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 영화감상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12.28 개봉)


1980년대에 스타워즈 3부작은 내 인생영화 중 하나였다. 토요명화로 별들의 전쟁을 처음 접한 이래, 비디오 테입으로 끝도 없이 빌려서 보고 또 봤다. 별들의 전쟁은 음악도 좋았고, 광선검 라이트세이버도 너무나 멋있었고, 다스베이더, 요다, 츄바카, 그밖의 신기한 외계생명체들, X윙과 타이파이터, AT-AT 같은 멋진 전투머신들은 어린이의 혼을 빼놓기엔 충분했다.

이후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새롭게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이 개봉하며 에피소드 1, 2, 3로 명명되었고 기존의 1, 2, 3는 에피소드 4, 5, 6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프리퀄 3부작은 CG가 제대로 도입된 2000년대의 작품답게 영상은 화려했지만 구성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에피소드 1은 사실상 없어도 될 법한 에피소드였고, 자자 빙크스 같은 끔찍한 캐릭터에, 스토리 상에서 가장 중요한 클론전쟁 부분은 건너뛰어버리니...

결국 내 안에서 스타워즈는 현재 에피소드 4, 5, 6이라 불리는 오리지널 3부작만 인정하게 되었다. 이후 루카스필름이 디즈니에 인수되며 걱정이 먼저 들었으나 신 시리즈 1편 '깨어난 포스'는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던 오리지널 3부작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딱 원작 같은 모험활극으로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로그원' 역시 그런 의미에서 최고였다. 프리퀄 3부작인 에피소드 1, 2, 3는 잊어라. 자자 빙크스는 잊어라. 로그원이야말로 진짜 스타워즈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였다.

'로그원'은 오리지널 3부작의 이전 이야기이자 프리퀄 3부작 이후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프리퀄 3부작은 안봐도 된다. 심지어는 오리지널 3부작도 안봐도 된다. 별도의 SF 전쟁영화로 봐도 될 만큼 독립적으로 잘 만들어졌다. 이는 '깨어난 포스'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기존 작품에 대한 오마쥬나 기존 작품의 배우들이 등장할 때의 감동은 역시 기존 작품을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긴 하다.


지금은 에피소드 4로 알려진 1편의 이야기는 다스베이더를 중심으로 한 제국군과 레아 공주를 중심으로 한 반란군의 이야기였다. 이야기는 제국군의 행성파괴무기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탈취한 레아 공주를 다스베이더가 붙잡는 것으로 시작해서, '데스스타'를 파괴하기 위한 반란군의 전투가 클라이막스를 이룬다.

그리고 '로그원'은 대체 어떻게 제국군 최강의 무기인 '데스스타' 설계도가 레아 공주에게까지 전달되게 되었을까를 심도 높게 그리고 있다. 당연히 반란군의 많은 희생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이 가지만 이를 이토록 처절하게 그려내다니! 디즈니 영화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처절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든다.


로그원에 대한 정보를 처음 들었던 것은 새로운 시리즈에 견자단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견자단의 액션은 꽤나 통쾌하면서도 멋져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나의 영화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스타워즈에 나온다니! 당연히 제다이 나이트 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로그원에 제다이는 나오지 않고, 포스를 믿는 사원의 전직 수호자 역할로 나온다. 비록 라이트 세이버는 쓰지 않지만 견자단 답게 충분히 멋진 액션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초반엔 다소 산만해서 몰입도가 떨어졌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휙휙 등장하고 다소 빠른 전개지만 이야기 자체는 크게 진행이 안되고 있어 지루해질 수도 있었는데...반란군의 X윙이 등장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후에는 정신못차리고 영화에 푹 빠져버렸다.

역시 오리지널 3부작에 등장하던 메카닉들과, 그 시절 그 복장의 반란군, 제국군을 보는 것은 반갑고도 즐거웠다. 다소 촌스러울 수도 있는 그 복장들이 요즘 영화로 보니 또 나쁘지만은 않았다. 프리퀄인 에피소드 1~3에서는 과거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복장이나 메카닉이 오히려 더 세련되어져서 이상하다고 느껴졌는데 말이다.


전통적인 스톰트루퍼의 등장도 반가웠다. '깨어난 포스'의 스톰트루퍼는 오리지널 이후 세대인 만큼 훨씬 복장이 세련되게 바뀌었다. 에피소드 1~3에서는 클론트루퍼라고 비슷하지만 다르게 생긴 녀석이 나온다. 하지만 로그원에서는 진짜 스톰트루퍼가 나온다. 제국군 정예부대라고 하기엔 허술한 것 또한 오리지널 3부작과 비슷해서 마음에 들었다. 반면 압도적인 물량공세와 강력한 메카닉은 제국군을 강하게 느끼게 해줬다.


과거의 배우가 다시 등장하는 것 또한 감동적이었다. 데스스타 하면 타킨 총독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미 타킨 배역의 배우는 90년대에 사망했다. 하지만 CG로 그 시절 그 배우를 재현해낸 것은 놀라웠다. 그리고 레아 공주까지 그 시절 그 모습으로...국내 개봉 직후 레아 공주 역의 캐리 피셔가 사망한 것은 슬픈 일이다.

다스베이더는 어차피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상관없긴 했지만 맨 마지막 장면은 임펙트가 강했다. 길쭉한 헬멧을 쓴 반란군 병사들을 빨간색 라이트세이버 하나와 포스 염동력으로 몰살시키는 장면은 직접 보지 않으면 그 엄청남을 느낄 수 없다. 이 장면 또한 오리지널 3부작의 1탄(에피소드 4)의 도입부와 그대로 연결되니 감동이 컸다.

오리지널 3부작을 계승하는 '깨어난 포스'와 오리지널 3부작을 요즘 기술로 다시 한번 보여준 '로그원:STAR WARS 스토리'. 오히려 루카스 감독이 직접 만든 프리퀄 3부작(에피소드 1~3)보다도 원작을 더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덕분에 앞으로의 디즈니 스타워즈도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2017.1.1 14:20 신도림 CGV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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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듀얼콜렉터 2017/01/17 12:51 #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한것은 마블인수와 더불어 신의 한수였네요. 깨어난 포스와 이번 로그원이 정말 잘 만들어져서 금년말에 나오는 에피소드 8과 내년에 나오는 젊은 한 솔로 영화도 기대됩니다~
  • 플로렌스 2017/01/17 19:47 #

    정말 디즈니가 옛날의 디즈니가 아닌 것 같아요.
  • KAZAMA 2017/01/31 12:48 #

    마지막 2분에서 장르가 바뀌어서 전 좋았네요

    그 숨소리란ㅋ
  • 플로렌스 2017/02/08 12:03 #

    다스베이더 최고!
  • NONAME 2017/02/14 18:54 #

    은하 최강의 정신공격(수다)과 현실조작(민폐)능력으로 제국과 동맹 양쪽을 농락하는, 포스의 체현자이자 숨겨진 시스의 지배자 자자 빙크스 님이 끔찍하다니!
    ...과연 끔찍하네.
  • 플로렌스 2017/02/26 03:01 #

    끔찍하지 끔찍해...
  • holhorse 2017/03/14 16:28 #

    그나저나 레아 공주역의 캐리 피셔씨가 돌아가셔서 참 아쉽더군요. 그렇게 허무하게 갈 줄이야....
  • 플로렌스 2017/03/16 14:00 #

    하필 돌아가신 직후에 이 작품을 봐서 마지막에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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