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엑제드 엑제스 (EXED EXES, 1985.12, MICRONIX/TOKUMA) 패밀리 컴퓨터

[FC] 엑제드 엑제스 (EXED EXES, 1985.12.21, TOKUMA, 5200円)

캡콤에서 1985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발매한 명작 슈팅게임 '엑제드 엑제스(EXED EXES)'의 닌텐도 패밀리컴퓨터 이식작. 1984년에 막 창립된 캡콤은 아직 가정용 게임기용 소프트를 만들어낼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이식 및 발매를 전부 다른 회사에서 담당했는데 이 게임 역시 마찬가지. 발매는 당시 패밀리컴퓨터 매거진을 발행하던 토쿠마쇼텐(徳間書店)에서 했으며, 개발은 패미콤판 '1942'를 담당했던 마이크로닉스에서 담당했다. 패미콤판 '1942'도 떨어지는 이식으로 문제가 됐으나 이 패미콤판 엑제드 엑제스는 형편없는 이식으로 특히나 악명이 높았던 게임이다.

타이틀 화면. 원작의 특징이던 2인 동시플레이는 확실히 재현했다.


메가 롬팩이 없던 시절의 패미콤 기본 성능의 한계와 마이크로닉스의 떨어지는 개발 능력이 합쳐져 음악도 이상하고 그래픽도 떨어지는 졸작이 되어버렸다. 원작은 메탈릭 질감이 나는 기계적인 분위기에 TAMAYO 작곡의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합쳐져 독특한 매력이 있었으나 패미콤판은 음악도 그래픽도 영 아니다. 통상 버튼 배치상 B버튼이 샷, A버튼이 폭탄인 반면 이 게임은 B버튼이 크래쉬, A버튼이 샷으로 되어있다.

엑제드 엑제스의 인상적인 적 '데즈라'. 원작에서는 2가지 모양의 데즈라 편대가 3가지 패턴의 문양을 그리며 나타나지만 패미콤판에서는 오직 원 안에 십자가 그려진 모양의 데즈라가 십자 문양을 그리며 나타나는 1가지 패턴으로 축소되었다. 데즈라 편대를 해치우면 1000점 득점은 원작과 동일.

발매 당시 이 게임은 원작에서 가능했던 '2인 동시 플레이'와 '획기적인 신기능'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발매했는데, 그 신기능이라는 것은 '죽은 지점에서 곧바로 다시 시작하기'. 원래 죽으면 해당 스테이지 처음부터나 정해진 컨티뉴 포인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이 게임은 죽자마자 그 자리에서 곧바로 컨티뉴가 가능하다는 것을 내세웠다. 당시에 그런 것이 가능한 게임이 좀처럼 없었기 때문. 그때문에 이 게임이 아무리 어렵다고는 해도 죽은 자리에서 곧바로 컨티뉴가 가능하고, 컨티뉴 횟수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볼 수 있게 되었다.

포대를 없애다보면 2000점짜리 '딸기'가 나올 때가 있다. 2000점짜리 토마토와 1만점짜리 파인애플도 나오며, 그밖에 원작에서 나오던 다른 종류의 과일('새우' 포함)은 나오지 않는다. 원작에서 나오던 숨겨진 아이템(벗긴 바나나, 홀스타인, 개발자)도 일절 나오지 않는다. 토마토와 파인애플이 원작보다 점수가 낮은 것 또한 문제.

중보스급 거대곤충의 등장. 원작에서 라운드1은 굼벵이였는데...거미 모양의 중보스가 먼저 나왔다. 패턴도 원작과 달리 뭔가 미묘하다. 해치우면 3000점인 것은 원작과 동일.

파워업 캡슐의 등장. 원작과 달리 테두리색의 구분은 없으며 글자가 노랑이냐 흰색이냐로만 갈린다. 노랑은 트윈샷, 흰색은 트리플샷이다. 원작에 나오던 강력한 최강파워샷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1만점짜리 파워다운 아이템은 건재. 샷 도중 방향키를 위로 올리면 사거리가 위로 늘어난다.

하이포인트 에리어도 그대로 재현. 시작할 때 HI-POINT AREA라고 자막이 뜨고, 끝나는 지점에 END라고 뜨는 연출도 원작 그대로 재현했다.

'Pow'를 먹어 적 전원을 후르츠로 만드는 것 역시 건재. 다만 원작과 달리 적들이 변하는 과일의 종류가 딸기, 토마토 밖에 없다. 점수는 원작과 동일. 중보스급 거대곤충을 후르츠로 만들면 1만점짜리 점보후르츠(점보딸기)로 변하는 것은 역시 원작과 동일.

