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팀 버튼 명작, 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2012) 영화감상

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2012.10.11)
팀 버튼 감독


오랜만에 팀 버튼 영화 특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 비록 1984년에 디즈니를 통해 이미 나온 적 있던 팀 버튼 감독의 30분 짜리 단편영화의 리메이크판이긴 하지만 말이다. 원작은 실사 흑백영화였던 반면 이번엔 스톱모션풍 3D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나 '시체신부'에서 볼 수 있었던 팀 버튼 특유의 디자인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과학소년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차 사고로 죽은 자신의 애견 스파키를 부활시켜서 벌어지는 소동이 메인인 이야기. 주인공 이름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점이나 의도적인 흑백영화라는 점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1931)'을 떠오르게 한다. 이웃집 엘사네 암캐는 푸들인데 기묘한 헤어스타일이 눈에 띈다. 바로 '프랑켄슈타인의 신부(The Bride of Frankenstein, 1935)'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헤어스타일!! 주인공의 부모는 TV에서 크리스토퍼 리 주연의 '드라큘라(1958)'가 방영하고 있다. 맨 마지막의 무대가 불타오르는 풍차라는 점도 역시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1931)'의 오마쥬.

주인공의 급우들의 이름이나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웃집 엘사의 성이 '드라큐라(Dracula, 1931)'에 나오는 '반헬싱'이며 등이 굽은 친구 에드가 이고르는 우선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노틀담의 꼽추(The Hunchback of Notre Dame, 1923)'를 떠오르게 하지만 '이고르'라는 이름에서 '프랑켄슈타인의 아들(Son of Frankenstein, 1931)'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을 부리는 인물과 같음을 알 수 있고(스펠링은 다르다), 이후 프랑켄슈타인 시리즈에서 프랑켄슈타인의 꼽추 조수 이름이 '이고르'로 나오게 되어 다분히 프랑켄슈타인 시리즈를 의식하고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다. , 주인공을 질투하는 과학소년 내서는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1931)'에 나오는 보리스 카를로프가 분장한 괴물을 닮았다. 자신의 고양이 똥으로 점을 치는 기괴한 소녀는 눈이 크고 동그란데 눈동자는 점인지라 얼굴 자체가 기괴함 만점.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원작에는 없었던 다른 괴물들까지 총출동하며 유니버설 스튜디오 몬스터즈(및 기타 괴물)의 패러디 항연이 벌어진다. 빅터에게 스파키의 비밀을 폭로하겠다는 에드가가 빅터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금붕어를 똑같은 방식으로 번개를 맞게 하자 투명금붕어가 되어버려 '투명인간(INVISIBLE MAN, 1933)'의 패러디를 한다. 에드가가 죽은 쥐를 되살리자 괴물쥐가 되어버리는데 행동이 늑대같다. 바로 '런던의 늑대인간 Werewolf of London, 1935)'의 패러디.

눈이 동그란 기괴한 소녀는 고양이가 물고온 박쥐 시체를 되살려보려다가 박쥐와 고양이가 합쳐져셔 박쥐고양이가 되며 '드라큐라(Dracula, 1931)'를 떠오르게 만들고, 질투많은 과학소년 내서는 거대한 묘에서 자신의 붕대감은 햄스터를 되살리는데다가 결국 스스로 붕대에 감겨 '미이라(The Mummy, 1932)'를 떠오르게 만든다. 뚱뚱이 밥은 건조상태로 판매되는 애완용 바다새우 '씨몽키'를 전기를 쐬게 만드는데 변화 후 떼지어서 나오는 그 모습은 마치 '검은 산호초의 괴물(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 1954)'에 나오는 반어인을 떠오르게 만든다. 하는 행동은 '그렘린(Gremlins, 1984)'을 닮았다. 떼지어서 공중전화 박스에 달라붙는 장면이나 팝콘 먹은 뒤 폭발하는 장면 등은 그야말로 그렘린 그 자체. 일본인 토시아키는 죽은 거북이를 되살리는데 일본인 답게 '대괴수 가메라(大怪獣ガメラ, 1965)'를 만들어낸다.

