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X] 재키챈의 스파르탄 X (スパルタンX, 1985, Pony Canyon)
성룡의 영화 '스파르탄 X(원제: 쾌찬차)'의 컴퓨터 게임 판권을 갖고 있던 포니캐년(Pony Canyon)에서 MSX용으로 제작한 게임. 통상 '스파르탄 X'하면 국내에서 '이소룡'이란 이름으로 유명한 아이렘의 오락실용 게임
스파르탄X(KUNG-FU MASTER)를 말하거나 그 게임의 닌텐도 패밀리컴퓨터 이식작인
스파르탄X(FUNG-FU)를 말하지만...실은 해당 영화의 컴퓨터 게임 판권은 포니캐년이 갖고 있었으며 이렇게 영화 개봉에 맞춰 게임도 발매했었다.
때문에 패미콤용으로 나온
스파르탄X는 포니캐년 측에 판권료를 지불했고, 계약 기간 종료 후에는 북미판 이름인 'KUNG-FU'로 이름을 변경하여 재발매하였다. 또한 아스키에서 발매한 해당 게임의 MSX 이식작은 '스파르탄 X'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고 '
성권아쵸'라는 이름이 되어버렸다.
이 게임은 MSX 초창기의 게임이다보니 롬팩 형태의 카트리지가 아닌 무려 카세트 테입 형태의 저장장치로 발매되었다. 게임 카세트를 본체에 넣고 부팅 후 MSX 베이직에서 cload라는 명령어로 카세트 테입을 로딩 후 run이라는 명령어로 구동시키는 방식. 카세트 테입 게임의 추억을 느끼게 해주는 게임이다.
부팅 후 MSX 베이직이 뜨면 cload 명령어로 카세트 테입을 불러들인다. 다음 run을 쳐서 실행시키면 게임이 구동 시작. bload"cas;"r 뭐 이런 식으로 로딩하는 명령어도 있었는데 이 게임은 cload로 불러들여야 한다. 카세트 테입 방식의 게임은 어렸을 때 친구집에서 했었고, 컴퓨터 학원에서 베이직을 배우던 시절 MSX 컴퓨터도 있었기 때문에 MSX 베이직에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것들을 했는데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run을 치면 게임 로딩 화면으로 넘어간다. 열심히 카세트 테입을 로딩 중. 카세트 테입 방식이기 때문에 되감아줘야기도 했고...여러모로 불편했다. 음원으로써의 카세트 테입은 그래도 90년대까진 유효했는데 게임 미디어로써의 카세트 테입은 80년대 중반에 이미 사멸의 길을 걷고 있었으니...
이윽고 뜨는 '스파르탄 X'의 로고. 아이렘에서 만들었던
패미콤판 스파르탄X와는 달리 영화에 사용되었던 '스파르탄X'의 로고를 제대로 재현해냈다.
가만히 놔두면 오프닝 데모 화면이 나온다. 하얀 사람이 영화 '스파르탄 X(원제: 쾌찬차)'의 여주인공 실비아. 그렇다면 파란 사람은?
파란 사람이 실비아를 들고 그대로 납치해간다. 실비아는 도와달라고 외치는데...한마디로 실비아를 납치해간 납치범. 위에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 게임은 아이렘에서 만든 동명의 인기 액션게임과는 달리 철저히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간다.
< 스토리 >
장소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토마스(성룡)와 데이빗(원표)은 간이식당차량(쾌찬차)으로 중식 페스트푸드 장사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알게 된 아름다운 스페인 여성 실비아에게 두사람은 반하게 되지만 실비아는 자신의 미모를 이용하여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사립탐정사무소에서 일하는 모비(홍금보)는 한 신사로부터 로바스 백작의 숨겨둔 딸을 찾아달라는 부탁으로 실비아를 찾게 된다. 그런데 유산을 노린 백작의 동생 몬데일이 청부업자들을 고용하여 실비아를 납치하게 된 것. 토마스(성룡), 데이빗(원표), 모비(홍금보) 이 3인방은 실비아를 구출하기 위하여 몬데일의 성으로 향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키보드의 0을 눌러 키보드로 조작할지, 1을 눌러 조이스틱으로 조작할지 선택할 수 있다. MSX 게임들은 이렇게 통상 키보드와 조이스틱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져서 명실공히 MSX는 당시 훌륭한 '게임 컴퓨터'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라운드1의 시작. 당시의 포니캐년에서 제작한 게임이 그렇듯이 조작방법의 설명이 표시된다. 스파르탄 X는 라운드1과 라운드2~4의 조작방법이 상이하다. 라운드1은 방향키 좌우로 왼쪽과 오른쪽 이동, 스페이스바로 점프를 하는 단순한 조작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포니캐년판 스파르탄X의 라운드1은 '성을 향해 달려가며 오토바이를 점프로 피하는 것'이다. 성까지의 거리는 10Km. 달려가다가 지칠 것 같지만 어쨌거나 달린다. 1회차의 라운드1은 위에 표시된대로 레벨1이기 때문에 굉장히 쉽다. 오토바이는 좀처럼 토마스에게 오지 않기 때문에 좌우 이동도 필요없이 그냥 계속 달리고 있다가 중앙에 오는 오토바이만 가끔씩 점프로 피하면 된다.
