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를 관람했다. 트레일러 영상에서 공개된대로 오락실에서 비디오게임을 하고 자란 세대들에게 어필하는 요소가 많은 작품.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재를 아케이드 게임에서 따왔을 뿐 기본은 디즈니 게임답게 꿈과 희망과 우정이 가득한 이야기.
옛날 8비트 액션게임의 악역 캐릭터인 아저씨와 최신 3D 레이싱 게임의 버그로 선택 불가능해진 여자아이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디즈니 자체 제작 작품인데도 올해 개봉했던 픽사 제작의 '메릴다와 마법의 숲(Brave)'보다도 픽사스러운 센스가 가득했다는게 아이러니했다. 기-승-전-결 깔끔하고 적절한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가족영화로, 자막판은 보이질 않고 마침 더빙판 투성이라 아이와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 아기도 좋아하고 어린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재밌게 봤으니 이정도면 훌륭한 가족영화가 아닐까. 컨셉은 옛날 오락실을 즐기며 자란 현재의 성인들의 흥미를 끌면서도 내용 자체는 가족영화 본연에 충실하니 말이다.
이런 영화는 너무 깊게 생각하고 따질 필요가 없다. 픽사 영화는 아동층도 즐겁게 볼 수 있게 만들면서도 내용이 성인들에게 어필할만한 철학을 담아 각광받고 있긴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픽사 작품이 아닌 '온가족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다. 언제부턴가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 보기에도 진부해지기 시작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지만 픽사와 합병한 이후로 꽤 볼만한 3D 애니메이션 작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으니 말이다. '온가족의 디즈니'가 다시금 성인층에게도 어필하기 시작한 것은 멋진 일이다. 아이들을 위하여 극장을 찾은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충분한게 아닐까. 디즈니가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까지 인수한 이상 앞으로 또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해볼만하다.
이 영화 '주먹왕 랄프'에는 수많은 게임의 캐릭터들이 까메오로 출연한다. 저작권료만 하더라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 과연 디즈니의 재력은 상당한 듯. '수퍼마리오'의 '마리오'나 첫번째 트레일러에는 있었다는 '록맨'의 '닥터 와일리'가 빠진 것을 보면 나름 돈계산은 철저히 하면서 최대한 저렴한 비용에 최대한 많은 유명 캐릭터들을 담은 듯 싶긴 하지만 말이다.
'고전게임'은 이 블로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 영화에 등장한 까메오 캐릭터 중에는 이미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게임도 많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본 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영화에 등장한 게임들을 소개하도록 한다. 이미 이 블로그에서 리뷰한 적 있는 게임도 있고, 앞으로 리뷰할 예정이었던 게임도 있는데 이미 리뷰한 적 있는 게임은 링크를 넣었으니 참조 바란다.

게임 자체는 시리즈 1탄인 '동키콩(Donkey Kong, 1981, Nintendo)'의 분위기를 내면서 제목은 시리즈 2탄인 '동키콩 쥬니어 (Donkey Kong Jr., 1982, Nintendo)'의 흉내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래픽과 사운드 등 분위기만 흉내냈을 뿐 게임의 내용 자체는 '창문닦기 스윙군(Swing, 1985, Compile)'과 거의 비슷하다. 이 '스윙'이란 게임은 빌딩에 매달려서 적을 피하며 회색이 된 창문을 닦는 것이 게임의 기본이고 게임 중 창문으로 여자애가 얼굴을 내밀며 이걸 먹으면 일정시간 무적이 되는 효과가 있던 게임. 해보면 정말 비슷하다.
이 '다고쳐 펠릭스(픽스 펠릭스 주니어)'라는 게임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게임이지만 디즈니닷컴에서 플래시 게임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링크는 다음과 같다.
한글판 : http://disney.co.kr/movies/ralph2012/#/games/fix-it-felix
영문판 : http://disney.go.com/wreck-it-ralph/#/games/fix-it-felix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게임은 바로 이 '슈가러쉬'의 세계. '다고쳐 펠릭스'의 세계에서 온 랄프와 펠릭스, '히어로즈 듀티'의 세계에서 온 칼훈이 대활약을 하게 되는 곳이 바로 이 '슈가러쉬'라는 게임 속 세상이다. 영화의 남자주인공은 랄프지만 여자주인공과 무대가 되는 세계는 결국 이 '슈가러쉬'이기 때문인지, 일본에서 개봉하는 이 영화의 제목은 '슈가러쉬(シュガー・ラッシュ)'다. 이 게임의 테마곡인 '슈가러쉬' 또한 일본의 아이돌 그룹인 AKB48이 불렀다.
비록 가상의 게임이지만 위의 '다고쳐 펠릭스'와 마찬가지로 디즈니닷컴에서 플래시 게임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링크는 다음과 같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바넬로피는 선택할 수 없다.
한글판 : http://disney.co.kr/movies/ralph2012/#/games/sugar-rush
영문판 : http://disney.go.com/wreck-it-ralph/#/games/sugar-rush

