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X] 전장의 늑대 (戦場の狼, 1986, CAPCOM/ASCII) 재믹스의 추억

[MSX] 전장의 늑대 (戦場の狼, 1986, CAPCOM/ASCII)

캡콤에서 1985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발매한 밀리터리 종스크롤 액션슈팅게임 '전장의 늑대'를 MSX용으로 발매한 이식작. 이식은 MSX판 '1942'를 제작했던 아스키(ASCII)에서 담당했다. MSX판 '1942'가 명작이라고 할만큼 이식율이 높았던 반면, 이 MSX판 '전장의 늑대'는 언급되는 것 조차 좀처럼 없는 졸작이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MSX1의 한계상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조작감과 느릿한 움직임, 끊기는 스크롤과 깜빡임 등 게임성 자체가 굉장히 조악하여 게임을 게임으로써 제대로 즐기기 힘든 쿠소게임이다.

타이틀 화면. MSX1치고는 놀랍게도 타이틀 로고를 제법 비슷하게 흉내냈다. 2인 교대 플레이가 가능하며 선택 커서는 언더바 커서. 커서가 좀 아쉽지만 타이틀 로고는 MSX1이면서도 그럴싸하게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점을 높이 살만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화면 하단에서 헬리콥터 한대가 올라온다. 프로펠러 회전하는 그래픽은 프로펠러가 있는 것과 없는 것 2개의 그래픽이 번갈아가며 깜빡이는 것으로 묘사했다.

주인공 수퍼 조가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는 그래픽은 생략되었지만 떠나가는 헬리콥터를 향해 손을 흔드는 수퍼 조의 그래픽은 원작 그대로 잘 재현했다.

게임 화면. 화면 상단에 최고 점수와 현재 점수, 목숨수, 수류탄 수, 에리어 넘버가 순서대로 표시되어 있다. MSX1인만큼 적들은 단색으로 표현되었고, 수퍼조는 검정색과 파란색 2개의 색으로 묘사되었다. 적과 아군의 움직임이 둘 다 상당히 느리고, 총알 속도도 느리다. 덕분에 적의 총알을 보고서 피하는 것이 쉽긴 하지만 수퍼 조의 움직임도 느려서 움직일 때 상당히 답답하다.

스페이스바로 기본 총알 공격, GRAPH(왼쪽 ALT)키로 수류탄을 던지는 것이 가능하다. 수류탄의 폭발이 너무 작아서 적 여러명을 동시에 해치우는 것이 불가능. 그때문에 꽤나 효용성 높던 수류탄이 굉장히 쓸모없는 무기로 전락해버렸다. 총으로 죽일 수 없는 적을 해치울 때 이외에 적을 여러명 동시에 해치우며 회피용으로 쓰기에도 부적합하다. 적은 죽을 때 빨간색으로 피가 터지는 모양으로 묘사된다.

움직이다보면 적이나 수퍼 조가 안보일 때가 있다. 어디있냐하면 나무 뒤. 그래픽이 겹치는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오브젝트에 겹치게 되면 이렇게 아예 안보이게 된다. 덕분에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에 어이없이 맞거나 주인공이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되어 적의 공격에 당하기도 쉽다. 

MSX1 성능상 동시에 여러명의 적과 총알을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번갈아가면서 깜빡이는데, 이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 적 전체가 깜빡이는데 정말 정신없다. 수류탄 박스의 그래픽은 갈색으로 묘사되는데 잘 눈에 안띄는 편.

포로를 데려가는 적병 2명의 그래픽도 마찬가지. 좌우가 번갈아가며 깜빡거린다. 

포로를 구출하면 별다른 모션은 없다. 포로를 끌고 가던 적병을 해치우면 각각 '1000'이라는 득점 숫자가 표시된다.

박격포를 쏘는 녀석의 모습이 안보인다.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데 빨간색. 이런식으로 스프라이트 처리 한계 때문에 깜빡임이 심해서 종종 적의 모습이 안보일 때가 있다. 

로드런너가 떠오르는 오토바이병. 손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수류탄을 던지는게 묘하게 귀엽다. 이번엔 주인공 그래픽이 안보인다.

에리어1의 관문. 게임의 기본은 원작과 같지만 조작감과 움직임이 너무나 떨어져서 미칠 지경이다. 녹색은 원작 그대로 지휘관. 쏘면 '2000'이라는 점수 표시가 뜬다. 수류탄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든 것이 치명적인데, 적들이 많이 나오지만 총알 속도가 느려서 비교적 보면서 피하기가 쉽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에리어1 클리어 영상. 담배를 피우는 수퍼 조. 흑백으로나마 원작의 움직임을 재현해낸 것이 놀랍긴 하다. 정지화상일 줄 알았는데...움직임의 프레임 수는 패미콤판보다 많다.