라운드1은 원작 초반에 광장에서 장사를 방해하며 행패를 부리는 폭주족 패거리를 토마스와 데이빗이 때려잡는 에피소드에서 따온 듯. 다만 원작에서처럼 오토바이를 탄 패거리들과 직접적으로 싸우지 않고 점프로 피하는 게임으로 변경되었다.
오토바이에 깔리면 말 그대로 압사. 목숨수(JACKIE)가 하나 날아간다. 원작에서는 토마스(성룡), 데이빗(원표), 모비(홍금보) 3명이 성에 쳐들어가지만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재키챈의 스파르탄X'. 철저하게 재키챈(성룡) 중심으로만 진행된다.
라운드1의 끝부분. 남은 거리가 00Km가 되면 서서히 성의 모습이 보이고 성까지 도달하면 라운드1 컴플릿. 이제 원작의 후반에 해당하는 성 안에서의 액션으로 돌입한다.
라운드2부터 라운드4까지는 라운드1의 조작법과 판이하게 다르다. 사실 라운드1은 사족이고 라운드2부터 라운드4까지가 이 게임의 본편. 조작법도 상당히 복잡해보이지만...실은 별 것 없다.
방향키 좌우로 좌우 이동, 방향키 위로 점프, 방향키 아래로 앉기가 일단 기본.
상대방을 보고 있는 방향으로 대각선 위를 누르면 펀치, 대각선 아래를 우르면 킥 공격.
상대방을 보고 있는 방향의 반대로 대각선 위를 누르면 백텀블링, 대각선 아래를 누르면 후방 킥 공격.
끝으로 쓰러져 있는 상대 위에서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마무리 공격에 들어간다.
라운드2는 청부업자와의 승부. 하얀색 선으로만 표현되어 있지만 원작에서 승부를 벌였던 그 방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다. 초록색이 토마스(성룡), 파란색이 청부업자. 아래의 상태화면 창에서 왼쪽에는 체력 게이지가 표시되어 있다. 초록색과 빨간색이 표시되어 있는데 최상단이 Full(꽉참), 빨간색 시작부분이 Emergency(비상사태)인 듯? 최상단에는 현재 스코어와 하이스코어, 중앙에는 현재의 층수도 표시되어 있다. CHAN은 재키 목숨수. 사람 모양의 그래픽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각기 다른 포즈인 것이 인상적. 오른쪽 하단에는 포니캐년 로고.
특이한 것은 이 게임은
토마스가 어떤 액션을 취하면 무조건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펀치나 킥으로 공격을 해도, 점프를 하거나 앉기를 해도, 뒤로 공중제비를 해도 에너지가 줄어든다. 즉 적에게 맞아도 체력이 줄어들지만 좌우 이동을 제외한 어떤 움직임에도 체력이 소모된다는 것. 이것이 이 게임을 엄청나게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물론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차오른다.
원작에서 토마스(성룡)가 청부업자와 승부를 벌일 때, 청부업자가 토마스보다 강했기 때문에 성룡이 땀을 비오듯이 흘리고 헉헉대며 이리저리 도망다니면서 싸웠던 것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것이다. 이 게임 역시 방향키 좌우로 적의 공격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며 체력을 채우고, 체력이 차면 다가가서 한대 때리고 또 도망치고...이런 식으로 싸워야 한다. 발이 리치도 길고 데미지도 좀 더 크니 킥 공격을 최대한 활용하자.
