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2014) 영화감상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2014.4.23 개봉)


( 스포일러 있음 )

샘 레이미 감독의 3부작 '스파이더맨' 이후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써 리부트된 지도 어느새 2년. 기다리던 작품의 후속작이다. 샘 레이미 감독의 3부작 스파이더맨은 영화적 어레인지로 성공한 케이스긴 했지만 원래의 스파이더맨과는 이미지 자체가 다른 모습을 많이 보였고, 특히 마지막 3편은 벌여놓은 사건은 많은데 제대로 수습되지 않고 뒤섞여서 엉망진창. 끝이 안좋았던 기억이 난다.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과연 어떻게 끝을 낼 것인지는 모르지만 2012년에 개봉한 첫번째 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경우엔 '스파이더맨은 이래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보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속편인 이번작 역시 그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전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복선과 암시, 인과관계가 명확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끝에 그웬 스테이시 아버지의 유언은 다음 작품, 그러니까 이번에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한다

스파이더맨 하면 '불쌍한 히어로'라고 말할 수 있다. 삼촌의 죽음, 사랑하던 여자친구의 죽음, 친한 친구의 죽음까지. 전작에서 피터의 가출과 삼촌의 죽음, 이후 엉망진창이 된 상태로 계란을 사갖고 돌아온 피터 등 그런 스파이더맨의 '슬픔'을 충실히 재현해낸 것 처럼 이번작 역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원작에서도 충격적인 장면이지만 세련되게 영상화되며 그 임펙트는 더욱 커졌다. 슬로우모션으로 연출되며 거미줄의 끝이 사람 손모양으로 뻗어나가는 장면은 그야말로 이 작품의 백미. 가면을 써서 알아볼 수 없는 피터의 표정, 스파이더맨의 애절한 마음을 이렇게 '상징'으로써 표현하는 것은 요즘 영화에서는, 특히나 히어로물에선 볼 수 없는 기법이 아니었나 싶다. 생각해보면 원작과 옷도 똑같아 원작을 아는 사람은 그 옷을 입은 시점에서부터 가슴을 아프게 할 것 같다.

맨 마지막에 스파이더맨 옷을 입은 아이가 빌런 앞에 나서는 장면 또한 극장 안의 여성관객들에게 '귀여워'와 '어떡해'를 연발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아 진부해일런지는 몰라도 가장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좋은 연출이 아니었나 싶다. 실제로 아이의 위기의 순간에 사람들이 동시에 하늘을 쳐다보고, 진짜 스파이더맨이 딱! 하고 등장하는 장면은 '완벽하다'고 할만하지 않나. 어찌보면 진부해도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는 연출과 장면으로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는 것을 보면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슬픔과 감동을 표현하는 방식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원작처럼 수시로 개그가 나오는 것 또한 마음에 드는 부분. 수다스럽게 떠들며 조크를 던지는 원작 스파이더맨의 성격을 충실히 재현함은 물론 매 장면마다 조크를 잊지 않고 있다. 매번 돌아올 때마다 각기 다른 엉망진창인 몰골로 돌아오다가 맨 나중엔 큼직한 물고기를 들고 돌아오거나, 소방관들과 함께 소방관 모자를 쓰고 물을 뿌린다던지, 수시로 울리는 스파이더맨의 핸드폰 벨소리가 그 유명한 '스파이더맨의 테마'라던지, 일렉트로가 발전소에서 빛이 되어 스파이더맨을 때릴 때려 기둥에 부딪힐 때마다 멜로디가 나와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하는 곡을 연주하고 그에 스파이더맨이 얻어터지면서도 '난 이 노래 싫어해!'라고 외치는 장면이라던지 웃을 부분이 많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슬픈 이야기인데 그 속에서 웃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는 것 또한 스파이더맨다운 부분. 이야기의 플롯 자체도 '비극'을 딛고 일어서는 '희망'이니 말이다.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스파이더맨'이 가지는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한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원작처럼 피터 파커의 불행과 그로 인한 슬픔을 처절히 느낄 수 있으면서도, 그런 슬픔을 딛고 사람들이 '희망'이 되어주는 원작 스파이더맨의 매력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전 3부작과는 최대한 다른 빌런들과 다른 전개로 새로움을 주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처음에 일렉트로 외에 그린 고블린에 라이노까지 등장하는 이미지를 보고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처럼 빌런들이 중구난방으로 등장하고 스토리가 난잡해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기우였다. 메인 빌런은 일렉트로일 뿐이고, 끝에 그린 고블린의 탄생을 다루며 이후 시리즈의 전개를 암시하게 만들고, 라이노를 통해 '스파이더맨의 부활'을 알리는 것 뿐이었으니 깔끔하게 이야기는 정리된다. 오스코프의 비밀 연구실에 라이노의 코뿔소 갑옷 외에도 벌처의 기계날개,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팔 등 스파이더맨의 유명 빌런들의 무기들이 있는 것 또한 이후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

이번 스파이더맨은 예전 스파이더맨보다 확실히 강해진 것이 느껴져서 좋다. 노먼 오스본이나 해리 오스본이 그렇게도 바라던 '자가치유능력'이 있어서 다쳐도 금방 낫고, 위험감지능력도 탁월, 엄청난 스피드와 반사신경에 강력한 힘, 웹슈터가 원작처럼 기계식으로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일렉트로의 전기에 고장났을 때 스파이더맨이 웹슈터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하는 장면은 코믹하기도 하고 스파이더맨답기도 하고. 뛰어난 수재인 그웬 스테이시의 조언으로 웹슈터가 전기에 내성이 생기게 되는 것 또한 멋진 장면이다.

