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보리 (김진유 감독, 2020.5.21 개봉)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영화관도 텅텅 비고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도 거의 없이 기개봉 영화가 재상영되는 상황 속에서 드물게 신규 개봉되는 영화 중 하나인 '나는보리'.
장애인 부모를 둔 초4 여학생이 주인공. 이것만으로도 여러가지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가 떠오르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평범한 일상물이다.
장애인 부모를 뒀던 감독의 자전적 경험에서 만들게 되었다는 이 영화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장애인들은 생활에 다소 불편함은 있지만 남들과 똑같이 가족이 있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을 이 가족의 일상에서 보여주고 있다.
감독이 장애인 부모 밑에서 어렸을 때 느꼈던 소외감. 그것을 초4 여학생 시점에서 표현한 것이 이번 영화. 일상물이기 때문에 막 재미있는 점도 없고, 막 재미없는 점도 없지만 그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장애인을 이용한 신파가 아니란 것만으로도 충분히 합격점이다.
강릉시의 지원을 받아 만든 영화인 만큼 영화는 강릉 주문진의 풍경을 배경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강릉단오제에 가족끼리 놀러가거나, 장덕리 800년된 은행나무나 주문진 등대, 신영 초등학교, 강원도 양양 등 그 지역 사람들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요소도 많다. 그 지역과 관련 없는 사람들도 영화의 배경을 보며 가보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시작과 끝은 동일한 장면으로 구성된 수미상관 구조. 다만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는 보리가 누구에게 손을 흔드는 지 알 수 없었으나 영화를 보다보면 그것이 누구인지 알게끔 만들어 놓았다. 소원을 들어주는 터키 부적과 가족. 소소한 일상물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복선을 잘 활용한 편이다.
주인공 보리의 아빠와 엄마 역으로 나온 곽진석, 허지나 배우가 현실에서도 실제 부부이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반려견 코코도 현실 속에서 두 사람이 키우는 실제 반려견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주인공 보리 역인 김아송은 항거:유관순 이야기에서 어린 유관순 역을 맡았던 아역배우인데 200:1의 경쟁을 뚫고 주연으로 발탁되었다고 한다. 외모도 연기도 출중하여 미래가 기대된다.
(2020.5.21 CGV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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