고 안철수를 비방하기 위한 책은 또 아니다. 머리말에서 조갑제의 그 책을 인용하며 '읽기에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 책'이라 평했다. 조갑제는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에 대하여 한자를 한글자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양이 느껴지지 않는다'라 평가했다. 조갑제는 어려운 한자어를 일부러 잘난척 하면서 남용하는 타입의 인간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한자를 남발하지 않는 순우리말을 '교양이 없다'는 말로 수준낮게 평가하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런 조갑제의 책도 읽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참고할 내용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일단 이 책의 저자는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는다. 말로는 2008년부터 컴퓨터 바탕화면을 안철수로 바꿨고 안철수를 분석을 해왔다고 말하고 있지만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새로운 적인 안철수를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사람일까? 근데 그건 또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명박의 모든 것은 '돈', 박근혜의 모든 것은 '박정희'라 말한다. 그럼 안철수의 모든 것은 무엇인가? 란 관점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안철수는 무엇 때문에 살아왔고 정계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것인가? 저자는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으며 각종 비리로 가득찬 이명박을 결코 옹호하지 않는다. 또한 쿠데타를 쿠데타라 말하지 않는 박근혜 역시 옹호하지 않는다. 역사적인 사실을 부정하며 아버지를 북한의 김일성처럼 우상화 하려는 목적만 가득한 박근혜를 결코 옹호해주려 하지 않는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안철수가 '성인군자'는 아님을 밝히고 싶어하는 듯 싶다. 본문 중의 표현으로 '착한 이명박'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하지만 저자 역시 같은 생각인 듯 싶다. 다만 다른 사람처럼 안철수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인용으로 가득 차 있다. 몇가지 주장을 하기 위해 안철수와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를 가득 한다. 물론 본문 내용상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어떻게든 전부 안철수랑 연관지으려고 한다.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큰 꼴. 그리고 이야기를 연결지으려 하는 방식이 무리가 많다. 아마도 책 한궈 분량을 채우기 위한 방법인 듯 싶기도 하다.

책의 1장은 제목이 무려 '노무현을 폭력남편으로 만든 부모와 성장 과정'이다. 제목만 보면 이 사람은 노무현도 어지간히 싫어하는 듯 싶다. 하지만 읽어보면 싫어하기보다는 아니라 초장부터 흥미를 끌게 만들기 위한 낚시성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안철수 책에서 무슨 한 챕터 전체를 노무현 얘기로 가득 채운단 말인가. 책의 내용은 노무현의 에세이집 '여보, 나 좀 도와줘'를 인용하며 노무현이 인권변호사가 되기 이전까진 아내에게 손찌겁을 하던 사람이란 예를 들며 그 이유를 아버지는 정의롭고 선량한 사람이지만 그런 아버지를 구박하는 어머니 때문에 잘못된 여성관을 갖게 된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다만 인권변호사가 된 이후의 노무현은 좋게 평가하며 이후의 챕터에서도 '좋은 아버지'의 예시로 노무현을 들고 있다.

