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한 걸작,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2014) 영화감상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2014)
매튜 본 감독



007 시리즈가 떠오르는 젠틀한 수트 액션과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가 떠오르는 약빤듯한 B급 센스. 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의 결합을 성공시킨 영화가 바로 이 킹스맨이다. 국내에서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감독 작품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개봉했지만 이 특유의 B급 센스는 역시 매튜 본 감독의 '킥애스' 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유혈이 낭자하는 잔혹한 장면 투성이지만 잔인하고 무섭다기보다는 어이없이 웃기고, 그 말도 안되는 장면들의 연속에 결국엔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그 B급 센스. 결코 고급스러운 영화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이를 정장을 입고 펼치는 스파이 액션물에 결합을 시켜버렸다. '겟 스마트'처럼 전형적인 스파이 코미디는 아니지만 셀 수 없이 관객을 웃겨주는 개그 센스 역시 훌륭하다.

이야기의 구조는 첩보물보다는 슈퍼히어로물에 가깝다. 재능은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으로 그 능력을 펼치지 못하던 한 젊은이가 롤모델이 될만한 누군가로 인해 영웅으로 거듭난다. 이 과정에서 혹독한 시련도 있고, 좌절도 있으며 누군가의 희생도 있다. 이 모든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서 전 세계를 파멸로 몰아넣으려고 하는 악당에게 맞서 말 그대로 '세계를 구하기 위하여' 싸우는 이야기는 슈퍼히어로 그 자체다.

남들보다 뛰어난 지능과 신체능력을 특훈을 통하여 완성시키고, 여기에 다양한 비밀 무기까지 합쳐 보통사람들을 월등히 뛰어넘는 슈퍼히어로가 완성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영화 속 한마디로 슈퍼히어로의 완성을 정의내릴 수 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다른 것 다 필요없고 그냥 멋진 맞춤 수트를 입으면 이미 완성되어 보이는 최강의 스파이가 아닌가! 애초에 '킹스맨'이라는 이름부터가 영화 속 맞춤 정장 전문점의 이름인데다가 영화 속에서 수트의 매력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앞부분에서 나왔던 장면이나 대사가 영화의 끝에서 다시 한번 반복되며 새로운 감동을 주는 수미상관 구조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완성된 영웅 해리와 아직 애송이였던 에그시를 같은 상황, 같은 장면, 같은 대사의 배치로 보여줌으로써 에그시가 새로운 영웅이 되었다는 것을 이보다 더 강력하게 느끼게 해줄 수는 없으리라.

나의 경우 옛날부터 쿠엔틴 타란티노류의 B급 영화를 좋아했지만 사실 국내에서 B급영화는 소수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입소문을 타고 꽤 많은 사람들이 킹스맨에 빠졌으며 '올해 개봉 영화 중 최고'는 물론 '근 몇년간 개봉한 영화 중에서도 최고'나 '생애 최고의 오락영화'라는 관객들의 찬사를 들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B급 센스를 완성도 높은 A급 영화로 탈바꿈시켜 보여준 매튜 본의 재능에 탄복할 따름이다.

B급 영화는 대체로 엉성한 면이 많은데 이 영화는 첩보물과 슈퍼히어로물의 요소를 결합시키며 구성적으로 제법 완성도 높아보이게 꾸몄다. (그렇다해도 헛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화려한 액션의 결합. 틈틈히 나와주는 현란하면서도 멋진 액션과 그를 보여주는 카메라 워킹은 정신없지만 와! 멋지다! 하게 만든다. 물론 그 액션도 지나치게 화려해서 현실감이 없긴 하지만 말이다.

여기에 영화를 완성시키는 것은 음악이다. 70~80년대의 명곡으로 가득 차여진 음악은 영화 전체를 '신나게' 만든다. 싸우는 장면마다 나오는 신나는 옛날 음악들은 팔다리가 잘리고 유혈이 낭자하는 액션신이나 수많은 민간인들이 폭도로 변해 미친듯이 싸우는 장면조차도 '신나게' 만든다.

그 끝은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 '빰' 한번마다 하나씩 터지는 머리통! 클래식 음악에 맞춰 폭죽처럼 터지는 그 장면은 이 영화의 B급 센스로써의 대미를 장식한다. 게다가 폭죽의 색깔도 각기 다르며 순간 나오는 불꽃놀이 장면까지 합쳐져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사람 머리통 터지는 장면에서 관객들을 포복절도하며 웃게 만드는 영화가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올해 초를 장식하는 '위풍당당'한 최고의 오락 영화는 '킹스맨'으로 낙점!!

매튜 본 감독만의 재능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약빨고 만든 것 같은 영화가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게 된 시대에 감사한다.


(2015.2.17 10:25 김포공항 롯데시네마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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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알트아이젠 2015/02/19 11:51 #

    취향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릴 영화지만,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나저나 [장고: 분노의 추격자]가 생각나는 A급 X신같지만 멋진 영화더군요.
  • 플로렌스 2015/02/20 00:34 #

    B급을 A급으로 만드는 센스가 놀라웠지요.
  • TARI 2015/02/19 11:58 #

    킹스맨 짱짱맨♥
  • 플로렌스 2015/02/20 00:34 #

    대단한 작품이었습니다.
  • 듀얼콜렉터 2015/02/19 13:23 #

    정말 재밌더군요, 킥애스도 재밌게 봤었는데 이번 작품은 정점을 찍은것 같습니다.
  • 플로렌스 2015/02/20 00:34 #

    킥애스도 정말 최고였지요.
  • Uglycat 2015/02/19 14:00 #

    킥애스 1편이나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대만족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플로렌스 2015/02/20 00:35 #

    B급센스로 무장한 A급영화란...
  • 잠본이 2015/02/19 15:46 #

    누군가의 평대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5성급 호텔 셰프가 서빙한 것 같은 맛이라는 느낌이죠 OTL
  • 플로렌스 2015/02/20 00:35 #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르는 비유로군요;
  • Arcturus 2015/02/20 07:33 #

    B급센스로 무장한 A급 영화라는 평에 200% 공감합니다:) 교회 학살 장면에서 Free Bird가 울려퍼지는 거 보면서 이거 진짜 약빨고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라고요:)
  • 플로렌스 2015/02/20 14:42 #

    음악적 센스 또한 대단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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