또 이 게임의 특이한 점은 '다운 공격'. 싸우다가 상대방이 땅에 쓰러지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위에서 스페이스바를 눌러 다운 공격에 들어가야 한다. 다운 공격 한방으로도 쓰러지지 않기 때문에 쓰러진 상대에게 계속하여 마무리 공격을 해야한다. 상대방이 쓰러져도 곧바로 일어나서 반격해오므로 좀처럼 다운 공격을 넣기가 힘든 것 또한 이 게임의 어려운 점이다. 역으로 토마스가 쓰러졌을 때 상대방이 다운 공격을 하면 무조건 죽는다. 원작에서 토마스와 청부업자의 실력차가 게임에서도 충분히 느껴진다.
다운 공격을 계속하여 성공시켜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면 적은 소멸하며 라운드 클리어! 보너스 점수 1000점을 얻는다. 펀치 공격은 30점, 킥 공격은 50점이다.
라운드3는 라운드1에서 한층 더 올라간 2층. 식탁이 있는 곳이다. 방 구조는 원작의 베니 우르퀴데즈와의 승부를 벌였던 곳과 동일. 식탁까지 있어 한결 더 원작 재현을 하고 있다. 이번의 적은 하얀색 사람. 원작에서 최강의 청부업자 2인방이 케이스 비탈리와 베니 우르퀴데즈였는데, 라운드2가 케이스였다면 라운드3은 베니인 듯. 당연히 라운드2보다 라운드3의 청부업자가 훨씬 강하다. 원작에서 케이스는 데이빗(원표)가 별도로 유인하여 쓰러뜨렸지만 이 게임은 토마스(성룡)가 주인공이다보니 혼자서 모두 해치운다.
라운드3의 청부업자는 근접시 잡기까지 사용한다. 때문에 지나치게 근접해도 안되고 적당히 거리를 두고 치고 빠지는 전법을 사용해야 한다. 잡기 공격을 당하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며 체력이 대량으로 줄어든다. 적의 주먹이나 킥에는 당해도 절대 잡기에는 당하지 않도록 하자. 원작에서 토마스가 베니의 뒤를 잡았을 때 역으로 내동댕이 쳐졌던 장면에서 모티브를 딴 듯 싶다.
라운드3 청부업자의 잡기모션은 두종류가 있다. 하나는 머리 위로 들었다가 내동댕이치는 것과 목을 잡고 들어올려서 내동댕이치는 것 두종류. 어느쪽이건 데미지는 무시무시해서 잡히면 순식간에 체력이 줄어들어 죽게 된다.
내동댕이 쳐질 때 땅바닥에 한번 닿았다가 튕겨서 쓰러지는 것 또한 리얼. 이 게임은 그래픽은 단순하지만 표현 하나하나가 꽤 섬세한 것이 재밌다. 그래픽을 단순화시킨 대신에 움직임을 다양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 다만 주인공이 너무 약하다. 원작에서도 각종 페이크와 약간의 운으로 간신히 이기지만 게임에선 페이크도 쓸 수 없고 운조차 없다.
발로 두대 정도 퍽퍽 차고 뒤돌아서 도망치고, 적이 쫓아오는 동안 체력이 다 차면 다시 뒤돌아서 발로 퍽퍽 차고 또 도망치고...구석에 몰려 적이 가까이 다가와 잡힐 것 같다 싶으면 체력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고 백텀블링을 이용하여 빠져나가고...라운드2와 마찬가지로 이 전법을 반복해야만 해치울 수 있다. 정면 승부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간신히 다운 공격 성공!! 상대가 쓰러지는 순간 다가가서 다운 공격을 걸려하면 곧바로 벌떡 일어나 반격을 당하기 일쑤인데다가, 좀처럼 쓰러지지도 않아서 문제. 다운 공격이 들어가도 금방 일어나서 반격해오기 때문에 안심하지 말고 일어서기 전에 상대방 위에서 스페이스바 연타로 계속하여 다운 공격을 먹여야만 한다.
라운드3 클리어! 보너스 점수 2000점을 받을 수 있다.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최강의 청부업자를 간신히 쓰러뜨리고 계단을 통해 다음층으로 올라가는 토마스.
라운드4는 실비아 납치 사건의 원흉이자 라스트 보스인 몬데일. 원작과 마찬가지로 펜싱검을 사용하여 공격해온다. 원작에서도 엄청난 펜싱 실력을 가진 자였는데 게임에서 역시 최강. 무기가 칼이다보니 한방 찔릴 때마다 체력이 엄청나게 줄어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스의 맷집은 청부업자들에 비해 훨씬 낮아 좀 때리다보면 쓰러지기 쉽다는 것.