책의 2장의 제목 역시 가관이다. 제목이 무려 '안철수와 히틀러의 놀라운 공통점'이다. 내용은 쇼펜하우어와 조지.W.부시, 히틀러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리고 자신의 가정사를 숨기려 한 히틀러의 이야기를 가득 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부모의 악영향'을 말하기 위해 수많은 사례로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와 히틀러의 공통점이라고 저자가 내세운 것은 자신의 책에서 자신의 가정사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버지와 결코 사이가 좋지 않았고 아버지의 악영향이 지금의 안철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웃기는 것은 반대 사례로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 명예 회장의 '이 땅에 태어나서'예를 들고 있다. 그 책에서 정주영은 자신의 아버지를 가득 미화시키고 있는데, 아버지에 대한 책이 아님에도 아버지에 대한 존경이 가득 담겨 있다며 안철수와는 딴판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책의 3장에 와서야 드디어 안철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3장의 제목은 '안철수 아버지 안영모의 대원군병'이다. 안철수의 어머니는 안철수에게 높임말을 사용하는 특징이 있는데, 아버지인 안영모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예시로 들며 안철수 집안은 부부가 교육에 대해 상의하거나 어떤 교육 철학을 정립하지 못했다고 폄하하고 있다. 안철수 책인데 안철수와는 무관한 다른 사람들의 가정 사례를 가득 들며 안철수와 억지로 연관지으려 하더니, 부모 중 엄마는 자식에게 존칭을 쓰고 아빠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만으로 그걸 '교육이 정립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 어거지가 심하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리고 결국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은 이야기를 하며 안영모와 영조를 연관지으려 한다. 안철수의 아버지 안영모는 의대에 가고 싶어서 절에서 따로 공부하여 서울대 의대를 나왔고, 단칸방 월세로 시작하여 병원까지 차린 '자수성가' 타입의 인물이라며 그런 인물은 독단과 독선에 빠지기 쉽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수성가=독단, 독선'이라 평하는데 이 사례에 들어가는 사람은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드디어 처음으로 안철수에 대한 '실화'가 나온다. 책 시작한지 몇 챕터 동안 전혀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득 늘어놓으며 안철수와 연관지으려 하더니, 드디어 처음 실제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안철수가 공대를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의대를 바랬기 때문에 의대를 가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번에 저자는 상당수의 분량을 안철수의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에서 인용하고 있다.

그러더니 또 노무현의 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를 인용하며 자식에게 어떤 대학이건 어떤 학과건 너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말한 노무현은 좋은 아버지의 예라며 평하고 있다. 웃기는 것은 그렇게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가득 늘어놓은 뒤 '나는 지금 노무현과 안철수의 아버지를 비교하자는 게 아니다. 안철수의 심정을 헤아려보자는 거다'라 말한다. 다분히 역설적이다. 심정을 헤아리기 보다는 역시 분량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시작된 인용. 이번에는 안철수의 '행복 바이러스 안철수'란 책에서 인용하고 있다. 결국 안철수는 원하지도 않고 적성에도 안맞는 의대에 갔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고종과 흥선대원군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 분량의 대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안철수와 연관짓고 있다. 다만 자신의 아들 안철수에 대해 본인과 상관없이 나대며 인터뷰하는 안영모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대원군병'이라 욕한 것과 이를 연관 짓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안영모는 확실히 저자가 말한 것처럼 독단과 독선이 보이며 '대원군병' 역시 사실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의대를 간 안철수의 이야기 역시 사실이고 말이다. 다만 이쯤이 책의 절반 다 되어가는데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채워졌던 것은 너무 책 분량 채우려고 꼼수 부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4장은 '가족사진을 관찰하면 감춰진 가족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이다. 이번엔 안철수의 가족 사진 중 하나를 예를 들며 말하고 있다. 안철수가 왼쪽 끝에 있고, 그 아버지가 안철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으며 안철수의 표정이 굳어 있는 사진인데 그걸 보며 또 위에서 이야기한 안철수와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 줄줄이 설명하고 있다. 안철수의 가족 사진이 이것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진이 다 그렇게 나온 것도 아닌데 한개의 사진을 갖고 억지로 위의 이야기와 결부 시키려는 것은 다분히 무리가 있다.

그러면서 시작은 '김영삼의 왕자병'이란 제목의 챕터로 시작한다. 김영삼은 여기저기에서 잘난 척 하는 발언으로 악명이 높았고 특히나 어이없는 발언이 많았는데 그 역시 1남5녀 중 외동아들로 태어나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난 가정사 탓이라 평하고 있다. 김영삼은 사진을 찍을 때 뒷짐을 짓고 찍는 버릇이 있는데 그것이 그의 '잘난 척'을 나타난다며 위의 안철수 가족 사진도 안철수의 부자 관계를 나타낸다며 무리하게 연결짓고 있다. 이 책, 어거지가 좀 심하다.

5장에서 또 안철수의 책, 정주영의 책, 노무현의 책을 가득 인용하며 위에서 했던 말들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안철수는 남들 보기엔 부러울 것 없는 위치지만 부모의 말에 절대 복종하며 억압된 인생을 살아온 '착한 아이의 비극'을 지니고 있다 말한다.