에리어2. 오토바이나 지프차, 폭탄을 던지는 트럭 등 나오는 것은 원작과 완전 동일. 그런데 느린 움직임과 형편없는 조작감이 문제다. 

하늘색은 바주카병. 바주카가 날아오는 속도는 꽤 빠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힘들다. 이놈의 느릿느릿한 움직임 좀 제발 어떻게 하고 싶다.

에리어2 클리어 영상. 물을 마시는 수퍼 조. 역시 원작 그대로의 움직임을 흑백으로나마 잘 재현했다.

에리어3의 마지막 관문. 좌우에 있는 박격포병이 꽤나 방해된다. 수류탄을 던져 맞추는 감각이 익히기 힘들다. 거리도 미묘하고 폭발도 작다. 

에리어3 클리어 영상. 전투식량을 먹는 수퍼 조. 나름 씹는 표현인지 얼굴 그래픽도 살짝 바뀐다.

에리어4의 활주로. 나름 원작 재현을 위하여 비행기 그래픽도 넣었다. 

감시탑 위의 적도 수류탄을 던져 해치울 수 있다. 근처에 가다가 기관총에 맞아 죽기 쉽긴 하지만. 

에리어4의 마지막 관문인 기지. 역시 적들의 그래픽이 깜빡이는데, 기지 창문에 있는 4명이 2명씩 번갈아가며 깜빡인다. 2층에 있는 저격수들도 수류탄으로 해치우는 것이 가능하다. 

적들을 전멸시키면 기지의 창문들이 화염에 휩싸이는 것 또한 원작 그대로 재현했다.

그리고 문에서 수퍼 조가 다시 나오고, 화면 아래에서 헬리콥터가 나타나 수퍼 조를 태우고 화면 위로 사라진다. 원작이나 패미콤판처럼 화면 스크롤은 없다. 원작처럼 '축하합니다! 당신의 첫번째 임무가 끝났습니다!'라는 메시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헬리콥터가 수퍼 조를 내려준 곳은 에리어5. 패미콤판은 에리어가 4개 뿐이었지만 MSX판은 그래도 원작처럼 8개의 에리어를 모조리 재현해냈다. 게임성이 형편없어서 문제지...에리어1과 비슷하지만 물웅덩이가 많아 빠져죽기 쉽다는 것과, 물속에 숨어서 저격하는 적들이 나오는 것이 특징.

물에 빠지면 허부적대다가 죽는 것도 잘 재현했다. 묘하게 쓸데없는 부분에서 디테일함을 추구하고 있다.

에리어5 클리어 영상. 총기를 손질하는 수퍼 조.

에리어6 클리어 영상. 불을 피우는 수퍼 조. 원작에 있던 오른쪽 물고기 그래픽은 생략됐다.

에리어7 클리어 영상. 반합을 데우고 있는 수퍼 조.

에리어8의 마지막 관문. 기지. 기본은 에리어4와 완전히 동일. 

클리어하면 창문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잠시 후 수퍼 조가 나온 뒤, 헬리콥터가 아래에서 올라와 수퍼 조를 태우고 화면 위로 사라진다. 원작처럼 '축하합니다! 당신의 모든 임무는 끝났습니다.'라는 축하 메시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에리어1부터 시작. 이렇게 무한 루프된다.


MSX1 게임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졸작. 그래픽과 사운드는 딱 MSX1답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데 게임성이 형편없이 떨어진다. 조작감도 나쁘고 움직임도 느릿느릿 어색하며 그래픽이 겹칠 때 보이지 않는다던지, 수도 없이 깜빡이는 적들의 그래픽이나 때로는 아예 안보이기까지 하고...게임 자체에 문제가 많다. 패미콤판 전장의 늑대가 부족한 하드웨어의 성능을 재미있는 다양한 추가 요소로 극복한 반면, MSX판 전장의 늑대는 철저하게 원작 아케이드판을 재현하는 것에 힘썼다. 그러나 부족한 하드웨어 성능과 개발상의 문제 등 다방면에 걸쳐 문제가 커서 도무지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하기 힘들다. 쿠소게임이라고 하기에 딱 적합한 게임.

전장의 늑대 (戦場の狼, 1985, CAPCOM)
[FC] 전장의 늑대 (戦場の狼, 1986, CAPCOM)


덧글

  • miakiss 2013/11/16 21:40 #

    멀쩡한 게임을 이렇게 버려놓다니 참....2당시 메가드라이브판은 성능의 한계를 넘기위해 오리지널 모드를 추가하는등의 노력을 했건만
  • 플로렌스 2013/11/17 01:18 #

    MSX1 성능상 추가 요소는 불가능하고, 가능한 조작감이라도 재현했어야겠지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Twitter

위드블로그 베스트 리뷰어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