근접시엔 공격에 안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쪽으로 파고들어 때리는 것이 좋은데, 파고 들기 전에 펜싱검에 푹푹 찔려 순식간에 죽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 애초에 펜싱검 안쪽으로 파고들지 않으면 때릴 수 조차 없다. 때린 다음도 문제인 것이, 체력을 회복하려고 도망치려고 하다가 역시 펜싱검에 푹푹 찔려 죽어버리기 쉽다는 점. 덤으로 근접 공격도 있고 가드도 한다는 것이 참으로 라스트 보스답다. 원작에선 성룡, 원표, 홍금보 3명이 덤벼들어 해치웠는데 게임에선 성룡 혼자인 것이 문제.
쓰러진 몬데일에게 다운 공격 작렬! 일어나지 못하게 열심히 때려서 간신히 라스트 보스를 해치우면 대망의 엔딩이 기다린다.
화면 오른쪽에서 걸어나오는 실비아. 막대한 유산을 남기고 사망한 로바스 백작의 숨겨둔 딸이며 유산의 정식 상속자. 사생아라고는 해도 몬데일의 조카이기 때문에 죽이지는 않고 감금만 당한 상태. 실비아를 납치, 감금하여 유산 상속 기한을 넘기도록 하여 형의 막대한 유산을 차지하려고 했던 것이 몬데일의 목적이었다.
포옹하는 두사람. 축하합니다! 보너스는 3000점!! 라운드2가 1000점, 라운드3이 2000점, 라운드4가 3000점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성까지 가는 라운드1은 점수도 없고 재미도 별로 없고 사족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에서는 성룡과 원표 둘 다 실비아와 포옹을 하지만 여기에선 주인공이 성룡 혼자 뿐이니 실비아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라운드1부터 시작. 레벨이 02로 한단계 올랐다. 거리도 10Km에서 15Km로 연장. 오토바이 공격도 거세진다. 이렇게 4개의 라운드가 무한루프된다.
포니캐년에서 제작했던 잘 안알려진 '스파르탄 X' 게임. 인기도 많고 유명했던 아이렘사의 '스파르탄 X'가 원작과는 아무 상관없는 이소룡의 사망유희 같은 게임이었던 반면, 판권을 가진 포니캐년에서 직접 제작한 이 게임은 나름 원작 영화의 요소를 충실히 재현하고 있다. 다만 MSX 성능상 그래픽의 표현이 단순하다는 것과,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나머지 싸우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쳐서 체력 게이지가 줄어드는 시스템과 주인공과 적들의 실력차 등 때문에 1회차임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 느껴지는 것이 단점.
하지만 원작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볼만한 작품이다. 다만 요즘 기준으로 보기엔 당시의 단순한 MSX1 게임 그래픽과 사운드, 단순한 게임 구성을 버티기 힘들다는 것과 높은 난이도, MSX 베이직에서 직접 명령어를 쳐서 카세트 테입을 구동시키고, 다시 되돌려 감아야 한다던지 당시 MSX1 카세트 테입을 구동시켜 본 적 없던 사람에겐 구동 자체부터가 난해하다던지, 여러가지 면에서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 문제.
덧글
하단의 FUNC 표시들도 추억이고요.
테잎으로 게임 돌리던 추억도 새록새록...
(그러고보니 삼성에서도 팽귄 데이트라는 테잎 수록 게임이 나왔었죠.)
컴퓨터 잡지에 수백라인짜리(행번호로는 수천번대!) 프로그램 열심히 처서 저장! 도 할 수 있었던걸요?
당시 포니캐년의 성룡영화 게임이라면 '프로텍터'도 있었죠. 기본적으로 쿠소게에 그러니까 어디가 성룡...스러운 게임이긴 했지만 그걸 재탕해서 '타케루 전설' 같은 것도 만들었고. =ㅅ=; 좀 뒤에 나온 '프로젝트 A2'는 메가롬이라 그런지 꽤 할만했습니다만서도.
폴리스 스토리는 캐릭터는 비슷한데 게임성이 바뀌어서 좀 미묘했지만.
SPC-1000으로 테입으로 게임 돌리는데 한 15분 지나서 error뜰때의 허망함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