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3.6 개봉)
(스포일러 있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이어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 2019년 첫 작품. 마블의 슈퍼히어로 '캡틴 마블'을 주제로 한 단독 영화이기도 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엔딩 크레딧 쿠키영상에서 타노스의 능력 때문에 닉 퓨리가 소멸하게 되는데, 닉 퓨리가 욕을 하며("어머니...")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낸다. 신호기에는 정체불명의 마크가 떠있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가 끝났었는데 그 마크는 바로 캡틴 마블의 마크.
이번 영화는 그 '캡틴 마블'이 대체 누구인가? 지구에 셀 수 없이 많은 위기가 닥쳐왔었고 어벤져스가 그 때문에 고생했는데 그동안 대체 왜 나오질 않다가 이제 나오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경우 주인공이 1980년대 초반에 외계인에게 납치당한 경력 때문에 듣는 음악이 전부 그 시절의 음악이었고, 레트로 붐과 함께 가오갤의 매력 중 하나로 '그 시절의 죽이는 음악'이 손꼽혔다. 캡틴 마블은 1990년대 중반이 작품의 배경으로 나온다. 그 때문에 1990년대 중반의 수많은 요소들이 등장하는데 90년대 중반은 내가 음악에 푹 빠져 살던 시기였기에 유난히 각별했다.
벽에 가득 붙어있는 스매싱 펌킨스의 멜랑콜리 음반 포스터나, 주인공이 영화 내내 입고 다니는 나인인치네일스(NIN) 티셔츠, 후반에 크리족 A.I 슈프림 인텔리전스와의 만남에서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너바나의 'come as you are' 등 그 시절 내가 좋아하던 뮤지션들과 음악을 느낄 수 있어 너무 기뻤다. 당시의 비디오 테입 영화나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쉬 게임 등 90년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소는 당시를 직접 체험한 세대에게는 영화를 더욱 즐겁게 해주는 양념이었다.
영화 본편 자체는 참 마블스럽게 평이하면서도 잘 뽑아냈다. 일단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90년대 당시 차별받던 여성 파일럿의 현실이나 난민 문제 등도 담고 있어 제법 깊이있는 메시지성도 있다. 주인공을 훈련시켜왔고 함께 싸워온 크리족이 실은 악당이고, 크리족과 적대하는 흉측하게 생긴 변신외계인 스크럴이 실은 크리족에게 멸족당하는 난민이었다는 반전 또한 재미있는 점이다. 욘로그가 주인공을 훈련시킬 때 주인공에게 능력을 쓰지 않고 감정을 다스리라며 말했는데, 실은 주인공에게 능력을 제약하는 구속구를 달아놓고, 능력을 못쓰게 제한시켜왔다는 반전도 좋은데 후반부에 욘로그가 순수히 실력으로 자기와 승부할 때라고 말할 때 포톤 블래스트 한 방으로 날려버리는 장면 또한 통쾌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쿠키영상은 2개. 첫 번째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끝부분에서 이어지는 장면으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시작으로 연결될 중요한 장면이 나온다. 두 번째는 영화 본편 이후의 큐브(테서랙트)의 행방으로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고양이가 귀엽다.
캡틴 마블의 전체적인 느낌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비슷하다. 외계인들의 이야기이자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추억의 그 시절'까지. 크리족이 나오는 것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최종보스였던 로난이 직접 나오는 것 또한 같다. 가오갤이 시끌벅적한 우주모험물이었던 것에 비해 캡틴 마블은 우주에서 지구로 무대를 바꿔,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는 여정이란 점은 다르다. 주변에서 '넌 할 수 없어'라고 떠들어대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는 것이 해낼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에 페미니즘적 요소가 들어간 것으로 쓸데없이 논란이 되었는데 주인공이 여자 슈퍼히어로니까 당연히 들어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애초에 그게 논란이 될 사안인가부터가 문제. 최근 들어서 당연한 소리를 하고, 맞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매드맥스 때만해도 안그러더니 다들 무슨 악마에게 정신이라도 오염되는 병에 걸렸나.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 및 평등을 중시하며 성평등을 만드는 지극히 당연한 이론일 뿐이다.
(2019.3.10 10:50 메가박스 관람)
태그 : 캡틴마블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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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습 그대로, 네 예전의 모습으로
As I want you to be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가와
As a friend, as a friend
친구로써, 친구로써
As an old enemy
오래된 원수로써
Take your time, hurry up
천천히와, 빨리와
The choice is yours, don't be late
니 편한대로 해, 늦지는 마
Take a rest as a friend
잠시 쉬어, 친구로써
As an old
오래된
Memoria, memoria
기억, 기억
Memoria, memoria
기억, 기억
Come doused in mud, soaked in bleach
진흙을 흘리면서, 표백제에 젖어서
As I want you to be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가와
As a trend, as a friend
유행으로, 친구로써
As an old
오래된
Memoria, memoria
기억, 기억
Memoria, memoria
기억, 기억
And I swear that I don't have a gun
맹세하는데 총같은건 없어
No I don't have a gun
나한테 총같은건 없어
No I don't have a gun
총같은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