5만점, 10만점, 25만점, 50만점, 75만점, 100만점, 150만점마다 목숨수가 증가하고, 그 때 별모양의 캡콤 대표 아이템 '사키치(佐吉)'가 출현하는 것 또한 원작 그대로. 먹으면 5000점. 원작처럼 노란색으로 깜빡이지 않고 그냥 흰색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보스 전에 캡콤의 대표적인 마스코트 '야시치(弥七)'의 등장 역시 원작 그대로. 패턴 역시 원작 그대로 잘 재현했다.

라운드1의 보스 '쿠루스'. 원작에선 개폐문이 1개 있었으나 패미콤판에선 전부 해골포대로 통일. 원작에선 코어 종류가 3종류 있었으나 패미콤판에서는 모두 가장 약한 노란색 코어로 통일되었다. 

원작에서는 보스마다 해치웠을 때 나오는 스페셜 메시지가 각기 다르고, 보너스 점수 또한 각기 다른데, 패미콤판에서는 무조건 2만점으로 통일되었다. 스페셜 메시지는 나오지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냥 보스가 지나가고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는 것은 원작 그대로.

라운드2의 보스 '엑제스 3호'. 원작에서는 라운드2에서 '엑제스 1호'가 나오고 라운드3에서 '엑제스 3호'가 나왔으나 패미콤판에서는 '엑제스 1호'와 '엑제스 2호'가 삭제되어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원작에선 2개의 개폐문이 있었으나 패미콤판에서는 개폐문이라는 것 자체가 삭제됐기 때문에 4개의 해골대포와 4개의 코어로 대체. 

라운드3의 보스로는 다시 '쿠루스'가 나온다. 원작에선 '엑제스 3호'가 나왔던 곳. 라운드3의 쿠루스는 라운드1의 쿠루스와 달리 중앙에 있던 포대가 최강 내구력의 빨간색 십자포대로 바뀌어서 등장한다.

라운드4의 보스는 십자포대가 달려 파워업한 '엑제스 3호'와 '트윈쿠루'. 등장 보스 2개는 원작 그대로이지만 원작보다 파워업하여 엑제스 3호는 십자포대 1개, 트윈쿠루는 십자포대 2개를 장비하고 등장한다.

라운드5에서는 보스로 이 버전의 엑제스 3호가 다시 등장하고, 라운드6에서는 보스로 이 버전의 트윈쿠루가 다시 등장한다. 원작에서는 라운드5에서 '엑제스 2호', 라운드6에서는 '트리쿠루'가 등장하지만 이들 역시 패미콤판에선 삭제되어버렸다. 그렇다고는해도 어떻게 라운드4의 보스 2마리가 라운드5와 라운드6에 각각 나뉘어서 재등장한담. 더 세지는 것도 아니고...

라운드7부터 등장하는 '스핀스컬'. '손손'에서 등장하던 적 캐릭터다. 그러나 원작의 움직임을 제대로 재현하질 못해서 뭔가 어색하게 움직인다.

라운드7의 보스 '수퍼 엑제스'. 개폐문이 없어진 대신 해골포대 4개에 최강의 빨간색 십자포대 1개, 코어가 무려 8개로 무장하고 나온다. 그렇다해도 원작보다 쉽긴 하다. 라운드8은 엑제스 3호와 수퍼 엑제스가 한층 더 파워업한 형태로 등장한다. 원작에서 라운드8은 수퍼 엑제스와 시작형 엑제드 엑제스가 등장했었는데...패미콤판에서는 '시작형 엑제드 엑제스'도 삭제되었다. 그렇다는 것은...

라운드9는 쿠루스와 엑제스 3호가 파워업한 형태, 라운드10은 쿠루스와 트윈쿠루가 파워업한 형태, 라운드11은 엑제스 3호와 수퍼엑제스가 파워업한 형태, 라운드12는 쿠루스와 트윈쿠루와 수퍼엑제스가 파워업한 형태, 라운드13은 트윈쿠루와 수퍼엑제스와 엑제스 3호와 다시 수퍼엑제스가 파워업한 형태, 라운드15는 트윈쿠루와 수퍼엑제스가 대폭 파워업한 형태로 재등장한다. 원작에서도 9라운드 이후부터는 1~8까지 나왔던 8종류의 보스들이 2~3마리씩 함께 파워업한 형태로 재등장하긴 하지만 패미콤판은 삭제된 보스가 많다보니 훨씬 질리기 쉽다.