6장은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책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른 이야기를 가득 한다. 허균의 아버지는 허균에게 엄격하게 대해기만 했고 일찍 돌아가셔서 허균의 성품이 나빠졌다고 한다. 허균의 어머니는 기록이 없는데도 좋은 어머니는 아닌 것 같다며 멋대로 단정짓고 있다. 그렇게 허균의 아버지, 어머니, 부인의 이야기를 하며 지금의 안철수를 있게 한 것에 안철수의 부인인 김미경씨의 힘이 컸다고 말하고 있다. 역히 안철수의 책에서 대량 인용을 하여 표현하고 있다.

7장은 베토벤의 할아버지 일화와 안철수의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에서 인용한 내용으로 가득. 아버지가 좋지 못할 때에는 할아버지를 롤모델로 삼는다는 이야기이다. 다음 안철수가 좋아한다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내용을 이야기하며 부자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한다. 안철수의 강연에서는 직업 만족도 조사 자료를 자주 인용한다고 하며 그 중 직업 불만족 2위가 의사인 것을 얘기하는데 정작 자기 입으로 '나도 의사란 직업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얘긴 하지 않는다며 안철수의 무의식을 이야기한다.

8장은 뜬금없이 진중권의 이야기로 돌아선다. 제목부터가 '문제적 인간 진중권, 안철수의 최악버전'이다. 역시 안철수와 아버지의 관계를 이야기하고자 또 다른 사람의 성격과 문제점을 그의 부자관계와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은 진중권의 뭐든 다 욕하고 보는 성격을 폭력적인 아버지의 탓이라 단정짓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언급은 없으며, 한겨레21의 기사를 시작으로 진중권이 저질렀던 수많은 무례하고 생각없는 행동들을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다음엔 부시 대통령의 문제를 다시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안철수를 적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무조건적인 친미적 성향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책에서 대부분의 내용이 '안철수는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의대를 갔고 그 때문에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할애하고 있다. 심지어는 다른 책들의 인용도 지나치게 많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책의 절반이 넘어간 9장에서 드디어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내용이 나온다.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에게 양보한 진짜 이유'다. 오마이뉴스에서 낸 '안철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나 '안철수를 읽는다'에서 한겨레 정치부 기자 김보협의 말에 따르면 안철수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 했고 그 이전부터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부분의 내용 대부분은 한 때 안철수 멘토라며 여기저기에서 많은 발언을 하고 다닌 윤여준의 증언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리고 중앙SUNDAY의 윤여준의 인터뷰 내용으로 챕터를 채우고 있다. 결론은 단순히 '아버지가 반대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윤여준이 여기저기에서 안철수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하며 안철수 측과 틀어졌고, 결국 안철수가 '윤 전장관은 내 멘토 300명 중 하나일 뿐이고 3개월 전에 처음 만났을 뿐이다'라고 공식 발표를 했다. 저자는 안철수의 이런 말을 두고 '자신의 멘토 역할을 하던 아버지뻘이나 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폄하하고 모욕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윤 전 장관과 안철수의 관계에 대한 것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단지 윤여준이 말한 것만을 전적으로 믿으며 그쪽의 입장에서만 서술하고 있다. 또한 모든 증언은 윤여준 개인이 한 말을 바탕으로 할 뿐이다. 다분히 윤여준 입장에서만 글을 쓰고 있다.

10장에선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간다. 이명박의 모든 것은 돈, 박근혜의 모든 것은 박정희라고 한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안철수의 모든 것이 무엇이냐는 말에 통상 갸웃할 수 있다. 저자는 안철수의 모든 것은 '명예'라고 한다. 안철수의 신화는 대부분 그가 명예를 좇은 나머지 발생했다고 결론짓고 있다.

무릎팍도사에서 나왔던 과장된 발언들이 이후 새누리당 및 안철수 반대세력의 말꼬투리 대상이 되고 있는데, 저자는 이를 안철수가 사실과 내적 욕구가 섞여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사실을 과장/왜곡하고 있다고 평한다. 김영삼도 나르시시즘이 강해 머릿속 환상을 현실인양 황당한 말을 많이 하는데 김영삼의 발언은 너무 황당해서 거짓말 논란조차 생기지 않는 반면, 안철수는 그럴 듯 하기 때문에 '신화'가 '거짓말 논란'이 된다는 것. (이부분은 꽤 재미있었다.)

