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파이널 판타지 零式 HD (2015, SQUARE ENIX) 플포이야기

[PS4] 파이널 판타지 零式 HD (한글판)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零式 HD (Final Fantasy Type-0 HD, 2015.3.17, SQUARE ENIX)

스퀘어에닉스에서 2011년에 PSP로 발매했던 명작 액션RPG '파이널판타지 영식'의 플레이스테이션4 이식판. 타이틀에 붙은 HD라는 글자 그대로 PS4 사양에 맞게 그래픽을 고해상도로 새롭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액션RPG라는 장르적 특성부터 시작하여 세계관 및 분위기가 유난히 다른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 달랐던 게임인 만큼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아닌 사람이건 상관없이 즐길만한 독특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 3월 17일에 한글화되어 발매되었다.




게임은 파이널판타지 13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인 '파부라 노바 크리스탈리스'이다. 애초에 이 게임의 명칭은 '파이널판타지 아기토 XIII'이었으나 차후 '파이널판타지 영식(Type-Zero)'으로 타이틀이 변경되었다. '파부라 노바 크리스탈리스' 세계관의 파이널판타지는 동일한 신화를 공유하며 인간이 신(팔씨)의 사명을 받아 강력한 존재가 되는 '르씨'의 개념이 있다. 이 사명을 완수한 자는 크리스탈이 되고 실패한 자는 좀비와 같은 시해가 되어버린다.


이 게임의 세계 '오리엔스'는 '주작', '백호', '창룡', '현무' 4개의 크리스탈로 인류가 갈라져 있다. '주작'은 윤택한 토지에서 주작 크리스탈의 가호로 마법을 쓸 수 있는 민족으로 주인공들이 속한 마도학원이 있다. '백호'는 북쪽의 척박한 추운 지역에서 백호 크리스탈의 가호로 기계를 만들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전쟁병기인 마도아머를 운용한다. 백호는 국가원수 '시드'가 있는 '밀리테스 제국'이 통치하고 있으며 이 밀리테스 제국이 '주작령 루브룸'을 침공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창룡'은 용을 부리고 용으로 변할 수 있는 단신의 민족으로 여왕이 다스리는 '콘코르디아 왕국'이 통치하고, '현무'는 뛰어난 체술을 갖춘 무인들로 구성된 민족이며 '로리카 동맹'이 있는 곳이다. 백호의 밀리테스 제국이 시작한 전쟁으로 이 4개의 국가가 멸망해가는 과정을 다룬 것이 이 게임의 기본 배경. 전쟁물의 특성을 띄고 있다는 것이 다른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 궤를 달리 한다.


SRPG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풍기며 시작된 오프닝은 곧 유혈이 낭자하는 전쟁 장면을 보여준다. 판타지를 근간으로 한 RPG이기에 칼을 휘둘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던 기존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르다. 가상의 세계치고는 묘하게 리얼하게 묘사한다고나 할까?

밀리테스 제국은 '크리스탈 재머'라는 병기를 사용하여 주작의 크리스탈을 무력화시켜 주작군이 마법을 못쓰게 만들어버린 뒤 일방적인 학살을 시작한다. 그 때 마법을 쓸 수 있는 12명의 학생이 등장하여 상황을 반전시켜 나아가니...이들은 12개의 반으로 구성된 마법군사학교 '마도원 페리시티리움 주작'의 비밀병기. 그 존재가 숨겨진 '0반'의 학생들이었다.




전투는 12+2명의 캐릭터 중에서 3명을 선택하여 진행한다. 이 셋 중 하나를 조종하며 싸우고 나머지 두명은 AI가 담당하지만 방향키로 조종하는 캐릭터를 바꿔가며 플레이가 가능하다. 액션RPG인 만큼 R1으로 록온, 네모버튼으로 기본 공격, 세모버튼으로 어빌리티, X버튼으로 회피, X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회복마법, O버튼으로는 공격마법을 쓸 수 있다.