역시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게임이지만 위의 '다고쳐 펠릭스' 및 '슈가러쉬'와 마찬가지로 디즈니닷컴에서 플래시 게임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링크는 다음과 같다.
한글판 : http://disney.co.kr/movies/ralph2012/#/games/heros-duty
영문판 : http://disney.go.com/wreck-it-ralph/#/games/heros-duty

영화 속에서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터보 타임'이라는 게임을 퇴출시켜 '터보'라는 악역을 탄생시킨 원흉이 되는 게임. 까메오로 이 '로드 블래스터'의 레이서도 스쳐지나간다.

영화 속에서 이 게임은 오락실에서 퇴출된 고전게임으로 등장한다. 영화 속 설정으로는 퇴출된 게임의 캐릭터는 자신의 세계를 잃고 센트럴스테이션 속에서밖에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주인공인 큐버트와 적 캐릭터인 코일리, 슬릭, 우그, 샘은 노숙자가 되어 역 안에서 동냥을 하고 있는 꼴로 등장한다. 큐버트의 원제가 될 뻔한 큐버트 특유의 언어 '@!#?@!'도 영화 속에서 등장하며 펠릭스가 그 큐버트 언어로 큐버트와 대화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폭소 포인트.
오락실판 큐버트, 재믹스(MSX)용 큐버트, 닌텐도 패밀리컴퓨터용 큐버트 모두 리뷰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 참조.

영화 속에서는 '악역 모임'에 이 팩맨의 적 캐릭터 중 하나인 주황색의 '클라이드(Clyde, 일본명은 '구주타')'가 대표로 참여하며 놀랐을 때 팩맨이 큰 노란 공(파워쿠키)를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파랗게 질려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게임의 주인공인 팩맨은 '다고쳐 펠릭스'의 30주년 파티에 초대되어 '이 게임 캐릭터도 아닌데 왜 저기있냐'며 랄프의 분노를 산다. 랄프에게 '체리나 먹으러 다니는 노란 공'이라는 욕을 먹기도. 영화 속 '악역 모임'를 진행하는 장소는 팩맨의 게임 정 가운데에 몬스터들이 모여있는 네모난 방이다. 랄프는 모임이 끝나고 네모난 방 바로 밑에 있는 체리를 하나 들고 나오는데, 이것은 팩맨 스테이지1의 보너스 아이템. 그밖에 다른 색의 몬스터인 빨간색 블링키(아바베), 분홍색 핑키, 하늘색 잉키(아오스케)도 까메오로 스쳐지나간다.
오락실용 팩맨, 재믹스(MSX)용 팩맨, 닌텐도 패밀리컴퓨터용 팩맨 모두 리뷰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 참조.

영화에서는 수많은 게임 속의 캐릭터들이 즐겨찾는 맥주 바로써 등장한다. 이 게임의 바텐더 아저씨는 랄프의 좋은 상담역이며 그밖의 다른 게임 캐릭터들에게도 호평인 모양. 영화 속에서 이 바에서 다양한 게임 캐릭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킹덤하츠의 소라, 소닉의 테일즈,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류 등등...
오락실용 탭퍼는 리뷰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 참조.