이후 이야기들은 비교적 구체적인 사실을 찾아 안철수의 거짓말을 밝히고 있다. 어찌보면 이 책은 책의 끝부분인 165페이지부터 시작되는 10장만이 볼만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10장도 수많은 인용을 하고 있지만 여러 사람의 증언이나 기사를 통하여 안철수 신화의 과장됨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총 10개의 장 중에서 9개의 장이 안철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가정사를 안철수의 가정사와 결부짓는데 주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 책의 90%는 쓰레기이다. 안철수가 그렇게 '명예'에 집착하게 된 것을 독선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 탓이라고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부분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치중하고 있다. 안철수의 이야기를 하려면 안철수에 대한 부분이 더 많아야 하는데 심각할 정도로 안철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에 가득 나열하며 그것들을 억지로 안철수의 가정사와 연결하려 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많은 가족 사진 중 단 한장의 가족 사진을 가지고 안철수와 아버지의 관계를 설명하려 할 때에는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10장 자체는 나름 나쁘지 않다. 제목인 '안철수의 두 얼굴'에 부합하도록 비교적 구체적인 자료들을 찾아 알려졌던 안철수 신화와 그 진실이 다름을 추적하고 있다. 안철수가 재벌 2세와 신흥 벤처재벌 모임인 V소사이어티 회원이라는 것과,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SK그룹 회장 최태원의 구명 탄원서에 서명했다는 사실. 삼성과 LG 등의 대기업을 비방하지만 IT업계의 큰 손들에게는 침묵한다는 점. 네이버의 각종 불공정거래나 비리, 자신의 이름을 포함한 검색어 조작 사건 등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는 점, 에릭 슈미트나 빌 게이츠와의 만남을 실제 사실과 달리 과장시키는 행동들, 카이스트 교수 재직 시절이나 서울대 교수이면서도 청춘 콘서트를 통해 전국의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정작 자기 학교 교수로서는 소홀히 하는 점,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쇄 자살 사건과 그 뒤에 있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악행들에 대해서는 '지금 이야기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문제로부터 고개를 돌리는 점, 프로필에서 단국대 교수는 좀처럼 표기 안하는 점, 모든 정권에서 책임이 큰 장관직 등을 거부하며 모든 집권 세력과 골고루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직책만 골라 있었던 점, McAfee의 인수를 거절했다고 말한 안철수연구소의 진실, 똑같이 포스코 사외 이사로 재직하며 수입을 포기했던 박원순과는 달리 안철수는 권한을 행세하여 확실히 수입을 챙겼던 점 등 구체적인 사례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명박은 돈을 밝히며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악행이던지 저지르는 악마, 박근혜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고 자란 아버지의 신화를 굳게 믿으며 박정희를 김일성처럼 우상화 시키려는 것만이 목적인 세상 물정 모르는 무식한 공주, 그리고 안철수는 학벌, 직위, 권위, 인기를 좇으며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명예욕에 빠진 사람. 저자의 구분에 따르면 대강 이렇게 볼 수 있다.

