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리메이크 음반 - 꽃갈피 (2014) 뮤직머신

아이유 - 꽃갈피 (2014.5.16)


아이유의 리메이크 음반. 내가 아이유에게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이유의 초창기 시절,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의 방송에서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며 기존의 명곡을 멋지게 부르던 모습에서부터였다. 아이유의 첫 앨범이 기대 미만이었지만 이후의 성장을 예감할 수 있던 것은 역시 그런 옛 노래에 대한 뛰어난 '다시부르기' 능력 덕분이었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아직은 미성숙하지만 잠재력을 갖춘 여중생은 어느새 성인이 되었고, 몇개의 EP 및 싱글, 그리고 3번째 정규 앨범까지 내게 되었다. 벌써 정규앨범도 3개나 냈으니 이때쯤이면 아이유의 장기를 살려 리메이크 앨범 하나쯤은 나와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시기 적절하게도 이번 EP 음반은 리메이크 음반이다.

정규 앨범이 아니라 EP다보니 트랙수는 7개 뿐. 좀 아쉽다. 이왕이면 정규 앨범과 같은 분량으로 곡들이 좀 더 많았으면 했는데 말이다.

인덱스는 다음과 같다.


1. 나의 옛날 이야기 (원곡 조덕배, 작사/작곡 조덕배, 편곡 김제휘)

2. 꽃 (원곡 김광석, 작사/작곡 문대현 , 편곡 G.고릴라)

3.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원곡 김완선, 작사 이승호/작곡 손무현, 편곡 이종훈)

4. 사랑이 지나가면 (원곡 이문세, 작사/작곡 이영훈, G.고릴라 편곡)

5. 너의 의미 (Feat.김창완) (원곡 산울림, 작사 김한영/작곡 김창완, 편곡 고태영)

6. 여름밤의 꿈 (원곡 김현식, 작사/작곡 윤상)

7. 꿍따리 샤바라 (Feat.클론) (원곡 클론, 작사/작곡, 편곡 이종민)


최초에 인덱스가 공개되었을 때, 다른 곡은 모르겠지만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나 '꿍따리 샤바라' 같은 곡들 때문에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원곡이 아이유와는 어울리지 않는 곡이었기 때문.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다. 명불허전 아이유라고나 할까. 곡들 전반에 걸쳐 재지함과 모던함이 담겨 옛날 노래들인데도 불구하고 원곡이 가진 중후한 멋과 함께 최신 노래와 같은 세련미를 함께 갖추고 있다.

첫 트랙인 '나의 옛날 이야기'는 내가 원래부터 좋아하던 조덕배의 곡이고 아이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곡인지라 딱 예측했던 것만큼 듣기 좋다. 김광석의 '꽃'이나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처럼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고인의 명곡들을 아이유의 목소리로 새롭게 다시 들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산울림의 '너의 의미'는 김창완이 직접 참여하여 함께 부른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어찌보면 산울림 리메이크 음반에 아이유가 참여했어도 이런 형태가 되지 않았을까. 이번 앨범 역시 각 트랙마다 아이유가 창법을 달리하는데, 보컬색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원곡을 부른 사람의 목소리가 떠오르는 것이 특이하다.

트랙 중에 가장 인상적인 곡은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사실 원곡부터가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곡이었고, 아이유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곡이었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 대해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설마 댄스곡을 이렇게 완전히 다른 하와이안 뮤직 스타일로 어레인지 할 줄이야!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부르는 '쿵따리 샤바라'는 원곡처럼 여름 느낌이 가득하면서도 땀내 나는 원곡과 달리 야자수 그늘 아래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탈바꿈되었다. 쿨론의 랩 역시 원래의 클론 보컬과 달리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 것이 꽤 듣기 좋다.

다른 곡들은 아이유라면 잘 할 것이라 예측했기 때문에 예상만큼 모든 트랙이 듣기 좋았다. 가장 별로라면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정도. 이것도 들을만 하게 어레인지 되긴 했는데, 역시 원곡 쪽이 더 좋다. '꿍따리 샤바라'는 원곡은 좋아하지 않는 곡이었는데 아이유 버전은 오히려 마음에 든 케이스. 나머지 곡들은 원곡도 명곡이고 아이유 버전 또한 훌륭한 어레인지라고 본다.

