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나 (Moana, 2016) 영화감상

모아나 (Moana, 2017.1.12 국내개봉)


하와이, 라파누이(이스트섬), 사모아, 통가, 니우에...태평양에서 각기 다른 나라에 속해있지만 같은 인종. 그들을 폴리네시아인이라고 부른다. 폴리네시안은 세계적인 대항해민족으로 드넓은 태평양 곳곳에 정착해 각자의 문명을 형성했다. 그들에게 전해내려오는 마우이 신화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새로운 디즈니 프린세스의 이야기. 그것이 모아나(moana)이다.



1. 겨울왕국과 정 반대의 분위기

겨울왕국이 하얗고 창백한 얼음의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갈색피부와 새파란 바다, 푸르른 하늘의 이야기. 겨울왕국과는 정 반대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겨울왕국에서 투명한 얼음과 눈의 마법을 노래와 함께 아름답게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투명한 물, 바다의 아름다움을 노래와 함께 멋지게 표현했다. 커다란 극장 스크린에서 보는 깨끗한 에메랄드빛 바다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 한층 더 자기주도적이 된 여주인공상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모아나는 라푼젤-겨울왕국에 이어서 더더욱 자기주도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다. 왕자님이 구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던 과거의 디즈니 프린세스와는 달리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며 스스로 업적을 성취해 나아가는 것이 현대의 여성답다.

물론 사람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낼 수는 없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여자 혼자만이 아니라 남자도 필요한 일이 있으며, 이것은 결코 여자 혼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며 남녀와 상관없이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모투누이의 모아나다"로 대변되는 이 작품에서 마우이와 모아나의 관계는 이야기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 남자, 그것도 반인반신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기 위해 선택된 인간의 고생이란.

'너는 결국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냐'며 모아나를 무시하는 반인반신 마우이는 어찌보면 여성을 대하는 남성의 일반적인 태도를 떠오르게 만든다. 기본적인 항해술조차 모르는 것을 비꼬지만 가르쳐주니 결국에는 뛰어난 항해술을 보여준다. 이렇게 여성에 대한 편견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극복해나가아는가를 잘 보여주는 듯 싶다.




3.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셀프 패러디

이번 작품은 겨울왕국보다도 한술 더 떠서 기존 디즈니 프린세스의 공식을 부수고 있다. 멋진 노래가 나오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은 그대로지만 작품 속에서 마우이는 "너 지금 노래하면 확 토해버릴거야"라거나, "예쁜 옷에 귀여운 동물을 데리고 다니면 공주야."라며 디즈니 프린세스의 공식을 지적하고 있다.

남자주인공이 더이상 잘생긴 왕자가 아니라는 것은 라푼젤-겨울왕국부터 이어져 내려오지만 이번엔 크리스토퍼보다도 더 못생긴 녀석이 남자주인공. 성격도 여자무시는 기본에 이기적이고 잘난척까지 심하다. 물론 건전한 디즈니 애니메이션답게 갱생하지만 말이다. 여주와 남주가 러브라인이 없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소위 '사이드킥'으로 호칭되는 공주가 데리고 다니는 귀여운 동물의 존재도 이번작품은 확 깬다. 겨울왕국에서 스벤이나 올라브처럼 이번에는 돼지 푸아와 닭 헤이헤이가 나온다. 푸아는 귀엽지만 헤이헤이는 진짜 멍청하다. 그런데 정작 함께 여행을 하는 쪽은 돌퍼먹는 헤이헤이라니. 물론 덕분에 제대로 개그를 해내지만 말이다.

노래 도중 인어공주의 플라운더가 나오거나, 마우이가 겨울왕국의 순록 스벤으로 변신하거나, 엔딩스탭롤의 끝에 주먹왕 랄프가 나오는 것이나, 스탭롤이 끝나고 나오는 쿠키영상에서 인어공주의 세바스찬을 언급하는 등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장은 더더욱 알아보기 쉬워졌다. 변신도중 스벤이 나오자마자 아이가 "앗 저거 겨울왕국에 나오는!"하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4. 일종의 영웅담, 다양하고 멋진 괴물들

마치 신화나 전설처럼 이번작의 이야기는 일종의 영웅모험담이다. 그 어떤 디즈니 프린세스보다도 영웅에 가까운 모아나의 이야기는 다양한 적들과의 싸움에서 더더욱 빛난다. 혼자힘만으로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주도적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은 멋지다.

등장하는 괴물들 또한 매력적인데 코코넛 열매처럼 생겨서 귀엽지만 머릿수의 위력을 보여주는 카카모라, 멋진 자뻑 노래와 함께 휘영찬란한 조명 아래 찬란하게 보물로 가득한 등껍질을 보여주고, 어둠 속에서 빛나는 블루라이트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야자게 타마토아, 최종보스이자 막판 반전의 상징인 용암괴물 테카까지. 하나같이 놓칠 수 없는 멋진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모아나는 너무나 귀엽다. 어렸을 때 집에 놓아두던 하와이 인형 같은 느낌도 든다. 캐릭터 피규어가 있으면 사고 싶을 것 같다.




5. 디즈니 하면 역시 노래

이번작 역시 공들여 만든 멋진 노래로 가득하다. 모아나가 부르는 대표곡인 '나 언젠간 떠날 거야(How Far I'll go)', '나는 모아나(I Am Moana)'부터 마우이의 '괜찮아(You're Welcome)'나 타마토아의 '빛나(Shiny)'까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에 감칠 맛 나는 보컬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모아나의 보컬 파트는 나가수에도 나왔던 가수 소향이 담당했다고 한다.




6. 깨알 같은 쿠키영상

영화가 끝나고 멋진 주제가가 흐르며 엔딩 스탭롤이 올라갈 때 끝까지 관람하지 않고 황급히 상영관 밖으로 나가는 것은 성격급한 한국인의 특성. 그나마 엔딩 스탭롤 이후에 쿠키영상을 꼬박 넣는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를 볼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남아있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못했다. 어떻게 꽉 차 있던 객석에 우리 가족을 제외하곤 달랑 한 명만 남아있을 수 있을까. 아이가 "왜 다들 끝까지 보지 않고 나가요?"라는 말에 다들 바빠서 그렇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엔딩스탭롤 말미에 주먹왕 랄프 캐릭터가 깜짝 출연하기도 했고, 스탭롤이 다 오른 뒤에는 깨알같은 쿠키영상이 나오기 시작한다. 쿠키영상의 한 패턴이기도 한 스토리의 본편에서 탈락한 뒤 이후 어찌되었는지가 불분명한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역시나 타마토아. 즐거운 디즈니 애니메이션 농담까지 해준다.

혹시 아직 관람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엔딩스탭롤 이후에 나오는 쿠키영상은 놓치지 않도록!



(2017.1.30 14:40 CGV 목동 관람)




덧글

  • holhorse 2017/03/14 16:26 #

    겨울왕국 이후로 디즈니가 클리셰를 비틀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듯.
  • 플로렌스 2017/03/16 13:59 #

    신선해서 기대하고 볼 만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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