영화 속에서는 '악역 모임'에 이 게임의 악역이자 보스인 '바우저(Bowser, 일본명 '쿠파')'가 참여하며 놀랬을 때 입에서 불을 토하면서 그 특유의 효과음을 들려준다. 랄프가 메달을 찾아 창고를 뒤질 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템 '수퍼버섯'이 등장한다. 마리오가 그 버섯을 먹으면 '수퍼마리오'가 되며 키가 커지지만 기본적으로 큼직한 랄프에겐 쓸모없는 아이템. 참고로 영화 속에서 나오는 수퍼버섯은 '수퍼마리오 2(Super Mario Bros., 1986, Nintendo)'부터 등장하는 버섯이다. 최초의 수퍼마리오에 나오는 수퍼버섯은 눈도 안달렸고 구부정하며 못생겼다. 센트럴 스테이션에서는 '수퍼마리오 갤럭시'에 등장하는 로젤리나(Rosalina)를 볼 수 있다.
원래는 이 영화에 이 게임의 주인공인 마리오도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닌텐도에서 제시한 캐릭터 저작권료가 너무 비쌌기 때문에 결국 뺐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다고쳐 펠릭스'의 30주년 기념 파티에 랄프가 들어오기 전 사람들이 '마리오인가보다! 그녀석은 언제나 늦게 나타나니까...'라는 식으로 언급만 된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리뷰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 참조.


영화 속에서는 '악역 모임'에 이 게임의 악역인 '바이슨(일본명 베가)'과 악역처럼 보이는 장기에프가 참가하고 있다. 베가는 그렇다쳐도 장기에프는 악역이 아닌 단순한 레슬링 바보지만 이 게임 발매 당시만해도 장기에프는 미국의 최대 적국인 소련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선 악역의 이미지가 강한 듯 싶다. 한국으로 치면 북한군 캐릭터이기 때문에 캐릭터 성격과는 상관없이 그 태생 때문에 미움받는다는 느낌이려나? 장기에프는 악역 모임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며 랄프는 메달을 찾는 도중 아이템 '장기에프의 팬티'를 발견하기도 한다.
오락실의 불이 꺼질 때 대전을 하던 류와 켄이 한잔 하러 가자며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장면이라던지,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류나, 센트럴스테이션에서 지나가는 춘리와 캐미, 다른 게임 여자 캐릭터들과 함께 다니는 춘리, 엔딩 크레딧에서 스트리트 파이터2의 보너스 스테이지인 자동차 부수기 게임에 랄프가 난입한다던지 많은 장면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나온 까메오 중 춘리 외의 여성 캐릭터 '캐미(Cammy)'는 '스트리트 파이터 2' 시리즈에서는 나오지 않다가 '수퍼 스트리트 파이터 2(Super Street Fighter II, CAPCOM, 1993)'부터 등장한 캐릭터이다.

영화에서는 '악역 모임'에 이 게임의 악역인 닥터 로보트닉(일본명 '에그맨')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소닉 역시 까메오로 등장하며 부딪혔을 때 링을 가득 떨구는 게임 그대로의 연출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 테퍼의 바에는 여우 '테일즈'가 나오기도 한다. 너클즈 및 빈, 바크, 팽 등은 소닉 게임기에서만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시릴(Cyril)'이란 이름의 일반 좀비가 '악역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손도끼를 들고 있다. 케이노에게 피니쉬기를 당하는 개그를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악역 모임'에 이 게임의 캐릭터인 케이노와 스모크가 참여하고 있으며,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좀비 시릴에게 심장을 뽑아내는 케이노 특유의 피니쉬 기술을 건다. 좀비니까 죽지 않는데다가 실사풍의 원작에 비해 많이 순화됐지만 요즘 기준으로 보기엔 조금 잔인한지도? 옛날엔 이런 잔혹한 게임을 잘도 어린이들이 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는 '악역 모임'에 이 게임의 라스트 보스인 코뿔소 괴물 '네프(Neff, 일본명 '세가 밴 베이더')'가 등장한다. 원래는 회색이었다가 때릴 때마다 색이 변해서 죽기 일보직전에 보라색이 되는데 영화에서는 아예 보라색으로 등장.

영화 속에서는 '악역 모임'에 '던전 & 드래곤'의 유명한 외눈박이 괴물인 '비홀더(Beholder)'가 대표로 참여한다. 다만 저작권은 애초에 캡콤에게 있지 않기 때문인지 캡콤 게임에 등장하는 비홀더가 아닌 일러스트 등으로 알려진 비홀더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마블 캐릭터인 '슈마고라스'라던지, 미즈키 시게루의 요괴 '백베어드'가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오락실이 문을 닫을 때 이 게임의 캐릭터인 '유니'가 오락실 문 닫는다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속에서는 이 게임의 게임기가 오락실 내부에 등장하고, 센트럴스테이션에서 주인공 개구리인 플로거가 까메오로 출연한다.
오락실판 플로거와 재믹스(MSX)판 플로거를 둘 다 소개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 참조.

