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언피니시드 스완 (The Unfinished Swan, 2014, Giant Sparrow) 플포이야기

[PS4] 언피니시드 스완 (The Unfinished Swan, 2014, Giant Sparrow)


1인칭 시점의 독창적인 어드벤처 게임. 자이언트 스패로우에서 2012년에 PS3의 PS무브 게임으로 개발한 게임이 원작으로, 2014년에 PS Vita와 PS4로도 발매되었다. PS4에서는 PS무브를 지원하지 않는다. 시작하면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화면이 게임의 전부. 독특함으로 무장한 이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로 유명한 아트 디렉터 임호교씨가 참여한 게임이기도 하다.

타이틀 화면. '미완성 백조(the Unfinished Swan)'란 이름의 책이 하얀 화면에 놓여있다. '플레이'를 선택하면 책이 펼쳐지며 하얀 페이지와 함께 게임이 시작된다. 한국인이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작품이지만 게임은 영문만 지원한다는 것이 아쉽다.



책이 펼쳐지며 게임의 스토리가 나온다.

"몬로의 엄마는 무엇인가를 시작해도 끝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날 300점 이상의 그림이 모두 미완성인 상태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몬로의 마음도 빈 껍데기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단 한개만 갖고 고아원에 들어가게 된 몬로는 엄마가 좋아하던 백조 그림을 선택했습니다. 어느날 몬로가 눈을 뜨자 백조가 없어졌습니다. 몬로는 엄마의 은색 붓을 들고 작은 문으로 계속되는 발자국을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화면이 나올 뿐이다. 화면 중앙에는 FPS나 TPS 게임처럼 조준점 같은 것이 보인다. 하지만 왼쪽 스틱, 오른쪽 스틱을 돌려봐도, 4개의 버튼을 눌러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X버튼의 경우 누르면 무엇인가 뛰었다가 착지하는 소리가 날 뿐이다. 그리고 통상 FPS나 TPS에서 트리거로 사용되는 R2를 눌러보면...


퍽! 하고 이렇게 검정색 물감이 날아가서 어딘가에 부딪혀 퍼진다. 즉,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새하얀 세상에서 시작되며 검정색 물감을 발사하여 주변 배경을 파악하며 길을 찾아 나아가야 하는 것이 최초의 챕터인 것.


계속해서 주변에 물감을 뿌리면 이렇게 배경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단 너무 많이 뿌려대면 이번엔 화면이 검정색 일색이 되어 어디가 어딘지 구분하기 힘들어지므로 적당히 뿌리면서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왼쪽 스틱으로 이동, 오른쪽 스틱으로 카메라 이동이 가능하다.


길을 찾아가는 도중에는 노란색의 백조 발자국이 보인다. 이 발자국이 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올바른 길. 발자국을 따라 길을 찾다보면 틈틈히 몸의 일부분이 그려지다가 만 백조를 발견하게 되지만 다가가면 날아서 도망가버린다. 



챕터 곳곳에는 풍선이 숨겨져 있으며 이 풍선을 찾아내서 물감으로 맞추면 풍선이 날아가며 카운트로 기록된다. 게임 전체에 나오는 풍선의 갯수는 총 64개. 이 풍선들을 모아 타이틀 화면에 있는 'Toys' 메뉴에서 여러가지를 개방할 수 있다.



풍선을 모아 'Toys'에서 개방할 수 있는 것은 총 9가지. 화면 좌하단에 근처에 있는 풍선과의 거리를 표시해주는 '풍선 레이더', 이 게임의 '프로토 타입'이 되는 게임, 물감이 총알처럼 직선으로 멀리 날아가는 '스나이퍼 라이플', 방향키 위를 눌러 날아가는 물감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스톱 타임', 챕터를 클리어하지 않아도 챕터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언락 챕터즈', 뿌린 물감을 모두 없애버리는 '클린 캔버스', 컨셉 아트 갤러리 개방, 생성한 파란색 박스를 들 수 있는 '픽업 플루프린트 박스', 물감을 호스로 물뿌리듯이 발사할 수 있는 '호스'.

게임을 진행하며 가능한 풍선을 모아 특수 능력들을 개방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면 한층 색다르고 재밌는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개방이 필요한 것은 역시 '풍선 레이더'.



노란색의 알파벳이 떠있는 곳을 쏴보면 이렇게 '어떤 왕'의 이야기가 나온다. 왜 이 게임의 세계가 온통 하얀색 일색인지, 그 왕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주인공인 몬로와 연결되는 이 게임의 '스토리'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 이 포인트가 일종의 세이브 포인트로, 차후 타이틀 화면에서 챕터를 이어서 시작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스토리를 읽은 지점에서 시작된다.


첫번째 챕터에서 3번째 파트인 '첫번째 성'에 도달하면 '빛'과 '그림자'의 개념이 있어 하얀색 일색이라 하더라도 파트1과 파트2에 비해서 길 찾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대신 초반부에 압도적인 미로를 보여줘서 앞으로의 진행을 걱정하게 해주지만...다행히 저 엄청난 미로 중 앞부분의 극히 일부만 플레이하면 금방 성에 도달하게 된다. 붓을 든 손 석상을 찾은 뒤 옆에 보이는 문으로 나가기만 하면 클리어!



