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영화감상

호빗 :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피터 잭슨 감독, 이안 맥켈런(간달프), 마틴 프리먼(빌보 배긴스), 리차드 아미티지(소린) 주연


"땅속 어느 굴에 호빗이 살고 있었다."

1930년대 초반, 옥스포드 대학의 교수 J. R. R. 톨킨은 학생들의 과제를 채점하다가 지루해진 나머지 심심풀이로 백지에 이 하나의 문장을 썼다. 호빗이 무엇인지 자신도 몰랐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문장에 살을 붙이기 시작했고 6년 후, 아이들을 위한 환상동화 '호빗'이 탄생하게 된다. 저 한 문장이 설마 이세상 모든 판타지의 바이블인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이어져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게 될 것이라고는 작가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을 듯 싶다.

이 영화는 톨킨의 동화 '호빗'을 원작으로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피터 잭슨 감독은 기존에 이미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만들었는데, 이번 '호빗'은 원작의 동화스러움보다는 기존에 만든 영화판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퀄적인 분위기로 만들어졌다. 원작은 좀 더 가벼운 동화였는데 그걸 3부작으로 만든다니...러닝타임 때문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다루지 못했던 것을 좀 더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번에는 프로도에게 절대반지를 넘겨줬던 빌보 배긴스가 주인공. 빌보는 과거 자신의 모험을 책으로 쓰기로 마음 먹고 한장의 문장을 쓴다.

"땅속 어느 굴에 호빗이 살고 있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빌보의 설명은 원작 동화의 문장을 고스란히 옮겨담고 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원작이 워낙 대서사시였기 때문에 수많은 가지치기와 영화적 편집을 하지않을 수 없었지만 이번엔 원작은 가벼운 동화였는데 그걸 고스란히 옮기면서도 오히려 살을 붙여 영화적인 재미와 '반지의 제왕'과의 연계성을 강화한 듯 싶다.

재보를 노린 용 '스마우그'의 침공으로 고향 에레보르 왕국을 빼앗긴 드워프족. 그 왕의 후손인 소린은 스마우그의 힘이 약해졌을 때를 노려 드워프 전사들을 소집, 왕국의 탈환을 노린다.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는 호빗 빌보 배긴스를 원정대의 멤버로 참여시키고, 이들이 겪는 모험이 이야기의 핵심. 초반에 용 '스마우그'의 드워프 왕국 침공이 마치 한편의 괴수영화와 같은 연출로 표현되는 것이 재미있다. (결국 끝까지 용의 전체적인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호빗은 물론 드워프 및 엘프, 오크족, 트롤, 돌거인, 고블린 등 이 세상 모든 판타지의 원점이 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런 다양한 종족과 크리쳐들의 등장, 위기의 극복을 다룬 모험은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반지의 제왕'은 대 서사시였던 반면 이번엔 원작이 동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엄청난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주인공들은 죽지 않고, 돌거인들의 싸움에 말려들어 바위산 틈에 끼어도 죽지 않는다. 말도 안되지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어찌보면 '오락영화'로써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보다 훨씬 훌륭한 듯 싶다. 확실히 말해 '반지의 제왕' 시리즈보다 덜 지루하고,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주인공인 빌보 배긴스가 모험 도중에 골룸과 만나고, 절대반지를 얻게 되는 과정이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연계되는 자잘한 요소들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재밌게 즐긴 사람들을 위한 덤. 이야기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빌보 배긴스와 드워프들의 용으로부터의 왕국 탈환을 위한 여정이다.

사실상 '호빗'은 원래부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는 독립된 작품이기 때문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 호빗 한명과 마법사 한명, 드워프 13명의 여행을 즐겁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가볍게 볼 수 있는 훌륭한 오락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본 사람에게는 반지 시리즈의 프리퀄적인 요소까지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재미없다는 사람들도 이번 '호빗'은 정말 재밌다고들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판타지 오락영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영화가 끝나고 스탭롤이 한참 올라가다가 '제작에 참여한 마이크 터너의 죽음을 추모하며'라는 자막이 나온다. 별도의 시크릿 영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1부가 나왔으니 언제 후속편을 기다린담...다행인 것은 이번 1부의 마지막 장면이 마치 이번 영화 하나만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작품처럼 끝나서 다음편은 좀 더 침착하게 기다릴 수 있을 듯 싶다.

(2012.12.30 20:00 김포공항 롯데시네마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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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prk-Zero 2012/12/31 14:38 #

    김포공항 롯데시네마라...멀리있는 동네에 계시군요...
    저는 천호나 강변 쪽에 영화관람을 해가지고...
  • 플로렌스 2012/12/31 19:18 #

    참 멀지요.
  • Aprk-Zero 2012/12/31 14:39 #

    피터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 대히트로 뉴질랜드에선 국빈 대접을 받는다고 하죠....
  • 플로렌스 2012/12/31 19:18 #

    그럴 듯 싶군요.
  • 남선북마 2012/12/31 17:46 #

    호빗보고 반지원정대보면 모든요소가 이제 막 만든 속편인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게 참 신기합디다.. 호빗은 확실히 반지원정대보다는 엔터테이먼트적인 요소가 충만한것 같아요.
  • 플로렌스 2012/12/31 19:20 #

    원작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사실상 반지 시리즈와는 다른 컨셉의 독립된 작품인데도 서로 세계관과 일부 이야기들이 연결되는 것이 재미있지요.
  • JOSH 2013/01/01 19:13 #

    초반부의 에레보르 묘사를 보고 걍 부왉!!!!!
    아아 영화판 아이언포지(Wow)야... TㅁT/

    편집방향을 보니까...
    아마 3부작으로 늘리면서 간달프 중간에 빼서 강령술사와의 전투를 넣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편은 " 간달공주와 13난장이들 + a "
  • 플로렌스 2013/01/01 20:31 #

    제목의 호빗은 플러스 알파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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