영화에서는 센트럴스테이션에서 이 '딕덕'의 주인공인 딕덕과 적 캐릭터인 푸카와 파이가 모두 함께 줄지어서 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오락실 내부에 이 게임기도 아직 기동중으로 나오고 말이다.
오락실판 딕덕, 재믹스(MSX)판 딕덕, 닌텐도 패밀리컴퓨터판 딕덕 모두 기존에 리뷰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 참조.

영화에서는 오락실에 이 게임이 있는 장면이 나오고, 센트럴 스테이션 등에서도 역 이름 등으로 출연한다.
오락실판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재믹스(MSX)판 스페이스 인베이더 모두 기존에 소개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 참조.

영화속에서는 이 게임의 신문배달소년이 센트럴스테이션에서 체리를 먹고 있는 랄프 뒤에 출연한다.

영화에서는 랄프가 '테퍼'의 바에 갔을 때 아이템 박스에서 메달을 찾다가 '느낌표'를 발견하는데, 그 때 이 게임에서 적에게 들켰을 때의 소리가 난다. 이 사운드의 사용만으로도 코나미에게 저작권료를 냈을까...? (냈다고 한다.)
원작이 되는 MSX판 '메탈기어'와 그 속편인 '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 닌텐도 패밀리컴퓨터용 '메탈기어'와 패미콤만의 속편인 '스네이크의 복수' 모두 리뷰 및 공략을 한 적 있으니 자세한 것은 기존 포스팅을 참조.

영화에서는 이 게임의 주인공인 '타조를 탄 기사'가 센트럴스테이션에서 스쳐지나간다.
이 오락실용 게임 '자우스트'는 기존에 리뷰한 적 있는 게임이므로 자세한 것은 기존 게시물 참조.

영화에선 오락실 내에 이 게임이 있었고 트레일러 영상에서 센트럴 스테이션 내부에 이 게임의 캐릭터인 레오나르도(파란색 띠를 한 닌자거북)가 작게 보이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이것 역시 닌자거북 자체는 코나미에 저작권이 없으니...

영화에서는 이 게임의 주인공인 피터 페퍼가 까메오로 등장한다. 요리사 복장의 주인공, 기억할런지?

영화에서는 오락실에 이 게임기가 있었던가 저 '퀵스'라는 물체가 센트럴스테이션에 있었던가...공식 정보에 포함되어 있지만.

영화에서는 이 '퐁'에서 조종하는 패들1과 패들2가 등장. 센트럴 스테이션서 펠릭스와 칼훈이 랄프를 찾아 '슈가 러쉬'로 이동할 때 목격 가능.