좋은 음반이지만 EP이다보니 역시 트랙수가 아쉽다. 예전에 TV나 라디오 방송에서 아이유가 불렀던 노래들도 제대로 다시 불러서 정식으로 음반으로 나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로엔 특유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이번에 수록되지 않은 다른 리메이크곡이 이후에 추가 싱글 등으로 나올 수도 있을 법 하다. 좀 더 많은 아이유의 리메이크를 듣고 싶다.






덧글

  • 충격 2014/05/18 11:37 #

    역시 곡 수가 좀 아쉽죠.
  • 플로렌스 2014/05/19 13:41 #

    어째 이후 싱글로 추가곡이 나올 듯 하기도 하네요.
  • Lolly Puppy 2014/05/18 14:08 #

    저도 아이유 1집보다 방송에 나와 부르던 기존 명곡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라이브로 부르는 남의 노래가 스튜디오 녹음 후 손까지 봤을
    자기 곡보다 나은 데서 받은 충격과 아이러니란..! ㅎㅎ;
    1집의 반응은 고만고만했던 것 같은데 역시 실력파다보니 지금의 위치까지 온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 소개 포스팅 보고 얼른 들어봤는데 제 귀에 들어오는 곡은 절반 정도?
  • 플로렌스 2014/05/19 13:42 #

    저도 1집은 좀 별로였는데 방송에서 기존 곡들 기타치면서 부르는 것 보고 이거다! 싶었지요. 결국 지금의 위치가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sulrae 2014/05/18 15:00 #

    저도 쿵따리샤바라가 가장 놀라웠어요. 그 파워풀했던 곡이 귀엽고 싱그럽게 편곡되다니.
    꿍따리샤바라라고 부르는게 정말 귀엽더라고요ㅎ
  • 플로렌스 2014/05/19 13:43 #

    가장 확 바뀐 곡이지요. 설마 이렇게까지 완전히 다른 장르로 어레인지 될 줄은...
  • 한잎 2014/05/18 18:07 #

    저도 쿵따리 샤바라 좋더라구요~ 김창완씨랑 같이 부른 너의 의미도 너무 좋고요. 개인적으로는 아이유 음반 중 제일 취향이었습니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ㅠㅠ
  • 플로렌스 2014/05/19 13:44 #

    예전곡을 멋들어지게 부르는 것이 아이유의 장기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 치킨마요 2014/05/18 20:00 #

    전 삐에로가 제일 좋던데 ㅎ
  • 플로렌스 2014/05/19 13:44 #

    전 김완선이 부른 원곡이 더 좋아서...
  • ㅊㅋ 2014/05/18 22:42 #

    정말 곡 수가 아쉬운 앨범이에요 ㅠㅠ
    '김광석 다시부르기'처럼 많으면 좋을 텐데요 ㅋ

    요즘은 CD보다 음원 위주여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다들 정규앨범보다 미니앨범 형식으로 많이 내는 걸 보면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댄스곡이지만
    기타 하나와 아이유 목소리로만 편곡을 했으면
    오히려 색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가사도 아이유가 작사한 '싫은 날'처럼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가 나서
    어쿠스틱하면서 느린 템포로 불러도 괜찮을 것 같아요 :)
  • 플로렌스 2014/05/19 13:45 #

    확실히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역시 꿍따리샤바라처럼 어쿠스틱하게 리메이크하는 것이 아이유에게 더 어울렸을지도 모르겠군요. 참 괜찮은 음반인데 곡수가 정말 아쉬워요.
  • 미오 2014/05/19 13:00 #

    아 쿵따리 샤바라 좋아요 ㅠㅠ
  • 플로렌스 2014/05/19 13:45 #

    설마 우쿨렐레 곡이 되어버릴 줄은...
  • Mosquito 2014/05/19 20:54 #

    이 음반에선 너의 의미가 제일 마음에 들더라고
  • 플로렌스 2014/05/19 21:50 #

    김창완과 같이 녹음했다던데...잘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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