수시로 빠른 움직임 도중 슬로우모션을 넣어 강조하고 싶은 액션에 디테일을 살리고 직후 다시 빠른 움직임으로 액션에 스피드감을 살리는 것은 요즘엔 익숙한 표현기법이긴 하지만 움직임이 빠른 스파이더맨에겐 가장 효율적인 연출이기도 하다. 일렉트로와의 싸움에서 보여주는 이런 액션 연출은 액션 영화로써도 충분. 일렉트로의 특성을 살린 광원효과 역시 멋지다. 플레이스테이션4의 '인퍼머스: 세컨드선'을 할 때 이렇게 슬로우 모션을 살린 액션과 특수 능력 중 빛의 아름다움을 살린 화려한 연출에 꽤 감동을 했는데 스파이더맨에서 역시 그것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큰 상관은 없겠지만 스파이더맨도 소니, 플4도 소니란 것이 떠오르긴 한다. 영화에서는 소니의 바이오 노트북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스탠리 옹은 초반 졸업식에서 곧바로 등장. 통상 언제 나오나 생각하다가 생각치도 못한 장면에서 나오곤 했는데 시작부터 나올 줄이야. 그웬과 피터가 결별을 선언한 이후 스파이더맨으로써 그웬을 스토킹 도중 그웬이 친구들과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서 얘기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식당의 유리에는 한글로 된 '안심 구이'를 비롯한 메뉴를 볼 수 있었는데, 이후 다시 만나서 대화할 때 그웬이 새로 생긴 한국 식당에 푹 빠졌다는 대사가 나온다.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세세한 장면 하나하나까지 전부 계산되어 이후의 장면이나 이야기에 복선 혹은 암시로 작용한다는 매력이 있다. 예전 3부작도 나쁘진 않았지만 원작 재현 측면이나 뛰어난 연출, 복선과 암시, 상징 등의 효율적인 사용, 너무나 매력적인 그웬 스테이시 등 개인적으로는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더 높게 쳐주고 싶다.

예전 3부작에서 가장 마음에 안드는 것은 MJ에게서 전혀 매력을 느낄 수 없어 피터의 사랑에 공감하기 힘들었는데 이번 그웬 스테이시는 최고. 피터 파커도 똑똑하지만 작품 최고의 수재. 지적이면서도 멋진 몸매와 당찬 성격이 매력적인 금발 여성이다. 전작도 그렇고 이번작 역시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스파이더맨을 돕기 위해 나서는 모습은 그웬이라는 캐릭터가 갖는 운명을 특성하면 아슬아슬하지만 멋지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라니 슬프다.

엠마 스톤의 그웬 스테이시 참 맘에 들었는데...캐릭터의 운명이다보니 이제 못보는 것이 아쉽다.



덧, 3D로 관람했는데 빌딩 사이로 뛰어다니는 스파이더맨의 액션이나 일렉트로와의 액션 등에서는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다만 해리 오스본과의 대화하는 다리 위에서의 장면은 원근이 이상하게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2014.4.26 13:50 용산 CGV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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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동굴아저씨 2014/04/27 14:34 #

    히로인 레벨로는 토르랑 스파이더맨이 비등비등.
    생각해보면 둘다 머리가 좋군요!
    문제는 그웬은.......................................................
    으으...모탈의 한계란...ㅠ.ㅠ..
  • 플로렌스 2014/04/28 08:39 #

    운명이 정해진 히로인이란...
  • 2014/04/27 16:1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4/28 08:3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rumic71 2014/04/27 16:29 #

    앞으로 그웬 클론이 등장해줄 지 ... 그러자면 5탄이나 6탄까지는 가야할 것 같지만요.
  • 플로렌스 2014/04/28 08:40 #

    클론이나 숨겨놓은 자식 등은 정말...(T_T);
  • 데니스 2014/04/28 18:10 #

    피터 몰래 놓은 쌍둥이가 있자나여
  • 플로렌스 2014/04/28 21:13 #

    그런 억지스러운 추가 이야기 정말 싫어요 (T_T)
  • 케이즈 2014/04/27 17:37 #

    그리고 이제 MJ가 그 바톤을 이어받을 차례지요. 사실 MJ도 피터와 고난을 함께하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그나저나 펠리시아 이쁘더군요.
  • 플로렌스 2014/04/28 08:40 #

    그러고보니 펠리시아...예쁘게 나오더군요.
  • Mr한 2014/04/27 21:12 #

    샘 아저씨의 스파이더맨은 다 좋았는데 히로인이 너무. 너무너무너무 못생겨서(...) 과연 스파이디 클라스ㅠㅠ 하며 슬퍼했던 기억이..
  • 플로렌스 2014/04/28 08:41 #

    예전 3부작에선 MJ가 너무 매력이 없어서...이번 어메이징판에선 매력있는 여성으로 잘 나와줬음 좋겠습니다.
  • 미오 2014/04/28 16:10 #

    스토리는 난잡하단말도 있던데..전 대만족이였네요.
    암요 스파이더맨은 이렇게 나불거리면서 까불거려야 제맛 ㅎㅎ
  • 플로렌스 2014/04/28 17:02 #

    난잡한 스토리라면 예전 스파이더맨 3부작 중 3편만한 것은 없고...이번 작은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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