2번째 챕터에서는 여전히 하얀 세상이지만 뚜렷하게 배경을 알 수 있게 스테이지가 달라진다. 검정색 물감이 아니라 투명한 '물'을 발사하는 것 또한 다른 점. 물을 발사해서 여러가지 작동 장치를 움직이며 길을 헤쳐나가야 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물'을 덩굴식물에게 발사해서 성장시키고, 이 덩굴식물을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키며 식물을 밟고 벽이나 낭떠러지를 건너야 하는 진행 방식이다.


3번째 챕터의 파트 1은 깜깜한 밤. 새하얗던 챕터 1의 파트1과는 정 반대로 모든 화면이 새까맣다. 이런 암흑 속에서 극히 일부의 불빛에 의존하며 길을 찾아가야 한다. 물감으로 특정 식물을 건드리면 밝게 빛나므로 이를 활용하여 불빛을 밝히고, 불이 들어오는 공을 물감으로 밀면서 길을 가기도 해야 한다.


3번째 챕터의 파트 3은 또다시 게임 진행 방식이 전혀 달라진다. 하얀색의 선과 파란색 도형으로 이루어진 세상 속에서, 파란색 도형 벽이나 바닥면에 사각형을 그린 뒤, 이를 입체로 만들어 발판삼아 길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건물 위에 올라간 뒤 망원경으로 밤 하늘의 달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확대해서 달의 위쪽을 살펴보면 유명한 게임이 까메오로 출현! 바로 댓게임컴패니가 탄생시킨 인디게임의 명작 '저니(Journey)'다.



챕터 3의 마지막 파트는 물이 차오르는 가운데 시간 내에 왕의 건축물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왕을 만나는 것. 드디어 왕을 만나면 엔딩인가 싶은데...




이번엔 왕의 시점에서 지금까지 지나왔던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일종의 에필로그 챕터이지만 풍선도 숨겨져 있으며 죽을 수도 있다. 에필로그라고 제작 스탭의 이름이 스테이지 곳곳에 새겨진 것이 특징. LOL의 아트 디렉터였던 임호교씨의 이름이 눈에 띈다. 모든 게임을 마치면 이후의 몬로의 이야기가 끝으로 나오고 엔딩 스탭롤이 오른다.


게임을 마쳐도 끝이 아니다. 플레이했던 챕터를 선택하며 풍선 모으기를 할 수 있고, 풍선을 모아 다양한 요소가 개방 가능하다. 트로피에 도전하는 것도 재미있다. 트로피의 경우 플래티넘은 없으며 골드 2개, 실버 1개, 브론즈 7개가 게임의 전부. 대부분의 트로피는 그냥 게임을 진행하는 것으로 타지지만 풍선 모으기 'Balloonist' 트로피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상자 쏘아올리기 트로피인 'Rocketeer'와 'Spaceman'은 풍선 모으기로 스나이퍼 라이플을 구입해둬야 한다.

게임이 쉬운 만큼 트로피 취득도 어렵지는 않지만 단 하나, 극악무도한 트로피가 하나 존재한다. 바로 골드 트로피인 'Minimalist'. 이건 챕터 1의 파트1에서 물감을 3번 이내로 발사하며 파트2까지 도달해야만 한다.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화면에서 달랑 3번만 물감을 발사해서 길을 찾아나가라니...길을 암기한다고 하더라도 떨어지는 지점이 많아 달성하기가 상당히 힘든 트로피이다.


이 게임은 크로스바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아무 플랫폼에서 하나를 구매하면 PS4, PS3, PS Vita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데, 3개 플랫폼의 언피니시드 스완은 별개의 게임으로 세이브와 트로피를 공유하지 않는다. 이를 이용하여 PS Vita와 PS4/PS3을 동시에 플레이하며 한쪽은 먹물을 마음껏 발사하여 주변 지역을 확인하고, 한쪽은 백지 상태로 플레이하며 똑같이 조작하면 최악의 골드 트로피인 'Minimalist' 획득도 불가능은 아니다.




'언피니시드 스완'은 상당히 독특한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하자 아무것도 없는 백지 화면은 그야말로 충격적. 먹물을 발사해서 주변 환경을 확인하며 길을 찾는다는 게임 진행 방법은 참신 그 자체이다. 그런데 아무리 참신해도 이런식으로 게임 끝까지 진행한다면 결국 지루해지기 마련. 그때문에 이 게임은 챕터마다, 파트마다 진행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물을 쏴서 각종 장치를 조작하거나, 물로 식물을 키워 타고 가거나, 암흑 속에서 불을 밟히거나, 불들어오는 공을 쏴서 굴리며 다니거나, 정육면체를 생성하여 발판을 만드는 둥 진행방식은 그야말로 각양각색.

시시각각 달라지는 참신한 진행방식은 게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진다. 게임 난이도도 낮은 편이라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 컬렉션 요소와 트로피를 위한 도전 요소도 준비되어 있어 클리어 후에도 좀 더 즐길 수 있다. 풍선을 모아 여러가지 요소를 개방하면 같은 게임을 다른 감각으로 즐기는 것까지 가능.

PS3 체감 컨트롤러인 PS무브 게임 중 최고로 참신한 게임이었지만 그 독창성은 PS Vita와 PS4에서도 유효하다. PS Vita의 경우에는 화면 터치를 활용할 수 있어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PS4판 언피니시드 스완에서 PS무브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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