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Underdog, 2019) 영화감상

언더독 (Underdog, 2019.1.16 개봉)

(스포일러 있음)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진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오성윤과 이춘백. 애니메이션 제작사 오돌또기에서 만들었다.

주인공 뭉치의 성우는 디오 도경수, 밤이는 박소담, 짱아는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수달 달수 역을 맡은 박철민이 담당했다. 전문성우가 아니라 배우가 주연들을 담당했기에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처럼 목소리 연기에 우려가 많았지만 전문성우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꽤 괜찮은 목소리 연기를 보여줬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문소리가 담당한 잎싹과 유승호가 담당한 초록이 목소리가 좀 붕 떠있고 어색했는데 이번에는 배우들이 담당한 목소리도 애니메이션에 잘 녹아있었다.

박철민이 담당한 짱아는 연기 스타일이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나온 수달 '달수' 그 자체. 항상 담당하는 전라도 사투리의 애드립 끊임없는 전형적인 연기이긴 한데 짱아라는 캐릭터 자체가 달수와 같은 포지션인데다가 항상 안고 다니는 인형이 달수 인형인 것으로 보아 노리고 만든 캐릭터인 것 같다. 아예 "마당을 나온 암탉 안봤어?"라는 대사까지 하니 말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과 마찬가지로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예술이다. 작화 퀄리티가 상당히 높아 배경 하나하나가 멋들어진다. 등장하는 개들의 움직임 또한 실제 개들처럼 세세하게 잘 표현했다. 의인화해서 인간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동물농장'이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등에서 볼 수 있던 개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히 동물농장에서 종종 나오던 불쌍한 유기견들의 행동 패턴, 비윤리적인 개농장의 실태 등이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국가지원도 받고, 펀딩까지 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개봉을 못할 뻔 했는데 주인공 뭉치의 성우가 도경수였기에 일본 도경수 팬클럽에서 대폭 지원해줘서 간신히 개봉했다고 한다. 영화 끝나고 펀딩한 사람들과 도경수 팬클럽이 스탭롤에 올라간다.

시작부터 유기견이 버려지는 과정이나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적나라하게 나와서 아이들 보기엔 너무 잔혹하면 어쩌지 하며 조금 불안 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아이들 보기 좋게 대폭 순화시키고 개그를 가득 넣은데다가 청둥오리 레이스 대회 장면까지 만들어 넣었음에도 원작이 가진 핵심 테마는 그대로 유지하여 잔혹한 결말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다행히 '언더독'은 아이들 보기에 괜찮게 잘 만들어졌다. 이 말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소 유치할 수도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맨 마지막에 수류탄이 폭발하며 꽃잎이 휘날리고, 뭉치가 날아오르는 장면을 보며 불안함을 느꼈다. 너무 말도 안되는 장면인데다가 폭발 장면을 아름답게 묘사한 것이 아이러니했기 때문. 실제로는 수류탄이 폭발했을 때 뭉치는 죽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엔딩 스탭롤에서 에필로그를 보면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다. 끝 부분의 무리한 추격 장면들을 보면 원래는 뭉치를 죽게 만들려는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의심도 든다. 하지만 아이들 대상으로 그렇게 만들면 안됐겠지.

쿠키영상은 없이 엔딩크레딧에서 일러스트 형식으로 에필로그가 흐른다. 비무장지대에서 개들이 어떻게 적응해서 잘 먹고 잘 사는 모양이다. 현실과 다른 동화적인 결말이 아동용에 걸맞는 것 같긴 한다. 틈틈히 나오는 개그 장면과 비현실적인 장면은 이 작품이 리얼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긴 했다. 나는 마음이 뒤틀린 어른이라서 그런지 맨 끝에 뭉치가 죽었어야 자연스러웠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물론 그랬다간 뒷맛이 엄청 씁쓸했겠지만.

신경쓰이는 장면 중에 하나가 개농장을 운영하는 개사냥꾼이 지뢰를 밟았을 때 지뢰가 폭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사냥꾼이 지뢰를 밟은 상태로 누구 아무도 없냐고 외치는데, 아마 군 미필인 것 같다.

(2019.1.22 15:45 롯데시네마 관람)

덧글

  • 카이크리트 2019/01/24 00:55 #

    평은 좋은데 이상하게 '마당을 나온 암탉'만큼이나 흥행이 되지 않네요.
  • 플로렌스 2019/02/06 18:30 #

    하필 주먹왕 랄프2와 동시기에 개봉하다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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