여주인공인 엘사 반헬싱의 성우가 무려 위노나 라이더!! 내가 위노나 라이더에게 반했던 것은 팀 버튼의 명작 '비틀쥬스(Beetlejuice, 1988)'에서 검정색의 고스로리 의상을 입은 소녀 리디아로 첫 등장했을 때였다. 이 '프란켄위니'에서 나오는 엘사 반헬싱은 마치 그 시절의 리디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캐릭터 디자인을 보여준다. 위노나 라이더는 팀 버튼의 명작 '가위손(1990)'의 여주인공 킴 보그 역을 맡기도 했다. 또한 위노나 라이더가 1992년도 개봉작인 '드라큘라(1992)'에서도 여주인공인 미나 역 및 드라큐라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역을 담당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프랑켄위니에선 이름이 '반헬싱'인데 말이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엄마인 수잔의 성우는 캐서린 오하라. 팀 버튼의 명작 '비틀쥬스(Beetlejuice, 1988)'에서 리디아의 엄마로 나왔던 사람이다. 이 분이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역시 '나홀로 집에' 시리즈의 케빈 엄마 배역이지만 말이다.

내가 팀 버튼에게 처음으로 푹 빠졌던 것은 1988년에 개봉했던 '비틀쥬스'였다. 당시 '유령수업'이라고 개봉했던 비틀쥬스는 소년중앙에 실린 최신 영화 기사를 통해 처음 접했고 그 사진만으로도 날 푹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비틀쥬스를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봤다. 가위손도 보고 또 봤다. 극장에서도 보고 비디오로도 봤다. 배트맨도 보고 또 봤다. 극장에서도 두번 보고 비디오로도 여러번 봤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최고였고 '화성 침공'도 재미있게 봤고 '슬리피 할로우'도 재밌게 봤다. '빅 피쉬'도, '시체 신부'도 재밌게 봤다. 근래작 중에선 '스위니 토드'가 그나마 괜찮았다. 팀 버튼 영화는 모조리 극장에서 보고 이후에도 비디오로도 꼬박 봤다. 물론 비디오 테입도 모조리 구입했었다.

다만 가면 갈수록 팀 버튼의 감각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강해졌는데 '이번 프랑켄위니'만큼은 다르다. 전성기 시절의 팀 버튼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물론 팀 버튼의 초창기 시절 단편영화의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다. 하지만 팀 버튼 디자인의 캐릭터들로 어레인지 되었고, 각종 추가 장면들로 인해 원작보다 훨씬 전체적으로 팀 버튼스러움이 강조된 '제대로 된 팀 버튼 영화'다. 팀 버튼 특유의 감각을 오랜만에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추천. 꼭 봐라, 두번 봐라. 3번 봐라. 100번 봐라.

덧글

  • 고우 2013/01/03 00:12 #

    오옷 기대만빵..
  • 플로렌스 2013/01/03 00:29 #

    이미 영화관에선 작년 10월에 개봉했고 얼마 못가서 막이 내렸지요. (T_T)
  • Arcadia 2013/01/03 00:34 #

    이거 별로안돼서 내린...
    워낙 다른영화에 밀리고
    내용상으로도 마니아아니면 보기힘들고;;
  • 플로렌스 2013/01/03 00:37 #

    근래의 팀 버튼 영화 중에선 최상급으로 잘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안타깝습니다.
  • 일후 2013/01/03 03:34 #

    시장성과 작품성은 비례하지 않는다의 대표적인 경우죠 ㅠㅠ
  • 플로렌스 2013/01/03 09:58 #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꽤 성공한 편이었는데 말이지요...이 묘한 차이란...
  • 일후 2013/01/05 04:22 #

    플로렌스 님/로맨스를 주로 다뤘나 아니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굳이 두 작품을 비교한다면 말이죠.
  • 플로렌스 2013/01/05 10:59 #

    그정도로 이정도까진...시기와 운의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 블랙 2013/01/03 07:40 #

    이고르는 '노틀담의 꼽추'라기 보다는 프랑켄슈타인 영화에서 조수로 나오곤 하던 캐릭터 입니다. 첫 등장 작품이 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 플로렌스 2013/01/03 10:24 #

    아, 말씀 듣고 보니...1931년작 프랑켄슈타인에선 꼽추 조수 이름이 플릿츠였는데 나중에 나온 프랑켄슈타인 작품들에선 이고르로 나오는군요! 내용에 반영하겠습니다.
  • 오오 2013/02/20 09:02 #

    팀 버튼의 (잊혀져가던)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괴한 외양, 그 이면에 있는 따스한 마음을...
  • 플로렌스 2013/02/20 09:16 #

    오랜만의 팀버튼 명작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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