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
스포일러 있음.
오랫동안 기다려온 어벤져스 2편. '어벤져스'로부터 3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나온 속편이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쉴드는 붕괴됐고, '어벤져스'만 살아남아 토니스타크의 빌딩을 본부삼아 그 자리를 대신 하고 있다. 어벤져스는 리더인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블랙위도우와 호크아이, 헐크, '토르: 다크 월드' 이래 지구에서 살게 된 토르, 양산형 '아이언맨 군단'을 이끄는 아이언맨 등 기존의 어벤져스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언맨 3'에서 인공 지능 아이언맨을 연구하던 토니 스타크는 인공지능 컴퓨터 '자비스'가 이끄는 양산형 '아이언맨 군단'을 창설하여 어벤져스를 백업하고, 그 자신도 '아이언맨 3'에 나왔던 '마크 42'의 완성형인 '마크 43'을 입고 활약한다. 트레일러로 공개된 '마크 44 헐크버스터'는 이 작품의 백미. 후반에는 또다른 신형 슈트 '마크 45'도 등장한다.
어벤져스의 적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부상한 신생 '히드라'.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전 세계의 히드라를 상대로 어벤져스가 활약하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히드라는 영화 초반에만 잠깐 나오고, 실질적인 주적은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울트론'.
'울트론'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일종의 인공지능 사이보그 괴물 같은 빌런인데, 원작과 달리 여기에서는 토니 스타크가 브루스 배너(헐크)와 함께 개발한다. 원작에서 울트론을 만든 '앤트맨'이 나중에 개봉하는 것도 있지만 애초에 아이언맨 3에서 토니 스타크가 인공 지능 아이언맨을 연구하던 것에서 이어져 이번에는 양산형 아이언맨 군단까지 창설한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엔딩 크레딧 전 쿠키 영상에서 등장한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가 본격적으로 영화 속에서 활약하는데, 퀵실버의 경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는 별개인물이라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 뮤턴트가 아니라 히드라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초능력자로 나온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작품에서 리타이어해버려서 더욱 아쉽다. 1회성 캐릭터로 소모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으니 말이다. 원작과는 살짝 다르게 이를 이용하여 스칼렛 위치를 폭주하게 만드는 기폭제로 쓸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전작 '어벤져스'에서는 호크아이가 모처럼 전면적으로 영화에서 활약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수퍼히어로에 비해 밀리는 인상이 강했다. 영화에서는 나름 비중을 줘서 초반에는 로키에게 이용당해 쉴드를 습격하는 역으로 꽤 능력이 있는 것처럼 나왔지만 후반에는 꽤 잘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서는 임펙트가 작았으니 말이다.
덕분에 어벤져스 멤버들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없는데 무비 가이드북에 수록된 코믹스에서도 호크아이의 노력과 결실을 강조하더니 영화에서도 유일하게 정신공격에 당하지 않아 어벤져스 팀 전체를 추스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평범한 인간, 평범한 가장이 히어로로써 활약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제법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남들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멋진' 사람. 기다리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다른 히어로들이 부러워하는 '평범함'을 잘 표현해냈다. '초능력이 없어도, 평범한 인간이라도 강하다는 것'을 잘 표현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호크아이의 마지막이라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멋지게 한 가장의 귀향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원작과 달리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 '팔콘'이 호크아이의 뒤를 이어 평범한 히어로 역을 보여주겠지만...캐릭터성이 많이 달라 어찌 표현될 지 궁금하다.
전작 '어벤져스'에서는 물론 '아이언맨 3'에서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워머신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후반에 신생 실드와 함께 울트론 전쟁에 개입을 한다. 압도적인 능력의 신캐릭터 '비전' 때문에 개그화되긴 했지만 초반 파티부터 후반까지 나름 틈틈히 나와주는 것이 좋다. '팔콘'은 후반에 모습은 비치지만 제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안보여줬다는 것이 나름 아쉬운 점. 신생 실드와 어벤져스의 멤버에 뭔가 못미더운 워머신과 팔콘이 끼어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꽤 나중에까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비전'의 등장은 '울트론' 하면 빼놓을 수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비주얼이 꽤 코믹스스러운 것이 특이하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코믹스와는 달리 호크아이의 복장이나 팔콘의 복장 ,캡틴 아메리카의 복장, 사라진 토르의 헬멧 등 만화와는 달리 영화답게 리얼하게 어레인지 된 부분이 많았는데 비전은 그야말로 코믹스 그 느낌 그대로. 다양한 외계인이 나와 이상하게 생긴 캐릭터가 나와도 어색함이 없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는 다르게 비전이란 존재는 뭔가 따로 노는 듯하는 느낌도 들었다. 실제로 비전은 다른 히어로들과는 차원이 다른 별개의 존재가 맞긴 하지만. 비전이 인피니티 스톤의 하나를 갖게 되며 쿠키 영상에서 타노스가 직접 인피니트 건틀렛을 낌에 따라 다음 어벤져스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문제는 2부작이라 한편 본 뒤 그 다음편이 나올 때까지를 어떻게 참을 것이냐가 관건.