14명의 캐릭터는 각자 사용하는 무기 종류가 정해져 있으며 어빌리티 또한 다르다. 각 캐릭터의 개성이 다르고 조작감 및 기술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로 플레이하냐에 따라 게임 감각이 전혀 달라지는 것이 재미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조작하는 캐릭터 '에이스'의 무기가 '파이널판타지 6'의 셋쳐 이래 오랜만에 '카드'란 점 또한 특이하다. 게다가 이 게임의 비공정 이름이 '셋쳐'!!


비공정 '셋처'를 얻고 난 뒤엔 필드상에서 지금까지 가볼 수 없던 곳도 자유롭게 가볼 수 있게 된다. 비공정을 조종할 때엔 하늘에 있는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으며, 마법탄을 발사하여 격추시킬 수도 있다. 격추시 콤보를 내면 보상도 있어 일종의 슈팅게임같은 감각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전투시 지휘관이 나올 때가 있는데, 이 지휘관부터 먼저 해치우면  나머지 적들은 항복해버린다. 항복한 적에게 가면 전투식량 등의 전리품을 얻을 수 있다. 적에게 더 큰 데미지를 주거나 즉사시킬 수 있는 타이밍인 '킬사이트'를 노리는 것 또한 이 게임 전투의 묘미.


전투 도중에는 다른반의 학생들이 난입하여 도와주게 할 수도 있다. 다른반의 학생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주인공 14명의 실루엣을 한 그림자 캐릭터로 표현된다. 원작 PSP에서는 이것이 일종의 멀티플레이로 다른 사람들이 참가하여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PS4판에서는 애석하게도 멀티플레이 요소가 삭제되어 난입하는 다른반의 학생들은 해당 캐릭터의 성우나 제작 스탭의 이름을 딴 AI 캐릭터로 변경되었다.



이 게임 특유의 시스템이자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판토마' 흡수. 적을 해치운 뒤에는 R1+네모버튼으로 '판토마'라는 것을 흡수할 수 있는데, 다양한 판토마가 존재하며 이를 모아서 주인공들의 마법을 강화시킬 수도 있고, 마을에서 특별한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주인공 중 하나인 '신쿠'는 판토마를 흡수 후에 취하는 특별한 동작이 유명하다. 신쿠는 판토마 흡수 후의 동작 이외에도 모든 동작들이 그 부주의함으로 유명하지만...파이널판타지 영식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중 유일무이하게 속옷 노출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 PS4판에서는 PSP판에 비해 스커트가 잘 뒤집혀지지 않도록 수정되었다. 신쿠는 특유의 부주의한 캐릭터성 때문에 그대로지만.



HD라고는 하나 휴대용 게임기 게임 태생의 작품답게 그래픽이 PS4에 어울리는 고퀄리티는 아니다. 각져있던 몸의 그래픽은 훨씬 부드럽게 폴리곤을 늘였고, 텍스쳐 또한 더욱 정밀해지긴 했지만 HD화질의 TV로 보면 폴리곤의 각이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특히 배경의 경우에는 텍스쳐 또한 크게 수정을 안했는지 큼직한 도트가 눈에 띈다.

PS Vita로 나왔으면 딱 좋았을 것 같은 그래픽이긴 한데, PS Vita로는 이미 PSP판 파이널판타지 영식을 다운로드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PS Vita로는 나오지 않은 듯 싶다. 다만 PS3로 동시발매되지 않은 것이 의아한데 아무래도 PS4를 밀어주기 위함? 실제로 이 게임에는 PS4 전용 게임인 파이널판타지 15 체험판이 들어있으니 말이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답게 모그리도 등장. 본작에서 모그리(MOGLE)는 Military Operarion Organization / Guideance Logistics Expert의 약어라고 한다. 미션 도중 오퍼레이터를 담당하는 녀석으로 마도원의 반마다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이동수단으로는 초코보도 등장. 필드에서 돌아다니는 초코보를 잡을 수도 있고, 마도원 초코보 농장에서 교배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초코보도 육성 가능하다. 초코보는 1회용 고속이동 아이템의 개념으로, 일정시간 이상 타거나 타다가 내리면 도망쳐버린다.



