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공식 가이드북 읽거나죽거나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공식 가이드북 (2012.10.15)


모빌슈트 건담 디 오리진이 23권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을 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내가 모으는 유일한 장편 만화가 드디어 끝이 났기 때문이다. 한 때 다음권이 나오지 않고 몇년간 정체되어 좌절하기도 했고 그 때 책을 되파는 사람들도 있었고 했지만 결국엔 끝이 났고, 야스히코 요시카츠 화백이 더이상 만화를 그릴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전에 무사히 끝이 났기에 천만 다행이었다.

더이상 건담 오리진을 살 일은 없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웬걸, 건담 오리진의 이름을 단 오리진과 똑같은 크기의 새로운 책이 나와있는 것이 아닌가.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공식 가이드북이라고 쓰여있는데 가이드북이라고 하기엔 책도 작고 그냥 만화책 규격. 만화책에 무슨 가이드북까지 필요한가 생각되지만 건담 오리진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은 요시카츠 화백의 '그날 전야'라는 에피소드가 수록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책의 내용은 인물편과 메카닉편으로 나뉘고, 각각은 연방과 지온으로 나뉜다. 만화책이 장편이다보니 놓치고 지나가는 장면이나(아무로의 팬티와 미라이의 스카프의 관계라던지) 의외의 부분까지 주목한 것은 볼만한 부분. 다만 역시 '만화책 가이드북'이다보니 결국엔 만화책의 내용을 캐릭터와 메카닉으로 나눠 정리한 것이다보니 한계가 있긴 하다.

메카닉의 경우엔 오오카와라 쿠니오가 건담 오리진을 위해 새로 그린 설정화가 한장씩 포함되어 있어, 기존 애니메이션판의 메카닉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볼만하다. 애니화가 되면 좀 더 세련되게 다시 한번 어레인지될 것 같지만 오오카와라 쿠니오 특유의 좀 투박하고 촌스러운 그림도 나쁘지 않다. 요즘 MS의 지나치게 작아진 머리와 롱다리, 늘씬한 프로포션은 이제 질리지 않나.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은 '그날 전야'라는 에피소드는 건담 오리진 1권의 직전 에피소드. 한마디로 '에피소드 제로'다. 사이드 7에서 각 인물들의 평상시 생활을 훑어볼 수 있고, 샤아와 함께 잠입에 참여한 병사들, 그리고 그 병사들의 관계를 볼 수 있다. 진의 위험한 성격이 여기서도 드러나는데 1편 전에 이것을 본다면 '이놈 뭔가 사고치겠구나' 싶은 느낌이 들게끔 그려졌다.

예상치 못한 선물은 토니 타케자키의 건담 만화! 별도로 단행본이 나온 '토니 타케자키의 건담 만화'에는 수록되지 않은 이 공식 가이드북만을 위한 짧은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자비가들이 죽어서 어떻게 되었는지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책의 전반부는 올칼라. 본편에서 칼라로 나왔던 장면들을 재편집해서 보는 스토리 다이제스트가 수록되어 있고, 요시카츠 화백의 각 캐릭터 설정화(이건 흑백 그림 위에 마커로 심플하게 색을 입혀놓았다), 오오카와라 쿠니오의 연방군 MS 칼라 설정화, 건담 오리진의 표지 갤러리 등이 수록되었다. 요시카즈 화백의 건담 오리진 화보집을 구입한 사람에겐 별 의미없겠지만 칼라래야 하는 부분이 칼라인 것은 기쁜 일이다.

그때문에 책의 정가는 무려 8800원. 하지만 칼라인 장면이 전부 칼라인 것에 위안을 삼는다. 건담 오리진 정발판은 분명 처음엔 칼라인 장면은 전부 칼라로 수록했는데 언젠가부터 완전 흑백 만화책이 되어버렸다. 그때문에 칼라인 장면을 흑백으로 인쇄했을 때 색이 뭉치거나 시커멓게 나와 그림을 알아볼 수 없는 부분도 있어 참 불만이 컸는데...차라리 책값을 좀 더 올리더라도 최초의 정발판과 마찬가지로 칼라인 장면은 칼라로 수록했으면 좋았으련만. 이 공식가이드북에는 미국판/대만판/한국판의 건담 오리진에 대해서도 소개를 했는데 한국판 소개에 '건담에이스에서 칼라였던 장면을 그대로 칼라로 수록'이라고 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정발 초창기의 이야기.

