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 2019, 무엇이 문제인가 영화감상

라이온 킹 (The Lion King, 2019)

디즈니 원작 애니메이션을 25년 만에 실사풍 3D영화로 리메이크한 2019년판 '라이온킹'을 보고 왔다. 마찬가지로 원작 애니메이션을 27년 만에 실사 영화로 리메이크한 2019년판 '알라딘'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봤다.

원작 라이온킹은 훌륭한 음악, 손으로 그린 동물들이 실제 동물들처럼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모습들과 아프리카의 풍경을 아름답게 그린 한 편의 예술작품 같은 애니메이션이었다. 미녀와 야수, 알라딘의 경우 그런 애니메이션을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영화로 멋지게 리메이크한 반면, 라이온킹은 실제 동물을 쓸 수 없어 결국 3D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멋진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동물들의 영상과 왕자의 탄생을 보여주며 맨 끝에 쾅! 하고 음악이 끝나며 라이온킹의 로고가 나오는 전율의 오프닝과 엔딩은 이번 역시 건재하다. 손으로 그린 예술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원작을 3D 기술로 실제 동물들이 움직이게 한 것은 확실히 경이로웠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원작에서는 손으로 아프리카와 동물들의 아름다움을 멋지게 표현해냈고, 이번에는 3D로 그것을 표현해냈다. 확실히 오프닝은 여전히 멋지다. 문제는 너무 사실같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손으로 그려낸 원작은 장면 하나하나가 예술이었다. 하지만 3D로 재현하니 그냥 아프리카의 풍경이 되어버렸다. 동물들 역시 디즈니풍 의인화를 거친 원작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개성이 넘쳤다. 하지만 3D로 재현하니 그냥 동물원에서 보던 평범한 동물들이 되어버렸다.

치명적인 문제는 '표정'에 있었다. 동물은 사람처럼 안면근육이 복잡하지 않다.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으로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의인화를 통해 이런 점을 해결했다. 하지만 이번 라이온킹에서 실제 동물과 똑같이 재현한 3D 동물들은 전부 무표정이었다. 너무 진짜 같다는 것이 문제였다.

2019년 3D 리메이크작 라이온킹은 동물들에게 표정이 없다. 화나도, 기뻐도, 슬퍼도 모두 똑같은 얼굴이다. 움직임도 동물이 할 수 있는 움직임만 보여준다. 원작에서 보여줬던 만화적인 과장은 모두 삭제되었다. 그 결과 밋밋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마치 동물 다큐멘터리에 성우를 사용해서 동물들에게 복화술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라이온킹이 재미없었냐하면 그렇지는 않다. 스토리는 이미 27년 전에 완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연출도 원작을 고스란히 따라가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다만 모든 동물들이 다들 너무 진짜같고 표정 없이 인간의 언어로 대화하는 장면은 영화 전체를 밋밋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애니메이션은 음악과 그림이 어우러진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아트는 실로 경이로웠다. 손으로 그려낸 멋진 하늘과 구름, 흙과 돌, 풀과 나무, 동물들. 그리고 그렇게 손으로 그려낸 한 폭의 예술작품 같은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장면은 3D CG로는 결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있다.

하지만 실제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다른 또다른 강점이 있다. 바로 실제로 눈에 보이는 현실감. 애니메이션보다 있음직한 현장감이다. 미녀와 야수, 알라딘은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었고 라이온킹 역시 그런 흐름을 따라 실제 동물과 똑같은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동물은 표정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동물들을 의인화시킨 덕분에 표정이 풍부하던 원작 애니메이션. 한 장면 한 장면마다 표정에서 감정이 흘러넘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진짜 동물처럼 무표정인 상태에서 목소리만 웃고, 떠들고, 슬퍼하고, 화내는 이번 라이온킹은 아쉬움으로 가득 찬 작품이었다.

진짜 실제 동물 같은 3D 기술력과 음악, 스토리 만큼은 훌륭하니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아쉬움 없이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참고로 쿠키영상 같은 것은 없다. 디즈니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니니까 말이다. 물론 가장 최근의 디즈니 3D 애니메이션이었던 주먹왕 랄프2에는 쿠키영상이 있었다. 어디까지나 방심은 금물이다.


(2019.7.23 19:00 메가박스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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