책의 90%를 읽으며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나열하며 안철수와 연관짓는 것을 보며 무리수가 심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맨 끝의 10%는 구체적 사실들을 통해 안철수의 과장되고 왜곡된 신화를 밝혀내고 있다. 일단 이 책은 뒤의 10%만으로도 가치가 있긴 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같은 사건에서 안철수의 신화적 측면이 더 많이 나온다. 이 책은 같은 사건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의 책, 안철수의 책, 잡지나 기사를 정리하여 좀 더 다른 쪽으로도 볼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안철수의 말꼬투리를 잡으며 그를 '거짓말쟁이'로 만들려는 수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칭 '보수진영'이며, 박정희를 김일성처럼 우상으로 만들려는 박근혜 일당과 관계가 있는 자들이 많다. 이 책의 제목만 봤을 때엔 이 책도 조갑제나 뉴라이트들의 악의로 가득찬 안철수 비방서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앞뒤 가리지 않고 안철수를 깎아내리기 위한 책은 아니었다. 책의 90%는 엉뚱한 사람들의 가정사를 나열하며 그 사람들을 안철수와 안철수 아버지의 관계에 어떻게든 연결지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박정희와 연이 있다는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안철수 아버지는 '명예'를 중시하는 안철수를 만들었다 결론짓는다. 그리고 그 '명예'를 중시한 나머지 안철수는 사실을 과장시키고 왜곡시키며 '위인스러운 업적'을 만들려했다고 평한다. 한마디로 '안철수 신화'는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책 역시 안철수 신드롬을 이용하여 그 이름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한 책 중 하나이고, 그를 위한 원색적인 제목을 사용했다는 점은 사실이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그리고 이 책에 나온대로 안철수의 모든 신화가 과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최소 이명박 신화나 박정희 신화의 추악한 진실과 그 우상화 정책에는 비할바는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은 알 수 있다. 이 책은 안철수를 싫어하는 보수 진영에게는 좋은 소재감이 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안철수의 신화가 과장/왜곡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부 거짓말이었다고 하더라도, 바보가 아닌 이상 업적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나 세상물정은 전혀 모르며, 아버지 빽으로 어렸을 때부터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갖고 사람들 위에 군림해온 박근혜보다는 모든 면에서 안철수가 우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기 때문이다. 다만 안철수와 문제인 중에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문재인이 더 낫다고 판단하게끔 영향을 줄 수는 있을 듯 싶다.

책의 90%에는 실망했지만 마지막 10%는 그래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10%가 자칭 보수진영에서 내세우는 다분히 악의적이고 감정적인 안철수 폄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좋게 평가한다. 이 책은 수많은 안철수 책처럼 안철수를 신격화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에 반대되는 조갑제류의 책처럼 악의를 갖고 무조건적으로 안철수를 깎아내리려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안철수를 비방하는 책이지만 안철수의 과장된 행동을 그의 보수적인 아버지와 연관지어 '명예욕'으로 판단하며 안철수를 똑바로 직시하자고 말하고 있다. 결국 판단은 각자의 몫. 안철수라는 아이콘의 등장으로 술렁이게 된 대선, 여러가지로 재미있어질 듯 싶다.



덧글

  • 모오이 2012/10/08 01:20 #

    오호 재미있군요 잘읽었습니다.
  • 플로렌스 2012/10/08 11:10 #

    처음엔 뭐 이래 하면서 보다가 뒷부분은 재밌게 봤습니다.
  • 2012/10/08 01: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08 11: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대공 2012/10/08 04:18 #

    그래서 자주 나온 이야기가 착한사람 코스프레라고 하는데 그런점을 짚은것 같군요.
    근데 다운 계약서라던지 여러가지 문제가 터져나온 데는 노컷뉴스나, MBC에서 파업했던 기자가 하는등 대부분은 박근혜와 연관이 없거나 문재인과 가까운쪽이지 말이죠.
  • 플로렌스 2012/10/08 11:12 #

    새누리당에서 영입하려다 실패하니 흠집잡아 공격하고, 민주당에서도 영입하려다 실패하니 흠집잡아 공격하고...이런 것이 정치지요.
  • FlakGear 2012/10/08 13:27 #

    아무도 믿기힘들더군요. 투표권을 받고나서 나도 이제 어른! 이라고 하면서 정치를 보면 머리가 지끈거려요.
  • 플로렌스 2012/10/08 13:54 #

    뽑을 사람 없는 정치권에서 선거란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도 하지요. 최악최흉이 뽑혀 나라 꼴이 엉망이 되는 것만큼은 막기 위하여 그보단 나은 사람을 뽑는 것.
  • rumic71 2012/10/08 14:51 #

    MB각하도 결코 최고의 후보여서 뽑힌 게 아니죠.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게 되었지만...
  • 플로렌스 2012/10/08 15:29 #

    정말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게 된...
  • 블랙 2012/10/08 21:50 #

    저 책의 논리대로 저자 분을 분석(?)하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 플로렌스 2012/10/12 00:10 #

    뭐든 갖다 붙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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