이 게임은 오랜만에 전체맵이 있고, 전채맵 상에서 미니어쳐로 표현된 마을이나 진지 등이 있어 그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파이널판타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살려 전투 또한 ARPG 형식 이외에도 SLG(전략 시물레이션 게임) 형식의 전투도 있다. 전 진지의 공격을 끊으며 아군의 병력을 공략할 적 진지로 유도하여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함락 직전의 적 진지에 돌입하여 기본 액션 RPG 형식으로 미션을 클리어하는 방식.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떠오르게 만드는 SLG 방식의 전투 또한 파이널판타지에서는 특이 케이스. 파이널판타지 중 SLG하면 NDS로 나왔던 파이널판타지12 레버넌트 윙 정도였던가. 대규모의 병력을 조절하며 적 진지를 하나하나 함락시키는 과정이 재미있다. 단, 어디까지나 게임의 본편은 액션RPG로 진행하는 것이며, 전략 SLG 형태의 전투는 진짜 SLG에 비하면 상당히 단순하다.


게임에는 '시간'이 있으며 일정시간을 보내면 스토리를 위한 전투 미션이 시작된다. 마도원 내부에서 생활하며 특정인과 대화하거나, 필드로 나갔다 오면 시간이 흘러간다. 스토리 진행 이전에 특정인과 대화하여 아이템을 받거나, 퀘스트를 받아 해결하고,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거나 다양한 마을에 가서 새로운 아이템을 구하거나 팔고, 퀘스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14명의 주인공들은 전투 도중 죽으면 부활시킬 수 없고 대신 미션 시작에 대기시켜둔 다른 캐릭터를 투입시킬 수 있다. 죽은 캐릭터는 미션이 끝나면 다시 부활한다. 필드에서 죽은 경우 마을에 들어가도 부활한다. 게임 클리어 후에는 2회차도 진행 가능하며 계속하여 무한 반복 플레이도 가능. 게임에는 이런 반복플레이를 요하는 파고들 요소가 상당히 많다. 주인공들의 부활 시스템과 무한반복 시스템은 게임 상에서 스토리로도 연결된다.


서브퀘스트 중에서 유명한 에미나 도촬 퀘스트. 적국의 스파이일 수 있다는 말에 시작되는 퀘스트로, 에미나에게 선물을 주며 도촬마법인 '스케루'를 걸어 에미나 방의 곳곳에 설치해 나아가야 한다. 집 안에서 에미나의 복장이 조금 엄한데다가 퀘스트 완료 후에 볼 수 있는 모습 역시 노출도가 높아 이 게임을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은근히 야한 게임으로 만들어버렸다.



주적인 백호군의 매력포인트는 역시 마도아머. 가변형 마도아머도 있어 로봇 형태와 전투기 형태로도 변한다. 주작, 백호, 창룡, 현무 모두 각 나라의 개성이 강한데 마법을 쓰는 주작 입장에서만 진행되는 것은 아쉬운 점. 이왕 PS4로 나오는 것 HD 버전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리메이크해서 각 나라의 입장에서 진행할 수 있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애초에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4개 국가의 전쟁이 아니라 주작 최강의 마법생도인 14명의 '0반' 학생들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파이널판타지다보니 소환수도 등장. '군신'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이 소환수들은 캐릭터 중 한명의 목숨을 희생하여 불러낼 수 있다. 소환수는 이프리트, 시바, 고렘, 오딘, 디아보로스, 바하무트 5등급이 있고 5등급의 소환수는 다양한 종류의 이름으로 등급이 다시 나뉜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소환수의 효용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시바의 디자인이 피겨스케이트를 타는 '빙상의 요정'스러운 것이 재미있다.



이 게임은 다회차 플레이를 하며 파고들 요소가 상당히 많다. 시간 시스템 때문에 한번의 플레이로는 모든 퀘스트를 플레이할 수도 없다. 2회차부터는 미션에 선택지가 생겨 기존에는 할 수 없던 루트를 플레이할 수도 있다. 모든 소환수를 모으는 것 또한 일이다. 이런점 때문에 이 게임의 모든 요소를 즐기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트로피 난이도는 상당히 낮다. 플래티넘 트로피가 있으면서도 웬만한 게임보다도 압도적으로 트로피 달성이 쉬워 그냥 플레이만 하다보면 거의 모든 트로피가 달성 가능하다. 유일하게 S.O. 실패 패널티 회피 3회 하는 트로피만 약간의 테크닉이 필요할 뿐이다.




