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 2017) 영화감상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 2017.8.2 개봉)


(스포일러 있음)

1980.5.18. 광주민주화 운동.

전두환이 반란을 일으켜 군 수뇌부를 점거 후, 계엄령을 선포하여 전국적으로 무차별 진압을 시작했고, 광주에서 길 가던 어린이, 여학생, 노인, 직장인을 막론하고 닥치는대로 학살했던 끔찍했던 사건.

광주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가 10년 만에 개봉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광주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의 영상은 옛날에 KBS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접한 적 있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과 실제로 힌츠페터가 찍었던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상당수의 장면이 힌츠페터가 남긴 영상을 고스란히 재현한 것 투성이였던지라 비교하며 보기 좋았다. 물론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였기 때문에 잔혹한 학살장면과 끔찍한 시체들은 영화상에서 모조리 생략되었지만 말이다.

기본 바탕은 실화지만 영화적 재미를 통해 가상으로 택시운전사의 힘든 인생을 영화 초반부에 배치했고, 중간에 나오는 소소한 시민들의 삶이 나온다. 송강호나 유해진 하면 떠오르는 구수한 이 느낌. 다소 전형적이라고는 하나 무거운 역사적 현실 속에서 잠깐이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후반부의 추격씬과 동료들의 장렬한 산화는 너무 영화적이라 슬픈 장면임에도 별로 감정이입이 되질 않았다. 기본적으로 무겁고 슬픈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그런 사실을 감안하면 등장인물들의 사망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영화 속에서 감정선의 컨트롤이 다소 애매한 경향이 있었다. '화려한 휴가'보다는 좀 더 낫지만 영화 속 내용 전개 부분에 일부 아쉬움이 있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제외하면 송강호와 유해진이 나오는 그럭저럭 볼만한 전형적인 한국 영화. 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사건과, 장면 하나하나가 힌츠페터가 촬영한 실제 영상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의 차원이 다르다. 이번에 막 800만 돌파를 했다고 하는데 이런 영화는 좀 더 흥행해도 좋을 것 같다.

덧, 택시운전사, 택시운전자, 택시운전수, 택시기사...제목이 헷갈리기 쉬운 듯?

(2017.8.14 22:45 메가박스 화곡 관람)

덧글

  • 진주여 2017/08/15 21:57 #

    택배기사(!?), 기사아저씨, 기사양반 등등 이라고 매표소에서 불린다고하네요
  • 플로렌스 2017/08/16 07:50 #

    정말 다양한 제목...
  • 함부르거 2017/08/15 23:38 #

    후반 카체이스 씬은 없는 편이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 플로렌스 2017/08/16 07:51 #

    너무 영화적 연출이라 조금 유치했지요.
  • 나르사스 2017/08/16 11:29 #

    카체이스에서 실소했습니다. 그냥 싹 들어내고 백밀러가 총알에 다시 날아가는 정도로만 했어도 좋았을거에요.
  • 플로렌스 2017/08/16 20:40 #

    모처럼 리얼하게 당시 영상을 재현해놓고 막판에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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