영화 속에서는 '태퍼'의 바에 이 게임의 주인공인 소라가 8비트 그래픽으로 등장. 원작이 3D 그래픽의 작품이었는데 정작 3D 애니메이션에선 8비트 2D 캐릭터가 된 것이 재밌다.
이 영화에는 뭔가 떠오르긴 한데 정확하진 않고 복장이나 생김새가 미묘하게 다른 캐릭터들이 다량 등장한다. 이것저것이 섞인 듯한 캐릭터도 많다. 캐릭터 저작권료를 아끼기 위함인 것이 분명하다.
1. 사틴
'악역 모임'에 참석한 인물 중 자칭 '사틴'이라고 말한 악마는 '던전 키퍼(Dungeon Keeper)'의 호니(Horny)나 블리자드사의 '디아블로(Diablo, 1997)' 등을 떠오르게 하지만 정작 그렇게 생긴 '사틴'이라는 게임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쏘우핸드(?)
'악역 모임'에 참석한 인물 중 노란색의 로봇이 하나 있었는데, 이는 '사이보그 저스티스(Cyborg Justice, 1993, SEGA)'에 등장하는 쏘우핸드(SAW-HAND)가 떠오르지만 생김새가 다르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사이보그 저스티스'에 등장하는 로봇을 이것저것 섞어 오리지널 형태로 만든 듯 싶다.
3. 미쉘라(?)
'악역 모임'에는 파란색의 여성이 눈에 띄지만 누군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샤이닝 포스(Shining Force, 1992, SEGA)'의 '미쉘라(Mishaela)'라는 의견이 많은데 복장이나 구체적인 생김새가 다르게 생겼다. 메가드라이브용 악마성 드라큐라 'Castlevania Bloodlines'에 등장하는 엘리자베스와 복장 및 머리가 비슷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역시 다르게 생겼다. 역시 이것저것 섞은 오리지널 캐릭터인 듯.
4. 공룡
게임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거대한 공룡이 계속 눈에 띈다. 오락실용 공룡 대전게임인 '프라이멀 레이지(Primal Rage, 1994, ATARI)'의 '사우론(Sauron)'이 아닐까라는 사람도 많지만 기본적인 표정이나 생김새는 디즈니의 영화 '로빈슨 가족(Meet the Robinsons, 2007)'에 등장하는 '타이니(Tiny)'를 닮았다. 그러나 타이니와도 몸 색과 문양은 다르다. '어떤 게임에선가 본 듯한 흔한 공룡 캐릭터'가 컨셉인 듯 싶다.
5. 막시무스
게임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백마를 탄 기사가 보이는데 스크린샷으로 보면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 '라푼젤'에서 등장했던 캡틴과 그가 타고 다니던 백마 '막시무스'로 보인다. 역시 게임 캐릭터는 아닌 디즈니 영화 캐릭터지만 게임으로 제작되긴 했으니 상관없으려나?
6. 게임 '트론'
게임 센트럴 스테이션에는 여러개의 입구가 있고 입구 상단에 가는 게임의 이름이 표시된다. 그 중 '트론(Tron, 1982, Midway)'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트론'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대로 디즈니에서 1982년에 만든 영화. 2010년에 신작 영화로도 본 사람이 많을 듯 싶다. 원작은 영화지만 오락실 게임으로도 나왔던 고전 아케이드 게임의 한가지.
1. 8비트 '증기선 월리(Steamboat Willie, 1928, Disney)'
영화가 시작할 때 디즈니에서 최초로 미키마우스를 등장시킨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의 한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 때 휘파람 부는 미키의 모습이 8비트 그래픽으로, 휘파람 소리도 8비트 음원으로 묘사가 된다.
2. 화면 깨짐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모두 오른 뒤, 이번엔 정상적으로 휘파람을 부는 미키가 나온 뒤에 옛날 8비트 게임 특유의 깨졌을 때의 화면이 표시된 뒤 영화가 끝난다. 깨진 화면에는 몇개의 캐릭터 그래픽도 보인다. 오락실에서는 전원을 껐다 켜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볼 수 있는 화면이고, 가정용 게임기에서는 팩에 훅훅 하고 입김을 불게 만드는 화면이다.
3. 툼 레이더 (Tomb Raider, 1996, Eidos Interactive)
랄프가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붙잡혔을 때 '이름은?'하고 묻자 '라...라라 크로프트!'라고 대답한다.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는 액션 어드벤쳐 게임 '툼 레이더'의 주인공 이름이다. 현재 '툼 레이더'의 제작사 에이도스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스퀘어에닉스에게 인수되었다.
4. NES 조이패드
'슈가러쉬'의 킹캔디가 랄프의 메달을 복구하기 위하여 게임의 시스템에 들어갈 때, 숨겨진 기계가 하나 나온다. 이는 닌텐도에서 개발한 세계 최고의 인기 8비트 게임기였던 'NES(일본의 '패밀리컴퓨터')' 조이패드다.
5. 코나미 커맨드
