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우먼 (Wonder Woman, 2017) 영화감상

원더 우먼 (Wonder Woman, 2017.5.31 개봉)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갑자기 멋진 음악 'Is She With You?'와 함께 난입한 여성 슈퍼히어로 원더우먼. 그 카리스마 넘치는 음악과 액션 장면으로 인해 기대감은 증폭되었고, 덕분에 다행히도 저스티스 리그 개봉 전에 단독 영화가 이렇게 개봉할 수 있었다.


연배 있는 계층에서 원더우먼 하면 1970년대에 미드로 만들어졌던 린다 카터 주연의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미스 월드 USA 출신의 린다 카터는 예쁜 얼굴에 딱 서양 글래머 스타일의 완벽한 몸매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영화는 시대에 맞게 멋진 여전사의 이미지가 강화되어 한층 슈퍼히어로답게 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설정 측면에서 마블 영화로 치면 토르와 비슷하다. 토르가 만화나 게임에서 주로 차용하는 북유럽 신화 기반의 히어로인 반면, 원더우먼은 대중적인 그리스/로마 신화 기반의 히어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마존 종족과, 최고신 제우스나 전쟁의 신 아레스 등이 등장하며 신화와는 다른 오리지널 세계관을 갖고 있다.

시대상은 마블영화 중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와 비슷하다. 캡틴 아메리카가 2차 세계대전 시 대대적으로 활약한 영웅의 이야기라면 원더우먼은 1차 세계대전 시 활약한 숨겨진 여성 영웅의 이야기. 원작에서는 역시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했지만 캡틴이랑 겹치기 때문인지 1차 세계대전으로 한단계 더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활약하게 바뀌었다.

남자친구 포지션인 스티브 트레버 역시 공군 파일럿이 아니라 스파이로 나온다. 독일군 공군 파일럿은 잠입을 위한 수단. 단편 영화 속에서 사라지기엔 조금 아까운 캐릭터였다. 윈터솔져처럼 재등장할 수도 없을 것 같고...


원더우먼은 사실 페미니즘으로 인해 태어난 캐릭터다. 원더우먼을 탄생시킨 작가 윌리엄 몰튼 마스턴은 심리학자이며 그 유명한 '거짓말 탐지기'를 발명한 발명가이기도 했다. 여성주의, 페미니즘을 연구하던 그가 최강의 여성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키고 '진실의 올가미'를 무기로 쓴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더우먼은 인류의 역사, 여성의 역사와 함께 하며 여성의 인권과 평등을 대변하는 에피소드 속에서 활약해왔다.

영화에서는 한층 여성의 인권이 낮던 1차 세계대전의 시절. 군인들의 회의에 여자가 들어왔다는 것만으로 나가라고 하고 무시한다, 다이아나는 비서가 하라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는 것만으로 '그런 것을 노예라고 한다'고 말하거나, 현재는 여성억압의 상징이 된 코르셋을 기이하게 여긴다. 여성인권이 한창 낮던 1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상과 당당한 여전사인 원더우먼은 자잘하게 충돌하며 자연스럽게 여성을 우습게 보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으며 미개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DC 슈퍼히어로 영화의 장점이라면 잭 스나이너 특유의 영상미와 멋진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터 아마존들의 화려한 전투훈련을 시작으로 독일군과의 전투, 이후에도 틈틈히 화려한 액션신이 들어가며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무엇이든지 튕겨내는 팔찌와 갑옷, 신도 죽이는 검 갓킬러, 뭐든지 막는 방패, 누구나 잡히면 꼼짝 못하게 되고 진실만을 말하게 되는 올가미...각종 신기(신의 무기)로 무장한 원더우먼은 슈퍼맨 만큼이나 압도적인 존재다. 다양한 신기를 사용한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액션이나 음악은 DC 슈퍼히어로 영화 답게 일품이다. 스토리나 연출 역시 기존의 DC 슈퍼히어로 영화에 비해 좀 더 알기 쉽고 무난하게 흘러간다. 그 때문일까? 해외에서의 평이 상당히 높은 편. 사실 오락성 강한 마블 영화에 비하면 좀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무난하게 잘 뽑여져 나온 '볼 만한 영화'란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정도로만 나와줘도 이후의 DC 슈퍼히어로 영화는 제법 볼 만한 블록버스터가 되지 않을까?


이번 영화의 장점은 역시 하나의 작품으로써의 완성도이다. 마블 영화들이 항상 어벤저스의 소품 수준으로 전락하여 다른 어벤저스 시리즈를 안보면 이해 안가는 장면 투성이라던지, 메인 스토리는 약하다던지 하는 문제가 있었다. DC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아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그야말로 저스티스 리그를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원더우먼]은 그냥 하나의 오리지널 영화로써 보기에 충분하다. 옛날 사진을 전달해준 브루스 웨인이란 사람이 누구냐라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저스티스 리그와의 연결점 없이 하나의 완결된 영화라는 점은 장점이긴 한데 쿠키영상으로 저스티스 리그와의 연결고리 하나 정도는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마블 영화와 달리 DC 영화는 쿠키영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원더우먼 역시 엔딩 크레딧 이후의 쿠키영상은 없다. 깔끔하게 끝나는 느낌은 들지만 엔딩 크레딧이 끝난 뒤의 아쉬움도 크다.


(2017.5.31 CGV 목동 관람)


덧글

  • 레이오트 2017/05/31 18:07 #

    원더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완벽한 그녀는 오히려 이런 완벽함 때문에 캐릭터성 발전이 적어 곧 다른 슈퍼히어로들에게 밀리게 되었죠.
  • 플로렌스 2017/06/07 16:53 #

    린다 카터가 너무 완벽해보였던 것도 문제였고...
  • 나이브스 2017/05/31 21:57 #

    쿠키 영상보단 초반 장면이 그냥 접점인 듯 하더군요.

    잘 만든 영화 하나가 시리즈를 살리죠.
  • 플로렌스 2017/06/07 16:53 #

    DC치고는 꽤 괜찮았어요.
  • 제트 리 2017/06/01 10:45 #

    꼭 봐야 겠군요
  • 플로렌스 2017/06/07 16:53 #

    볼만한 슈퍼히어로물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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