라운드16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시작부터 계속되는 보스러쉬. 쿠루스-엑제스 3호-쿠루스-트윈쿠루-엑제스 3호-트윈쿠루-수퍼 엑제스 순으로 등장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수퍼엑제스는 최강의 내구력을 가진 빨간 십자포대가 12개나 달린 최강 형태로 등장! 그런데 코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코어가 없는 엑제스는 없는데 대체 뭐 이런...

문제는 원래 보스러쉬가 끝나고 최종적으로 이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엑제드 엑제스'가 나와야 하는데, 이 게임에서는 위의 코어가 없는 수퍼엑제스가 마지막. 한마디로 최종보스이자 게임 제목인 '엑제드 엑제스'마저 삭제된 것이다. '시작형 엑제드 엑제스'가 삭제된 시점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었지만 '엑제드 엑제스'란 게임에서 '엑제드 엑제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치명적.

삭제된 보스가 엑제스 1호, 엑제스 2호, 트리쿠루, 수퍼엑제스, 엑제드 엑제스 총 5종. (시작형 엑제드 엑제스는 엑제드 엑제스와 기본 형태는 동일) 무려 5종류의 보스가 삭제되다보니 나왔던 보스가 재등장하는 횟수가 원작보다 훨씬 많아 빨리 지치고 지루해진다.

참고로 컨티뉴 하지 않고 50만점 돌파 이후 게임오버가 된 뒤 컨티뉴를 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면 이런 화면이 나온다. 이 정체불명의 문자는 득점에 따라 문자가 달라지는데, 실은 이 게임의 발매원인 토쿠마쇼텐에서 스코어어택 응모 이벤트용으로 만든 패스워드. 이 패스워드를 엽서에 적어 보내면 이 게임팩 전용 '표지 스티커'를 줬다고 한다. 50만점 2000명에겐 실버 스티커, 200만점 500명에겐 골드 스티커, 500만점 100명에겐 플라티나 스티커, 900만점 10명에겐 로얄순금24KGP 스티커를 줬다고 한다.


이상하게 바뀌어버린 음악, 떨어지는 그래픽, 느린 움직임, 수시로 정신없이 깜빡이는 화면, 대량으로 삭제된 보스들, 삭제된 수많은 숨겨진 아이템, 삭제된 최강 파워업, 나오지 않는 최종보스, 1000만점 돌파를 해도 스코어 카운터가 0으로 되돌아갈 뿐 축하메시지는 존재하지도 않고...마이너 체인지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부분이 열화되어서 할 말이 없을 지경. 심지어는 패미콤 게임 전체에 걸쳐서도 못만든 게임으로 뽑힐 정도로 악명 높다.

이 게임은 패미콤 스프라이트 문제를 해결하지를 못해서 화면전체가 정신없이 깜빡 거릴 때가 많은데, 적이나 적탄이 대량으로 나오는 게임인 만큼 수시로 화면이 깜빡거려 눈을 아프게 한다. 보스도 대량의 포대와 코어를 갖추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탄을 대량으로 쏴대면 화면이 또 미친 듯이 깜빡거린다. 설명서에는 "때때로 게임 도중 화면이 보기 힘들 때가 있지만 게임진행상의 문제는 없습니다."라고 표기되어 있고, 이 게임을 발매한 토쿠마쇼텐의 패밀리컴퓨터 매거진에서는 "EXES군이 화면상에 가득 나오면 플래쉬 공격을 해서 보기 힘들어진다!"라고 변명을 했다.

원작은 난이도만 좀 더 낮췄으면 '명작'이라고 할만한 잘만든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패미콤판은 칭찬할 구석이 하나도 없는 졸작. 굳이 원작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동 시기에 발매된 다른 패미콤 게임에 비해서도 형편없이 떨어지는 게임이다. 패미콤 초창기의 대표적인 쿠소게임.

엑제드 엑제스 (EXED EXES, 1985, CAPCOM) #1 게임소개, 라운드1~7


덧글

  • miakiss 2013/11/16 21:21 #

    당시 캡콤이 외주사에 귀싸대기 날리고 싶었을듯
  • 플로렌스 2013/11/17 01:19 #

    결국 1986년부터 캡콤이 직접 패미콤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지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Twitter

위드블로그 베스트 리뷰어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