킹캔디는 위의 NES 조이패드로 암호를 입력하는데 이 암호가 무려 '상상하하좌우좌우BA'이다. 이는 일명 '코나미 커맨드'라고 부르는 커맨드인데, 80~90년대 코나미 게임에서 이 커맨드를 입력하면 놀라운 일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패미콤용 '그라디우스(Gladius, 1986, Konami)', '혼두라(Contra, 1988, Konami)', '그라디우스 II(GRADIUS II, 1988, Konami)', '악마성 스페셜 나 드라큐라군(1990, Konami)'의 리뷰를 했을 때 이 커맨드를 입력했을 때 생기는 효과 역시 소개한 바 있다. 자세한 것은 해당 포스팅들 참조. 이 '상상하하좌우좌우BA'의 깊은 의미를 아는 사람은 대폭소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6. 삭제된 캐릭터 '닥터 와일리' from '록맨(ROCKMAN, 1987, CAPCOM)'
최초에 공개되었던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악역 모임'에 캡콤사의 '록맨'의 악역인 '닥터 와일리'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때는 아직 디즈니가 각 게임사와 저작권 협상에 들어가기 이전이었고, 각 게임 캐릭터의 저작권 협상 이후 최종적으로 닥터 와일리는 빠지게 되었다.
수퍼마리오의 '마리오'가 빠지게 된 것처럼 캡콤에서도 닌텐도처럼 많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스트리트 파이터 2의 각 캐릭터 저작권료만으로도 캡콤 측에 충분히 많은 돈을 지불했기에 록맨 캐릭터는 그냥 빼기로 했는지도? 그 돈으로 다른 게임사의 캐릭터 저작권을 하나라도 더 사는게 효율적일테니 말이다. 캐릭터 라이센싱 비용 때문에 삭제됐다는 마리오와는 달리 닥터 와일리는 왜 빠지게 되었는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영화 개봉전부터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 분석에 들어가 수많은 사람들이 '앗! 이것은 그거잖아!!'라고 알려준 덕분에 영화를 볼 때 훨씬 쉽게 추억의 게임 캐릭터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스쳐지나가는 캐릭터들 투성이에 가물가물한 것도 많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게임이 영화 속에서는 눈에 안들어왔다던지 하는 것도 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저작권료를 아끼려고 특별히 특정 게임에서 특정 캐릭터를 뽑아낸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게임처럼 적당히 '어디서 본 듯한' 느낌으로 만든 캐릭터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도 있는 듯 싶다.
디즈니에서 만든 작품 답게 기승전결 깔끔하고 사랑과 우정과 감동, 웃음 가득한 아이와 보기 좋은 '잘 만들어진 가족영화'였다. 기존의 픽사처럼 성인들에게 어필할만한 '철학'까지 담지는 못했지만 오락실 세대의 성인들, 특히 당시 게임 삼매경이었던 1980년대의 어린이들에게 어필할만한 매니악한 요소가 가득한 것에서는 픽사스러움이 느껴지기도.
고전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영화였다. 영화의 맨 끝에 나오는 랄프의 대사로 포스팅을 마친다.
"게이머들은 우리를 '레트로'라고 부르지. 나는 그게 '옛날 것이지만 멋진 것'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해." ("The gamers say we're "Retro" which I think means "Old but cool." )
(2012.12.22 13:10 김포공항 롯데시네마 관람)
덧글
덕분애 못본걸 알았습니다
반담의 스트리트 파이터 영화나 UDON 코믹스의 스트리트 파이터 만화 등에서는 진짜 나쁜놈은 아니지만 선역도 아닌 모습으로 나오곤 했죠.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에서는 미국인 켄을 상대로 러시아인 장기에프가 최종 상대로 나오고...)
http://blog.naver.com/blheart/100149538291
(UDON 코믹스의 STREET FIGHTER LEGENDS SAKURA)
2. '슈마고라스'의 모티브는 크툴루 신화의 '슈마 니구라스'입니다. 비홀더도 어느정도 영향을 주긴 했겠죠.
http://mirror.enha.kr/wiki/%EC%8A%88%EB%B8%8C%20%EB%8B%88%EA%B5%AC%EB%9D%BC%EC%8A%A4
3. 킹덤하츠의 소라가 3D가 아닌 8비트 2D 그래픽으로 나온건 '킹덤하츠 체인 오브 메모리즈'에서 가져온것 아닐까요?
체인 오브 메모리즈 원작은 GBA용 2D 게임이니...
http://en.wikipedia.org/wiki/Kingdom_Hearts:_Chain_of_Memories
