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 업라이징 (Pacific Rim: Uprising, 2018.3.21 개봉)
일본 만화에서나 볼 수 있던 거대 슈퍼로봇과 거대 괴수와의 전투를 리얼한 실사영화로 선보였던 퍼시픽 림. 전작에서 완전히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의 속편이 나왔다. 끝난 것 같은 이야기를 대체 어떻게 이어갈 지, 도중 감독이었던 기예르모 델 토로도 감독에서 하차하고 제작에만 가담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이게 웬 걸,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더 재미있게 봤다.
이번 퍼시픽림 업라이징의 각본과 감독을 담당한 스티븐.S.드나이트라는 사람은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옛날에 재미있게 본 슈퍼맨 관련 미드 '스몰빌'의 각본과 감독을 담당했던 사람이다. 이후 미드 스파르타쿠스 시리즈의 각본을 담당했던데 영화의 각본과 감독은 이번이 처음인 모양이다. 그런데 기예르모 델 토로 이상으로 슈퍼로봇물에 대한 조예가 깊어 놀라웠다.
스토리 자체는 전작을 안봐도 될 정도로 독립적으로 잘 만들어놓았다. 주인공은 전작 사령관의 아들이자 전직 예거 파일럿 출신인 제이크. 또 한 명은 혼자서 예거를 만들 수 있는 천재 10대 소녀 아마라 나마니. 다소 진지하고 무거웠던 전작과 달리 이번 영화는 좀 더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어두운 밤에만 싸우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밝은 대낮에 싸우다보니 예거도 카이주도 덜 리얼해보인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하지만 볼거리만큼은 전작 이상으로 훨씬 많이 보여준다. 이 감독, 에반게리온을 참고로 한 것이 분명하다.
중국 자본의 영향으로 영화 전체에 걸쳐 중국 캐릭터와 중국어로 가득하다. 하지만 재미만큼은 확실. 최종 전투는 결국 일본이고, 일본 도쿄를 괴수와 거대 로봇들이 신나게 때려부수며 전투를 벌인다. 수많은 일본의 빌딩들이 부서지고 무너지고...유니콘 건담 석상도 잠깐 나온다.
전작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예거가 나왔지만 주인공이 타는 집시 데인저만 활약하고 나머지는 순식간에 괴수들에게 당해버렸었다. 나름 개성있고 멋진 예거들이었는데 아까울 정도. 하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예거들이 각자의 특성을 살려 멋지게 활약한다. 좀 더 볼거리만큼은 확실하다. 게다가 중국 자본의 무인 드론 탑재 양산형 예거들까지 등장하니 말이다.
러닝타임은 2시간 조금 안되는 정도인데 지루할 틈 없이 신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국인 캐릭터와 한국만의 예거가 통편집된 것이 아쉽다. 감독판 블루레이나 무삭제판 등에서 한국에 관한 부분이 복원되면 좋겠다. 카이주가 남한에 나타났다는데 왜 한국의 장면을 보여주지 않을까? 한국 개봉 한정으로나마 보여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였던 전작과 달리 좀 더 가벼운 팝콘 무비가 된 것 같지만 재미만큼은 확실하게 보장된다. 일본 슈퍼로봇 애니메이션 보는 느낌으로 실사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독특한 재미가 있다. 일본이 이런 장르에 대한 아이디어는 참 풍부하고 애니메이션도 참 많이 만들었지만 결국 영화로 만들어내는 것은 중국과 미국이라니.
전작을 재미있게 봤다면 걱정 말고 봐도 되고, 아이언맨이나 어벤저스를 재미있게 보는 사람 역시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독특한 재미를 주는 영화는 흔치 않으니 말이다.
(2018.3.21 09:30 메가박스 관람)
덧글
2018/03/21 19:33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8/03/23 16:09 # 
비공개 답글입니다.그래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보고나서 [건담베이스 아이파크몰]점 갈 정도로요. 문제는 못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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