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마지막 앨범은 이것, 브로콜리 너마저 - 1/10 (EP, 2012) 뮤직머신

브로콜리 너마저 - 1/10 (EP, 2012.12.18)

2012년이 가기 전에 구입한 마지막 음반은 내가 좋아하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신규 EP 음반 '1/10'.



올해 7월에 신곡 '잔인한 사월'을 포함한 2장짜리 베스트 앨범 [앵콜요청금지.]로 내 귀를 즐겁게 해줬던 브로콜리 너마저가 올해가 가기 전에 마지막 선물을 내놓았다. [앵콜요청금지.]의 CD에는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첫번째 CD에는 신곡 '잔인한 사월', 두번째 CD에는 '1/10'과 '막차'라는 신곡이 수록되어 있었다. '잔인한 사월'은 당시 음반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1/10'과 '막차'는 수록되지 않아서 어째서인가 했는데 뒤늦게야 이렇게 EP로 음반이 나와주게 된 것.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막차
2. 숨바꼭질
3. 1/10
4. 손편지

1번 트랙 '막차'와 3번 트랙 '1/10'은 이미 [앵콜요청금지.]에서 동영상으로 감상한 적 있어 익숙한 곡들이다.

'막차'는 한반중의 버스정류장에서 차 지나가는 소음과 함께 라이브로 부르는 영상이 인상적이었던 곡이었는데 이번엔 스튜디오 버전이다보니 소음 없이 깔끔하게 곡을 감상할 수 있다. 전반은 기타 하나에 보컬로만 진행하다가 후렴부는 다른 악기가 뒷받침되는 곡인데 철저히 보컬 중심으로 악기는 거의 살짝 걸쳐지는 정도. 그때문에 전체적으로 상당히 조용하고 잔잔한 곡이다. 무려 5분 50초짜리의 곡. 시작부터 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겨울밤 고요한 적막 속에서 듣는 이런 조용한 곡, 나쁘지 않다.

'숨바꼭질' 역시 잔잔한 곡인데 이번엔 외로움, 쓸쓸한 감성이 가득하다. 약간 슬픈 멜로디가 전개 마음에 든다. 이번 EP 앨범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곡. 이런 멜로디, 이런 가사의 곡을 들을 때마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감성이 참 내 취향이구나하고 느끼게 된다. 5분 2초까지 곡. 이번 EP는 마지막 트랙 '손편지'를 제외하면 모두 5분이 넘는 긴 곡인데다가 전부 잔잔한 곡들인데도 불구하고 별로 지루함이 없다. 차가운 겨울, 고요한 새벽에 홀로 듣고 있어서 그럴까. 이 잔잔하면서도 쓸쓸한 곡들에 내 뇌가 녹아내리는 듯 싶다.

'1/10'은 바깥에 차 지나가는 소음과 함께 라이브를 하는 영상이 인상적이었던 곡인데 스튜디오 녹음 버전에도 그렇게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효과음으로 삽입되어 있다. '우리가 함께 했던 날들의 열의 하나만 기억해줄래'라는 가사가 곡의 핵심. 이번 EP 앨범의 타이틀과도 동일하다. 이어지는 가사 '우리가 아파했던 날은 모두 나혼자 기억할게'가 가슴을 후벼판다. 5분 21초짜리의 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다. '숨바꼭질'보다는 멜로디가 밝은 분위기인데도 결국엔 잔잔하면서도 쓸쓸한 감성 넘친다. 좋은 곡이다.

'손편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키보드) 멜로디 하나에 맞춰 보컬이 전개되는 곡이다. '막차'가 기타 하나에 맞춰 보컬이 시작되다가 후렴부에 다른 악기들이 살짝 얹혀졌던 것과는 달리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 하나. 역시 잔잔한 곡으로 첫 트랙이었던 '막차'와 그 감성이 비슷하다. 3분이 넘는 곡인데도 이곡을 제외한 다른 곡들이 전부 5분이 넘는 긴 곡들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곡이 짧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음반의 마무리용으로 적절한 곡.

'브로콜리의 너마저' 베스트 앨범이 나온지 5개월. 올해가 가기 전에 신곡들을 수로간 EP가 나와서 기쁘다. 베스트 앨범도 줄창 들었지만 그 음반에 수록되었던 동영상들을 보면서 신곡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언제 음반으로 나오나 궁금했기 때문. 밝은 곡 하나 없이 4개의 트랙이 모두 잔잔한 곡들이라 '꾸꾸꾸' 같은 재미있는 감성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아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차갑고 쓸쓸한 이 겨울, 잔잔하고 쓸쓸한 감성으로 가득찬 브로콜리의 새 EP음반을 들으며 계절의 분위기에 취해 센티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2012년도 이제 마지막. 또 한살 나이를 먹어가고 올해 겪은 모든 일 또한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릴테니까. 영원히 안녕, 2012년...



부클릿은 무언가를 붙였다 뗀 테이프 자국으로 가득한 벽 사진. 그 위에 실제 포스트 잇을 한장 붙여놓았다. '1/10'의 곡 가사를 생각하면 붙였다 뗀 테이프 자국은 사라져버린 '우리가 함께 했던 날들', 하나 남겨놓은 포스트 잇은 '기억해야 할 열의 하나'를 상징하는 듯 싶다.

CD표지는 초록색의 지선버스의 사진. 원래는 CD에 표시해야할 정보를 버스 옆면 광고표시란에 새겨넣었다. 버스넘버 대신에 1/10이라는 음반 제목을 넣었고 추가광고란에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로고가 삽입. 버스기점에 정차되어 있는 버스는 수록곡 중에 '막차'를 상징하기 위함일까.


다음은 [앵콜요청금지.]에 수록되었던 라이브 영상들.

1/10



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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