이 가이드북의 아쉬운 점은 원래 이 가이드북이 나온 시점이 건담 오리진의 중반 직후. 그때문에 소개되는 등장인물들과 메카닉들이 전부 중반까지의 것 한정이다. 그때문에 라라아나 샤아의 과거 에피소드 등장인물들, 걍, 겔구구, 자쿠레로 등은 소개에서 누락되었다. '건담 오리진'이란 작품의 팬이라면 구입할만 하지만 그냥 순수히 책으로써만 구입하기엔 좀 애매한 편.

웃기는 것은 책 표면의 "가이드북?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까 '요즘 이런게 많아요'라는데 이런게 팔릴까...라고 물어보니 '팔리도록 도와주셔야지요'란다. 젠장!"이라는 요시카즈 화백의 한마디. 본인의 의지가 아닌 출판사의 권고로 낸 책이라지만 그래도 자기 이름으로 나오는 책인데!

나의 경우엔 건담 오리진이란 작품을 좋아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도 있지만 나름 만족. 어렸을 때 좋아하던 천원짜리 '로봇백과'나 '애니메이션 대백과'를 읽는 감각으로 건담 오리진이라는 작품의 초중반부를 다시 한번 훑어볼 수 있다.

덧글

  • aLmin 2012/10/23 15:42 #

    으앙!! 이건 사야 되겠군요 ㅠㅠ
  • 플로렌스 2012/10/23 17:41 #

    건담 오리진 팬이시라면...
  • dobi 2012/10/23 15:56 #

    그냥 오리진을 끝까지 내준 출판사에게 반 작가님에게 반 감사?의 기분으로 샀습니다. 차라리 작가에 대한 이야기나 한가득 넣어버리지... 아쉽습니다.
  • 플로렌스 2012/10/23 17:41 #

    어쨌거나 가이드북이니까요.
  • 검투사 2012/10/23 15:57 #

    아아, 아르테이시아의 오라버니이자 라라아 슨의 약혼자였으며 지온 다이쿤의 아들이 너무 사악하게 나왔군요. =_=;
    그 대신 아버지에게 한 번도 맞고 자란 적 없는 놈은....
  • 플로렌스 2012/10/23 17:42 #

    멋진 그림이지요.
  • intherain 2012/10/23 16:44 #

    어흑 저만 이거 산게 아니군요...
  • 플로렌스 2012/10/23 17:42 #

    오리진 모으던 사람들은 안살 수 없는 책이지요.
  • intherain 2012/10/23 18:11 #

    전 한번 다 버렸는데도 샀어요 하핫...orz
  • 플로렌스 2012/10/23 19:04 #

    헉;;; 다 버리고;;;
  • 데니스 2012/10/23 18:26 #

    이거 나온지 꽤 된걸로 아는데 정발은 이제서야
  • 플로렌스 2012/10/23 19:04 #

    오리진 중반 경에 나왔던 것이 이제...
  • 잠본이 2012/10/23 19:50 #

    이래놓고 물건너에서 완결까지 다룬 증보판같은 거라도 나오면 대략 골룸인데 말이죠 OTL
    그나저나 안선생 코멘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플로렌스 2012/10/23 21:19 #

    그러나 정말로 증보판 나올 것 같은 예감이;;;
  • 알트아이젠 2012/10/23 21:21 #

    단행본을 꾸준히 구입하셨다면 당연히 구입해야 할 책이군요. 그나저나 정발판 단행본의 컬러 일러스트의 색이 싹 죽었다는 이야기는 충격입니다.
  • 플로렌스 2012/10/23 21:38 #

    일러스트가 아니라 만화 자체가 칼라인 페이지들...중간중간 칼라페이지가 있는데 언제부턴가 그걸 모조리 흑백으로 인쇄해버렸지요.
  • 데니스 2012/10/24 07:44 #

    콜렉터 에디션을 사는 이유중 하나가 중간중간 들어가는 수채화같은 컬러 페이지 때문이기도 한데 정발판에서 그걸 빼버리다니요... ㅡ,,ㅡ
  • 플로렌스 2012/10/24 12:18 #

    초창기엔 꼬박 칼라로 인쇄해주더니...언젠가부터 그냥 모조리 흑백으로 인쇄해서 나와 충격적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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