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부고를 들으며, 내 추억의 소장품을 펼쳐본다. 풋풋하던 시기를 지나 카리스마를 한껏 드러내던 시절의 신해철. 저 때 멋있었지...나도 비슷한 헤어스타일이었고.
어렸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가장 좋아하던 뮤지션. 넥스트란 그룹으로 활동하기도, 노땐스란 그룹으로 활동하기도, 크롬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신해철. 그는 내 청춘의 일부였다. 그가 관여된 모든 음반은 모조리 구입했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OST나 정글스토리 OST, 아일랜드나 에메랄드 캐슬, E.O.S.처럼 그의 손길이 닿은 다른 뮤지션까지 모조리. 당시엔 카세트 테입으로 모았고 나중에 CD로 다시 사기 위해 테입들을 대부분 처분했으나 음반시장의 붕괴와 함께 결국 CD로의 회수는 대부분 실패했다.

그나마 넥스트 음반은 당시 테입으로도 사고 CD로도 샀기 때문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들이 많아 다행이다. 넥스트는 3집 The World까지만 좋아하고 이후부터는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 아리랑 싱글까지만 CD로 구입하고 이후부터는 사지 않았지만...특히나 라젠카는 실망이었지. 이후는 더 심했고. 크롬 테크노 음반도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나 넥스트, 혹은 신해철 솔로 앨범에 수록된 버전이 더 마음에 들었고, 모노크롬은 의외로 수작이라 구입하긴 했지만 넥스트의 계보는...신해철의 전성기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의 신곡은 꾸준히 들어봤다. 어쩌니저쩌니 해도 신해철 2집과 넥스트 1집, 3집은 꽤 들을만한 명반, 넥스트 2집 The Being은 불후의 명반임을 부정할 수 없다.
지금은 더이상 신해철의 팬은 아니지만 그의 부고는 충격적이고 가슴아프다. 그의 음악은 내 어린 시절, 청춘의 일부를 크게 차지하고 있었다. 조금은 허세가 낀 현학적인 가사와 독설. 조금은 느끼한 저음. 좋아했었다. 살아있던 내 추억이 송두리째 사라진 느낌이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에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좀 더 크게 아프다.
내가 좋아하던 뮤지션들...음악이 예전같지 않아도, 지금은 더이상 좋아하지 않아도, 가능한 오래오래 살아줬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추억의 존재 그 자체가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은 가슴아프다.





덧글
오늘 그대에게를 듣고 자야겠습니다.
2014/10/28 00:57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4/10/28 16:08 #
비공개 답글입니다.계속 맘이 먹먹한 건 어쩔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