이나후네가 캡콤을 나간 뒤 록맨대쉬3와 록맨온라인 등이 개발 중지가 되어버리긴 했습니다만 어차피 이나후네가 있었어도 팬들이 바라는 원조 록맨이나 록맨X 신작이 나올 기미는 없었거든요. 올해만 하더라도 록맨 25주년 소셜게임 발매와 스파x철권의 메가맨 참전 등 여전히 록맨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정말로 고인 소리 들으려면 영화에서 나온 큐버트처럼 한 때 세계를 주름잡았다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몇십년이 흘러 지금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야겠지요. 영화도 그런 상황을 패러디한데다가.
좀비와 가면쓴 녀석이 어디 나오는 녀석인가
했더만, 하오데와 모탈컴뱃 이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일단 영화 자체가 다루는 게임들이 전체적으로 오락실 고전 게임들이라 요즘 게임인 헤일로 같은 게 나오는 건 약간 어긋난 느낌도 나고, 강화복 입고 있을 때는 남자로 착각할 정도로 묵직한 옷을 입고 있다가 벗고 보니 글래머한 미녀가 나온다는 클리셰도 이 쪽이 시초이고, 결정적으로 영미권에서는 사무스 아란이 아직도 상당히 인기있는 히로인이기도 하구요.
http://imguol.com/2012/07/13/personagem-de-um-jogo-de-tiro-em-primeira-pessoa-sergeant-calhoun-lembra-anya-stroud-de-gears-of-war-3-1342210429411_956x500.jpg
암튼 히어로즈 듀티의 병사가 스페이스 마린 하시깐 미니어쳐 게임인 워해머40k(Warhammer 40,000, Workshop, 1980)에 동일한 이름의 스페이스 마린이 생각나는군요 작년엔 동일한 이름의 TPS게임(Space Marine, Relic, 2011)도 내놓았지만 그리 좋은 평가 못 받은...
바보로 설정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
(뭐... 좀비란 그런 캐릭터니까요.)
그리고 제가 이 영화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은 사람들이 스모크와 장기에프를 악역으로
인정하지 않을까 하는겁니다. ㅠㅠ
그리고 그 페이탈리티 장면에서 몇몇 아이들이 우는걸 본 사람도 있다는군요
동시에 그 당시 게임을 천시하고 쓰레기취급했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다니 여러가지로 만감이 교차하네요...
방학이라 아이들이 많아 조금 걱정했었는데 의외로 조용하더군요.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역시 크게 웃는 건 저 같은 남자들이었었고. ㅎㅎ
몰라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지만 역시 조금이라도 더 알고 보면 추억 속에 잠겨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다 못읽었지만 게임회사 라이센스가 많이 올라가더라니..!;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섬세한 정리에 감탄했습니다. *_*
나중에 BD나 사서 돌려보며 다시 눈여겨봐야겠네요
그리고 이건 덤 -> http://pds27.egloos.com/pds/201212/25/31/e0019531_50d9a35516a7a.jpg
덕분에 영화를 볼 때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메탈기어드립은 극장에서 볼 당시 저 혼자만 웃어서 슬펐...ㅠㅠ
PS one과 아케이드를 시작으로 중간에 개발이 중단됐다가 슈퍼노바부터(정확하진 않음) 재개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된 거고요.
지금 DDR과는 별개로, 파라파라 파라다이스를 잇는 완전히 다른(360 키넥트 센서와 비슷한) 댄스 에볼루션 아케이드가 현지에서도 가동하는데 그건 플레이 가격이 비싸더군요 ㅠㅠ
아 생각해보니 해보고는 싶지만 현실은... ㅠㅠ
담에 다시 볼때는 꼼꼼히 챙겨봐야겠습니다ㅎㅎ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엔 드문 이름인데 하프라이프의 오마쥬가 아닐까...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일단 역활도 둘 다 총들고 싸우는거고...^^
탭퍼의 술집에서 랄프가 싸우기 싫어하는 그 병사(마코무스키였나)하고 만날 때 배경에 게임 캐릭터들 초상화가 주르륵 걸려있는 장면도 있죠. 춘리는 알겠는데 그밖엔 워낙 많이 나오고 빨리 지나가서 진짜 블루레이 돌려봐야 하나 싶을 정도(...) 중앙역에서 춘리와 함께 걸어가던 마리오 쪽 여성진이 2명 있었던 것 같은데... 이것도 역시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알아보기가 힘들군요.;;;
그 느낌표가 대체 뭔가 했더니 메탈기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옛 추억이 생각나는 블로그네요!! ㅎㅎ
http://tvtropes.org/pmwiki/pmwiki.php/Characters/WreckItRalphCameoCharacters
http://i1.wp.com/screencaps.us/201/2-wreck-it-ralph/full/wreck-it-ralph-disneyscreencaps.com-3745.jpg
장면 하나에도 참 많은 캐릭터 들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