PSP 말기의 명작으로 유명했던 파이널판타지 영식이 이렇게 최신 게임기로 완전 한글화되어 다시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액션RPG인만큼 스토리와 대사가 중요한데 자막이 한글화되어 복잡한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전투는 액션RPG지만 일부 미션은 도입부가 전쟁 SLG로 되어 있는 것이 독특하다. 표면적으로는 4개 국가의 전쟁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출생의 비밀을 가진 마법군사학교 앨리트 청소년 14명의 끝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4명의 캐릭터 개성이 뚜렷하여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재미가 크다. 기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는 직업마다 각기 다른 무기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 다양한 무기에 맞춰 하나하나가 그대로 캐릭터화한 것 같다. 카드를 쓰는 갬블러, 검을 쓰는 기사, 일본도를 쓰는 사무라이, 맨주먹의 몽크, 창을 쓰는 용기사, 채찍을 쓰는 마수사...이런 다양한 직업에서 무기를 중심으로 14개의 각기 다른 무기를 쓰는 청소년들이 탄생했다. 야쿠자같은 놈, 가볍게 껄렁거리는 놈, 말 많은 놈, 진지한 놈, 찌질한 놈 등 다양한 타입의 남자들과 반장 타입의 안경녀, 예쁘장한 청순녀, 약간 얼빠진 듯한 여자, 착실한 여자, 깡패같은 여자, 멋진 여자 등등. 14명의 선남선녀 중에 취향인 캐릭터 하나씩은 있을 듯 싶다.



최초에 이 게임은 '파이널판타지 아기토 13'이란 이름의 핸드폰 게임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캐릭터 디자인은 나오라 유스케. 덕분인지 3D로 만들면서 노무라 테츠야의 손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노무라색이 다른 파이널판타지에 비해 좀 덜하고 캐릭터 디자인이 제법 다양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0반에 속한 14명의 주인공 이외에도 다른 반의 서브 캐릭터들 또한 개성만점이다.



아쉬운 점은 PS4로 HD화되었다고는 해도 그래픽이 PS4에 걸맞지 않게 투박하다는 것. PSP보다는 훨씬 미려해졌지만 그렇다해도 PS4치고는 그래픽이 좋진 못하다. 그래픽만 업스케일링하고 모든 것은 PSP 그대로이기 때문에 카메라 이동시 화면이 휙휙 전환되는 것 또한 단점. 휴대용이라면 몰라도 큰 TV 화면에서 카메라가 이렇게 빨리 돌아가면 눈이 아프다. PS Vita로 리모트플레이를 해서 플레이해보면 딱 좋다. 다른 반의 지원이란 형태로 가능하던 멀티플레이 삭제 또한 아쉬운 점. 싱글플레이에서도 다른 반의 지원요청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장점이지만 이왕이면 멀티플레이 형태도 그대로 가능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파이널판타지 영식'은 다른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게임이다. SLG와 액션RPG 형태의 전투, 4개의 개성적인 국가와 14명의 개성적인 청소년들. 이왕이면 PS4로 나올 때 단순히 HD화만 하여 나올 것이 아니라 PS4에 걸맞게 방대한 분량으로 멋지게 리메이크되어 나왔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초회한정으로 소문만 무성하던 파이널판타지 15의 체험판이 동봉되는 바람에 본편인 '파이널판타지 영식'보다 파이널판타지 XV가 더욱 이슈화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렇다해도 이 게임은 명작이다. 비록 그래픽과 볼륨이 PS4에 걸맞지는 않지만 PSP 최고의 명작 중 하나를 한글판으로 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있다. 쉽고 가볍게 플레이도 가능하고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 심도있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재미있는 액션RPG로, PS4를 갖고 있다면 해볼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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