영화 속에서 가장 멋졌던 것은 역시 트레일러로 공개된 '아이언맨 헐크버스터 vs 헐크'의 대결이다. '어벤져스'에서 헐크의 강함이 부곽되어 헐크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높아졌는데 실제로 원작 코믹스에서는 헐크가 압도적으로 강하긴 하다. 최초에 헐크를 봉인하는 장치부터 시작하여 코드 '베로니카' 발령으로 우주의 지구 궤도상에서부터 날아오는 헐크버스터 파츠들, 그리고 아이언맨과의 합체, 대규모의 건물을 부수는 화려한 액션 등 수퍼로봇에 대한 남자들의 로망을 건드리는 부분이 많다. 몇번이고 돌려보고 싶은 명장면이었다.
이번 어벤져스는 지난 작품들과는 달리 쿠키 영상이 스탭롤 올라가기 전에 한번 나오고 끝이다. 엔딩 크레딧이 끝난 이후에는 '어벤져스는 돌아온다'라는 텍스트 외에 별도의 영상은 없다. 이것은 조금 아쉬운 점. '인크레더블 헐크'를 제외하면 모든 어벤져스 관련 영화들이 엔딩 크레딧 이후에 깜짝 쿠키영상이 나왔고, 엔딩 크레딧 전에 나와도 엔딩 크레딧 이후에 또 다른 쿠키 영상이 한번씩 나와주는 것이 좋았는데 말이다. '어벤져스'의 DVD/블루레이 특전영상이었던 슈와마 에필로그처럼 어벤져스 2 역시 나중에 미디어로 발매될 때 미공개된 뭔가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
돌아온 닉퓨리와 신생 실드, 신생 어벤져스의 탄생은 차기작들을 위해서라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언맨, 토르, 헐크, 호크아이, 퀵실버가 리타이어하고 캡틴아메리카, 블랙위도우, 워머신, 팔콘, 스칼렛위치만 남았으니 불안불안. 아무래도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에 비해서 멤버 구성이 덜 매력적이니 말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역시 아이언맨이 없으면 아쉽다. 어벤져스 3편에 해당하는 인피니티 워 이야기에는 다시 모두 나올 것이라고 하지만 한동안은 다들 못볼테니 말이다. 앞으로 앤트맨이나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팬서는 물론 마블 슈퍼히어로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스파이더맨이 나올테니 좀 더 볼만해질 것 같긴 하지만...대체 앞으로 어떻게 어벤져스가 진행될 지 궁금하다.
이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슈퍼히어로들의 총집합'이라는 측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함의 연속.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해줬다. 나름 비중도 골고루 배포하고 히어로들 간의 다양한 연계기로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었으니 말이다. 저 많은 인물들이 동시에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영화를 적절하게 만드는 것도 힘들 듯 싶다. 전작 '어벤져스'보다 한층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아졌으며 이야기도 풍부해진 대신 기존에 개봉된 다른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상황이 이해하기 힘들어지는 특성은 더욱 강해졌다. 이는 나중에 2부작으로 제작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참 다양한 평이 나오고 있지만 블록버스터 영화로써는 손색없다. 다만 마블 영화 중 역시 최고의 명작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이번 어벤져스에 한국이, 그것도 서울이 나온다는 것으로 화제가 되었고 촬영 당시에도 난리였다. 한국 역사상 외화 중 관객수 200만 최단기록 돌파 상황이라던지도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것 같다. 세계 최고의 블록버스터 시리즈에 한국이 나온다는 것은 실로 흥미로운 일이다. 다들 대체 서울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은 한국은 참 몰개성의 국가라는 것이다. 질주할 때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한글 간판과 한국어를 제외하면 한국만의 특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특히 새빛둥둥섬은 한국에서도 영화에서도 기괴한 공간일 뿐이다.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외국에서 조금은 달리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직까지도 외국에서는 한국과 북한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 투성이라니 말이다. 한국이 무려 '비전'을 탄생시킬 수 있는 과학자가 있는 곳이라니...
거의 매년 어벤져스 시리즈, 정확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가 전개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새로운 마블 슈퍼히어로 '앤트맨'이 개봉 예정이며 미국드라마로 마블의 장님 슈퍼히어로 '데어데블'이 방영을 시작했다. 내년(2016년)에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2017년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와 '스파이더맨', '토르: 라그나로크'가. 2018년에는 어벤져스 3번째 이야기와 블랙팬서, 캡틴 마블 등이 예정되어 있다. 매년 해가 바뀌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슬프지만 올해는 또 어떤 마블 슈퍼히어로 이야기를 극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즐거움이 있긴 하다.
(2015.4.24 20:00 왕십리 CGV 3D 관람)
덧글
항상 나이먹은걸 잊게 되는군요
극장에 애들도 참 많던데 새삼 어린애들처럼 환호하며 못보는게 슬프더라고요
팀웤이 생겼다는걸 보여줄려는건지 합체기?도 많이 쓰는점도 재밌었어요
윈터솔저에서도 17세의 천재 고등학생...이라는 언급이 있고...
이번에 나온 헬렌 조...가 원작에선 아마데우스 조의 어머니이기도 하고...
어던 형태로던 나오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울트론이 너무 거지같았어요. 원작의 그놈은 이렇게나 유능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